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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초행자를 위한 안내서] 생의 한 번쯤은 ‘케냐 마사이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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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초행자를 위한 안내서] 생의 한 번쯤은 ‘케냐 마사이마라’
  • 글·사진 이경아 해외 통신원
  • 승인 2019.06.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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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그림이 있다. 드넓은 초원, 끝없는 지평선, 한가로이 풀을 뜯는 동물들… 그 사이를 차 지붕이 열리는 사륜구동 지프차를 타고 달리는 그림! 날것 그대로의 ‘야생 동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 바로 ‘사파리 투어’다.

사파리 투어의 최적기는 의외로 7~8월. 100만 마리의 누 떼를 비롯해 수많은 동물들이 이동하는 장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대이동’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곳은 ‘케냐 마사이마라’다. 본격적인 사파리 시즌을 앞두고 마사이 마라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을 위해 <사파리 초행자를 위한 안내서>를 준비했다.

 

낯선 미지의 세계 ‘케냐 마사이마라’

‘아프리카 사파리 투어’하면 흔히 ‘세렝게티’를 먼저 떠올린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TV에서 많이 들어본, <동물의 왕국> 단골 촬영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사이 마라’ 하면 사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나 역시 케냐에 살기 전까지는 마사이 마라가 뭔지,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지, 존재조차 몰랐다. 그런데 와서 보니 여행 좀 다니셨다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세렝게티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바로 마사이 마라였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그 세렝게티 초원은 굉장히 넓어서 그 면적이 두 개 국가, 즉 탄자니아와 케냐에 걸쳐있는데, 이를 탄자니아 쪽에서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Serengeti)’이라 부르고 케냐 쪽에서는 ‘마사이 마라 국립보호구역(Massai Mara)이라고 부른단다.

아프리카를 넘어 지구 상 가장 넓은 야생의 초원 지역인 이 곳은 수백만 년을 이어온 생태계가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4만㎢, 서울시의 50배가 넘을 만큼 광활한 땅이다.

사실 국경이야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일 뿐, 초원 자체가 나눠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땅의 실질적인 주인인 동물들은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며 살아왔다. 실제 국경 표시도 돌로 만든 작은 이정표가 전부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풍경

사파리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동물 대이동’의 장관을 마주하는 것이다. 케냐의 우기가 끝나는 7~8월은 탄자니아에서는 건기인데, 이 때 탄자니아 세렝게티에 서식하던 누, 가젤, 얼룩말 등의 동물들이 물을 찾아 그리고 먹을 풀이 가득한 비옥한 토지를 찾아 떼를 지어 세렝게티에서 마사이 마라로 이동을 시작한단다.

그리고 바로 이 장면, 100만 마리의 거대한 누 떼가 모래먼지를 휘날리며 한꺼번에 마사이 마라를 향해 달려오는 장관을 만들어낸다.

 

보고만 있어도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삶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돼 다녀온 사람들마다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다는 그 장면은 BBC나 CNN 등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역시나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명 장면으로 매년 선정된다고.

그렇다면 만약 이 기간을 놓칠 경우 마사이 마라에 가는 건 포기해야 하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 현지에 살고 있으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흔히 마사이 마라의 성수기로 불리는 7~8월에 가지 못하고 5월에 다녀왔지만, 그래서 역동적인 누 떼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이 역시도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자부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인간은 찰나의 방문자일 뿐

‘사파리’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한다. 야생의 동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보면 뜻이 맞겠다.

마사이 마라 현지에서는 이 여정을 부를 때 ‘사파리’란 단어보다 ‘게임 드라이브’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데, 그 또한 이 여정을 단순히 동물원의 동물 보러 가는 식으로 보지 않는 이 땅의 시선이 담긴 말이 아닐까.

 

나와 동행했던 가이드는 대대손손 마사이 마라에서 살아온 마사이 부족 사람이었는데, 그가 사파리 내내 나에게 강조했던 이야기는, 모든 동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인간인 우리가 잠시 방문한 것일 뿐. 동물을 만날 수도,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마치게임처럼 말이다.

물론 우리는 감사하게도 2박 3일 동안 3차례에 걸친 게임 드라이브를 통해 흔히 사파리의 백미라고 불리는 ‘빅5’ 사자, 버팔로, 코뿔소, 표범, 코끼리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초식동물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톰슨 가젤 무리들이 저 멀리 표범의 움직임에 일제히 고개를 꼿꼿이 들고 시시각각 주변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나 나무 위에서 시간을 보내던 표범이 지상으로 내려와 결국 가젤 사냥에 성공하는 장면, 사냥이 끝나고 난 뒤 숨을 헐떡이며 식사?를 하는 표범의 뒤로 친구를 잃은 가젤이 계속 주변을 서성이며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한 곳을 응시하는 모습까지.

TV 속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거대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희로애락 순간순간이 느껴져 사진보다 더 오랫동안 진하게 마음에 남았다.

 

마사이 마라 사파리가 매력적인 이유

비단 이것 때문만이 아니다. 내가 그 장대한 누 떼를 놓치더라도, 빅5 동물들을 단 한 마리도 못 본다 해도, 마사이 마라 사파리를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이유, 적극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경 때문이다.

 

마사이 마라를 2박 3일 내내 달리고 또 달리다 보면 처음의 환호성은 사라지고 동물을 만나게 되더라도 ‘아, 코끼리군요.’ ‘오, 저기 기린이 지나가네요’ 수준이 되고만다. 흔히 말하는 인상적인 장면은 움직이는 동물들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것들이었다.

 

마치 정지화면처럼 달려도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던 지평선. 그 위에 드문드문 그림처럼 서있던 바오밥 나무들. 아마 사파리를 다녀온 분이라면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집에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지 않은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눈을 감고 상상해보시라.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조금도 외롭지 않은. 와이파이도 잡히지 않는 초원 한복판에서 그 어떤 소음도 없이, 심지어 작은 백색소음조차 없이 오롯이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 <사파리 초행자를 위한 안내서>의 소제목은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다면’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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