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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들의 낙원 부안 ‘하왕등도’ VS 완도 ‘약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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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들의 낙원 부안 ‘하왕등도’ VS 완도 ‘약산도’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19.09.0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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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이야기가 있는 섬⑦생태계 보고 ‘섬’에서 즐기는 ‘이색여행’

낚시 애호가들의 동경의 섬인 ‘하왕등도’는 전북 위도에서 50분 정도 나가야 만날 수 있다. 부안 격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위도를 거쳐 항해를 하다보면 서쪽 멀리 물안개 위로 봉우리 두 개가 솟아오른다. 쌍둥이섬인 상왕등도와 하왕등도다.

이중 하왕등도는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기 때문에 여객선마저 들어가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이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격포나 위도에서 낚싯배를 이용한다.

▲ 하왕등도

상왕등도는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낚시객들과 갈등이 있지만, 하왕등도는 여객선은 물론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물 사정도 나쁜 워낙 험한 섬이기에 무인도나 다름없다.

하왕등도에서 특이한 것은 위험한 바닷가 절벽 위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염소들의 모습이었다. 풀이 넉넉하고 천적이 없어 야생 염소들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염소들의 천국’이 된 것이다.

이들은 예전에 살던 주민들이 부수입을 좀 올릴까 하여 풀어놓은 것이다. 값이 좋을 때는 염소로 수입을 올렸지만 워낙 산세가 험하고 깎아지른 절벽이 많아서 방목된 염소를 잡기도 어려워지자 자기들만의 세상이 된 것이다.

야생의 약초와 풀을 먹고 자란 염소들이니 약효가 좋아 지역민들의 소득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식수가 오염되는 등의 부작용이 많아 상왕등도에선 오히려 그물을 치고 몰아서 다 잡아냈다고 한다.

▲ 선착장이 없는 하왕등도

염소로 유명한 또다른 섬으로 완도군의 ‘약산도’가 있다. 산세가 험하고 예로부터 삼문산을 중심으로 삼지구엽초 등 1백여 종의 약초가 났기에 임금님께 진상됐다고 한다.

사계절 내내 약초를 먹고 푸른 바다와 호흡하며 사는 약산도 흑염소. 사람들이 이곳 흑염소를 알아주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사람이 먹기에도 귀하고 구하기 쉽지 않은 천연 약초를 뜯어먹고 사는 흑염소이니, 약산도를 ‘약초를 먹고 사는 흑염소의 섬’으로 부르는 것은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방목 중인 흑염소 수가 2천여 마리에 달해 약산도 인구와 그 숫자가 비슷하다. 말 그대로 ‘사람 반 흑염소 반’이다.

▲ 약산도 낚시터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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