산골마을이 전하는 여유와 낭만 ‘타이완 먀오리’

느릿느릿 타이완 소도시 여행②...먀오리 글·사진 조성란 기자l승인2019.05.20l수정2019.05.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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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텅단교

북쪽으로는 신주와, 남쪽으로는 타이중과, 저쪽으로는 타이완 해협과 접하고 있는 타이완 중북부에 자리한 먀오리현(苗栗縣 묘률현)은 전체 80%가 산간 지대인 산골마을이다. 객가인들이 이 곳에 터를 잡고 뿌리내린 곳으로, 숲과 계곡, 구불구불 좁은 골목 따라 들어선 옛 거리에서 자연을 닮은 여유와 푸근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자연 속 옛 문화의 향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어서일까. 먀오리현의 난좡향(南庄鄉)과 싼이향(三義鄉) 2곳 모두 ‘국제슬로시티’ 인증 받은 도시로, 느림과 여유 만끽하며 지친 심신 달래며 재충전하기 제격인 여행지다.

▲ 탁야소옥 쪽염색체험

* 북적북적 좁은 옛 골목이 정겨운 ‘난좡’

국제슬로시티로 인증 받은 난좡은 스타우산을 끼고 있어 수려한 자연풍광과 옛거리의 낭만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특히 객가인 특유의 미식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난좡 옛거리(南庄老街 난좡 라오제)’로 가보자. 옛 거리 탐방에 앞서 ‘난좡 여행자센터’에 들려 여행정보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좋다.

이 곳은 계화가 많이 나는 곳으로, 계화는 먀오리를 상징하는 현의 꽃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난좡 옛 거리 초입에 계화골목이라는 뜻의 ‘계화항(桂花巷)’이라는 글자가 크게 써 있고, 그 아래 오래된 돌과 물이 흐른다. 현지인들의 빨래터로 쓰이고 있는 이 곳을 지나면 양 옆으로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난좡 옛 거리 골목이 본격 시작된다.

▲ 난좡 옛거리

꼬치, 튀김, 말린 두부 등 각종 먹거리가 여행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고, 이 곳에서 나는 계화 꿀 등 특산물 가게들도 쇼핑을 부추긴다.

그중에서도 꼭 맛봐야할 대표 먹거리는 난좡 옛거리의 명물로 유명한 ‘계화홍두탕원(桂花紅豆湯圓, 홍또탕웬)’이다. 찹쌀떡에 단팥이나 수박, 사과 등을 취향 따라 얹혀 계화꿀을 뿌려먹는 전통 디저트로, 달콤하면서도 쫀득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 난좡 옛거리 명물 계화홍두탕원

좁은 골목을 벗어나도 볼거리가 이어진다. 1950~60년대 탄광촌으로 번영했던 곳을 드러내듯 광부의 그림이 그려진 벽화를 비롯해 다양한 그림이 벽에 그려져 눈길을 끈다.

탄광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당시 광부는 큰 인기를 끌면서 광부 수도 3만 5천여명이나 됐다. 당시 선생님 월급이 700~800원에 불과한 것에 비해 그 10배도 넘는 1만원을 벌 수 있었으니 인기 직업일 수밖에.

▲ 난좡 옛거리

돈이 도니 흥청망청 씀씀이가 커지면서 상업이 발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난좡 옛거리’가 형성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다. 골목골목 돌며 난좡 스토리에 귀 기울이며 벽화 구경하다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화려한 사찰 ‘난좡 용창(Nanzhuang Yongchang Temple)’과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백년 역사의 ‘우체국(百年老郵局)’도 볼거리다. 지금은 난좡문화회관(南庄文化會館)으로 사용되고 있는 난좡 지역의 중요한 문화재로, 이 곳에서 여행객들은 기념엽서를 보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 난좡 옛거리
▲ 난좡 옛거리 우체국

* 옛 산악 철길 따라 특별한 여행 재미 싼이(三義)

산악지대와 구릉으로 이루어진 먀오리. 그 중 옛 산악 철길 따라 특유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싼이(三義)다. 싼이는 먀오리현과 타이중시(台中市)를 가로지르던 총 15.9km의 ‘구산선(舊山線)’ 철길의 출발점이었던 곳으로, 기차는 멈췄지만 산악 지대를 느릿느릿 달렸던 기찻길, 교량, 터널 등이 남아 아날로그 낭만을 전해준다.

▲ 텅위기차역

* 폐허가 된 ‘롱텅단교’ 너머 활기 깨우는 레일바이크

특히 산악 철도 노선 중 해발이 가장 높은 교량이었던 ‘롱텅단교(龍騰斷橋)’는 싼이의 최고 볼거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철근 없이 순수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진 화제성, 우뚝 솟은 붉은 벽돌의 위용이 자연가 어우러져 최고의 볼거리이자 이 지역의 자랑거리였던 것. 기차가 약 50m 높이의 교량을 지날 때 창밖으로 내려다보던 풍경도 압권이었을 것이다.

▲ 롱텅단교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다리는 1935년 지진으로 철길이 끊기면서 시간이 멈춰버렸다. 복고조차 힘들어 기록물로 남기고, 그 옆에 또다른 교량을 지었지만 이 마저도 1999년 2,800여명이 사망하는 대지진으로 인해 부셔져 결국 폐 철길로 남게 됐다.

파손된 다리 잔해는 흉물스럽기보단 멋스럽다. 기차가 멈추고 인적이 드문 곳에 부셔진 붉은 벽돌로 된 다리가 오랜 시간이 덧입혀지면서 오히려 인증샷을 부르는 최고로 랜드마크이자 촬영명소가 됐다.

롱텅단교 너머의 철로 따라 레일바이크가 지나는 순간, 멈췄던 시곗바늘이 다시 흐르며 활기를 띤다. 과거의 잔해가 아니라 오늘의 멋을 깨우는 관광자원이 되고 있는 것. 기차는 다니지 않지만 옛 산악 철도의 잔해와 멋진 풍광을 즐기기 위해 부지런히 두 다리를 움직여 레일바이크를 달리며 철길의 낭만에 빠지게 된다.

▲ 텅위기차역

레일바이크를 달려 도착하는 곳은 텅위기차역(勝興車站)이다. 1935년 대지진 당시 유일하게 피해를 집지 않아 백년 이상 된 목제 건축물인 옛 기차역이 그대로 정겨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레일바이크에서 내린 여행객들인 이 곳 철로를 배경으로 포즈 취하며 인증샷 찍는 재미에 푹 빠진다. 역사 앞으로 기념품 상가들과 식당이 짧게 들어서 있으니, 구경하고 맛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해봐.

▲ 지우산선 철도 레일바이크

* 쪽 염색에 파란 낭만이 춤추는 숲 속 민박 ‘탁야소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비움으로써 비로소 나를 채우는 여행 체험하러 오세요.”

먀오리현 샨이의 해발 280m 숲 속에 자리한 시골민박 ‘탁야소옥(卓也小屋)’는 시골, 농촌체험여행 붐과 함께 타이완 내에서도 핫한 곳으로, 숲속에 푹 안긴듯 자리하고 있어 마치 숲 속 비밀의 정원에 발을 디딘 듯 신비롭다. 타이완 전통 가옥과 홍등이 어우러진 예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해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데 어둑어둑해져 홍등이 불을 밝히면 그 매력은 한층 짙어진다.

▲ 탁야소옥

15년 전 처음 시작, 한 채 한 채 늘어나면서 지금은 총 15채의 각기 다른 모양의 민박 가옥들이 들어서 있다. 곡식 모양의 집부터 제각각 집모양이 다르지만, 연못과 홍등, 초록빛 나무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꾸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2인실~4인실로 구성돼 있고, 하루 수용인원이 최대 65명이다. 널찍한 대지에 북적이지 않은 데다 미세먼지 걱정 없는 맑은 공기에 딴 세상에 온 듯 설렌다. 한적한 여유로움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 탁야소옥

이 곳의 최대 매력은 마음까지 온통 파랗게 물들 것 같은 쪽 염색 체험이다. 손수건을 나름의 방식으로 접고 염색을 묻히지 않을 부분에 나무를 덧대 고정시킨 후 나뭇잎을 따서 만든 천연 염료에 주물주물하다가 행구기를 3번씩 반복해 말리면 기대 이상의 멋진 손수건이 완성된다.

객실에 쪽염색으로 만든 작품들이 곳곳에 장식돼 있는데, 이 염료를 만드는 나뭇잎은 천연 방충효과가 있다고.

염색 체험뿐만 아니라 나뭇잎 따기 체험도 운영된다. 또 매년 4~5월 중순 꽃 축제가 열릴 때면 청정지역답게 반딧불이도 볼 수 있다. 평일엔 싼이역에서 이곳 까지 픽업서비스도 제공된다.

 

또한 이 곳에 머물면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공기질은 물론 식사 식단도 모두 채식이다. 저녁으로 맛본 샤브샤브의 육수는 한약 재료를 우려낸 것으로, 국물을 먹는 것만으로 기력이 보충되고 건강해질 것만 같다. 버섯, 배춧잎, 옥수수 등 각종 재철 채소와 두부 등을 익혀 건져 먹으니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탁야소옥의 시동루 총지배인은 탁야소옥의 매력에 대해 물자 바로 “생존할 것인가, 생활한 것인가”라며 화두를 던진다. 이어 그는 “시골은 생존 조건은 좋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만족스럽고 생활을 즐길 수 있다”며 “도시의 모든 것을 놓고 시골에서 모든 것을 비워봐라. 아무것도 안하고 비우면 즐겁다”며 이 곳에서 모든 것을 비우고 행복 체험을 해볼 것을 권했다.

 
▲ 탁야소옥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글·사진 조성란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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