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선선히 불어오는 가을바람. 걷기 좋은 계절이다. 백제문화제(9월 27일~10월 6일)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아름다운 백제의 흔적을 따라 사색을 즐기며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바람 따라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길 따라 풍경은 바뀌었지만 그 옛날 누군가 걸었을 그 길 위에 새로이 발자국 하나 더해보자. 먼 훗날 이 길을 걸어갈 나그네의 발길에 온기가 전해지도록.
기분 좋은 산책, 고마나루
고마나루는 공주시의 옛 지명으로, 곰나루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금강의 나루터로 소나무 숲을 지나 넓은 모래사장과 백제의 혼을 담은 금강이 아름다워 산책을 즐기거나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유명하다.
본래 고마나루는 국가에서 수신제를 지내던 중요한 기원터였다. 공주에는 국가에서 주관해 제를 지내는 두 곳의 단(壇)이 있는데, 계룡산 중악단(中嶽壇)과 고마나루의 웅신단이다. 큰 금강을 끼고 있어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함을 선사하는 전망대에서 웅신단이 있다.
고즈넉한 한옥마을
심란했던 마음이 한옥에 들어서면 차분해진다. 지붕의 선이 아름답고 자연미가 넘치는 한옥은 멋스러움 뿐 아니라 농경문화가 발달한 조상들의 생활의 지혜가 담겨 있는 건축물이다.
처마 밑 그늘진 곳은 푸성귀를 말려 보존하거나 씨로 쓸 옥수수나 마늘을 저장 하는가하면, 약초를 저장하기도 하고 내당의 안방대청 처마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냉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옥마을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은 이러한 우리조상의 지혜를 잘 말해주고 있다.
백제의 기운을 받으며 걷는 길, 공산성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성곽인 공산성(사적 제 12호)은 백제의 수도가 공주였을 때 공주를 지키던 산성이다. 웅진백제금강이 흐르는 해발 110m 능선과 계곡을 따라 흙으로 쌓은 포곡형(包谷形)산성으로 성곽의 총길이는 2,660m이다.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이다. 조선 선조·인조때 현재와 같은 석상으로 개축됐다.
성안에는 왕궁지를 비롯해 임류각과 연지, 저수시설, 진남루, 공북루, 쌍수정, 만하루 등 다양한 유적들이 남아있다. 백제문화제 기간에는 공산성 앞에서 금강신관공원까지 부교로 건널 수 있다.
금서루에서는 백제왕국의 위풍당당함을 ‘웅진성수문병근무교대식’으로 볼 수 있고, 금강신관공원에서는 밤풍경이 아름다운 공산성 감상이 가능하다.
<사진/공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