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들고 세계여행 떠나는 청년 ‘김민재’

여행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정리 조성란 기자l승인2019.03.08l수정2019.03.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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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던 고등학생시절, ‘300일간의 세계여행기’ 책을 읽은 후 세계여행 결심을 하게 됐다는 22세 청년 ‘김민재’.

대학가기 위해, 취업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경쟁하는 ‘사회가 정한 모범답안 같은 인생틀’ 벗어나 ‘나만의 길’ 걷고 싶다고.

대학생이라 방학 때마다 2~3개월씩 여행을 훌쩍 떠나는 그가 꼽은 여행으로 인한 변화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것, 그리고 pc방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때우는 대신 글을 쓰는 등 유의미하게 시간을 보낼 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또 자발적으로 태극기에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의 글을 담아 오며 세계 곳곳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다.

여행은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그, 지난 1월 22일부터 3개월 일정으로 여행 중인 그의 행복 찾기 위한 여정은 계속 ‘ing’ 중이다.

▲ 모로코 쉐프샤우엔


그의 여행 기록

* 여행 기간 : 총 105일(1차 2017년 7월 1일~8월 9일(동남아 40일),
                       2차 2017년 12월 22일~2018년 2월 24일(유럽, 아프리카 65일))
* 다녀온 여행지 : 총 21개국
* 다녀온 나라 :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스페인, 모로코 , 포르투갈,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터키, 이집트, 홍콩, 괌 등
* 총 여행 경비 : 40일간 동남 여행 210만원
                   65일간 유럽·아프리카 600만원
* SNS 채널 : 인스타그램 @minjae9006 페이스북, 유튜브 등 운영


#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학업 스트레스가 심했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가 빌려준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어요. 여대생이 300일간 세계여행을 하고 온 내용의여행기였는데 그 책을 읽고 저는 충격을 많이 받았었어요. 저는 그 당시에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경쟁하는 삶을 살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지쳐있었던 시기였거든요. 저와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니까 여행을 통해서 행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때부터 여행을 결심하고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모로코 페즈에서 낙오된 사진

# 다녀온 여행지는 어디이고, 여행비는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22살, 총 21개국을 다녀왔어요. 1년에 1개국씩 다녀온 셈이죠. 일본,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는 어렸을 때 가족여행으로 갔었고,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학 후 스무 살때로 13개국 약 52개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동남아 여행 때는 40일에 항공권 포함 210만원, 유럽여행 때는 항공권 포함 600만원이 들었습니다. 

여행비 충당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제 나이에 800만원을 단기간에 벌어서 여행가는 건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두 번에 걸쳐 나눠서 떠났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많이 받았는데요. 학기 중에 홀 서빙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알바비, 장학금으로 거의 모든 경비를 마련했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엽서, 달력과 같은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다음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 이집트 카이로 피라미드 앞에서

# 여행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세계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들 사이에서 ‘여행 중 가장 별로였고 힘들었던 곳이 나중에는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말이 있어요. 저는 처음에는 이 말에 공감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모로코’라는 북아프리카의 국가가 떠오르면서 공감이 되더라구요. 모로코에서는 동양인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못 찾았
었어요. 더군다나 거리를 걸을때면 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모로코에서 새해를 맞이했었는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없이 혼자서 쓸쓸히 보내서 더 서러웠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때의 경험으로 인해 더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 이집트 다합 카페 루프탑

# 다녀온 곳 중 ‘여긴 꼭 가봐야 해’하는 추천 여행지는

추천하고 싶을 만큼 좋았던 여행지가 너무 많지만 저는 이집트의 ‘다합’이라는 곳이 떠오르네요. 특히나 다합은 여행자의 블랙홀이라고 불릴 만큼 최근 들어 각광받
고 있는 여행지에요. 저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러 다합에 갔는데 너무 좋아서 남은 일정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합에서만 있었어요. 사실 다합이라는 곳이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작아 상당히 제한적이었어요. 하지만 하루에 만원으로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물가, 친절했던 사람들, 카페 루프탑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누릴 수 있었던 여유로움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죠!!

▲ 포르투갈 포르투 동루이스 다리에서

#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현지의 문화를 경험하고, 사람들에게 호의를 받을 때였어요. 저는 여행을 하면서 패키지여행으로는 할 수 없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예를 들면 ‘카우치 서핑’이에요.

 

현지인 집에서 무료로 머물면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여행방식으로, 저는 한국에서 젓가락, 믹스 커피, 마스크 팩, 쌀 과자와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물건들을 챙겨가서 호스트에게 선물로 줬었는데 웃으면서 고맙다고 해줄 때 정말 뿌듯했죠. 또한 여행 중에 태극기를 항상 소지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모국어로 짧은 글을 써달라는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 캄보디아 씨엠립

# 여행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면.

여행을 하다보면 당황스러운 순간이 불시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바르셀로나에서 ‘카우치 서핑’을 했었는데, 그 날 한국인 여행자들을 잠깐 만났었어요. 그리고 해가 지고 호스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었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휴대폰이 방전이 돼버렸어요.

▲ 바르셀로나에서 카우치서핑

호스트 집까지 버스타고 30분 정도나 걸리는 먼 거리였는데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력에만 의지한 채 찾아가야 했어요. 더군다나 늦은 밤이라 거리에는 사람이 없고 모든 가게 문은 닫혀있었기 때문에 추위로 인해 감각이 둔해져가는 상황이었어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덜덜 떨면서 4시간 정도를 헤매다가 겨우 찾아간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태국에서는 스쿠터를 타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다리를 크게 다친 적도 있어요. 여행을 할 때는 항상 안전을 1순위로 생각해야 해요.

▲ 여행중 만난 사람들에게 태극기에 글귀를 적어달라고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여행 후 가장 큰 변화는

세계여행을 다녀온 여행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행 후 크게 바뀐 건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인생이 180도 바뀌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소소한 부분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아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행을 갔다 온 후에는 글 쓰는 취미도 가지게 되었고 제가 찍은 사진으로 엽서, 달력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기도 하면서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비중이 커졌으니 말이에요. 그래도 가장 큰 변화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 라오스 루앙프라방

# 여행 중 고민은

여행을 하면서 앞으로 어떤 인생 길을 걸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하고 싶은 것이 없으면서도 인생 포트폴리오에 사회가 정해놓은 모범답안을 작성하려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야되고 대기업에 들어가야 된다는 사고 방식 등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유럽을 여행하면서 놀란 적이 있는데 유럽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환경 미화원, 하수구 배관 청소부 같은 일을 하는데도 본인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과연 가능한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까지도 어떤 길을 걸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여행을 할수록 가시밭 길 이더라도 만인의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걷자는 방향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스위스 인터라켄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앞으로도 여행을 계속 다니면서 저의 크고 작은 버킷리스트를 이룰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 글 정리시점으로 하루 뒤(1월 22일)부터 약 100일간 동남아 일주를 한번 더 떠납니다. 여행기 출판에 대한 꿈이 있어서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고 새로운 콘텐츠 연구도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군 입대를 하게 되는데 군대를 갔다 와서는 1년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볼까 생각중입니다.

▲ .홍대에서 여행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아직은 꿈을 가질 기회가 열려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한 분야에 대한 확고한 꿈을 가지기 보단,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해보면서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요.

최근에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친구들과 사업 아이템을 연구하고 있어요. 여행 중에 이집트 친구로부터 사업 제안과 관련된 메시지를 받았는데 중동 국가에서 K-POP 굿즈에 대한 수요는 넘쳐나는데 그에 비해 관세와 같은 까다로운 유통 과정으로 인해 공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해요. 중동 여행을 했을 때 한류에 대한 열풍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서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데그래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고 지금은 친구들과 www.kpopina.com이라는 홈페이지를 관리하면서 한류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관광통역사 자격증을 따고 싶고 제가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음악 크리에이터도 해보고 싶습니다.

▲ 베트남 호치민에서 숙소 찾아가는 길

#김민재에게 “여행은 000이다” 짧게 정의한다면

여행은 ‘제 2의 성장기’ 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는 ‘혼자서 최소한 일주일 이상을 떠돌아다니는 것’인데요, 그 이유는 혼자서 다니다보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늘 누군가와 함께하기 때문에 나도 남들과 똑같고 같은 색깔을 가졌다고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혼자서 여행을 하다보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 ‘내가 모르고 있었던 나만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 바르셀로나 몬주익언덕

# 세계여행에 도전(계획)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여행 중에 SNS 메신저로 정말 많은 분들께서 쪽지를 보내주셨는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중 하나가 ‘저도 여행을 가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요. 그래서 사진을 보면서 대리만족 중입니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쪽지를 받을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쉽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세계여행은 아니더라도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여러분의 여행을 응원하겠습니다!

▲ 여행 후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

<사진 김민재씨가 여행 중 찍은 사진>


정리 조성란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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