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했던 천년 역사 도시 ‘하노이’①

한국어·케이팝 열풍에 젊은이의 낭만 도시로!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l승인2018.04.09l수정2018.04.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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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안끼엠 호수의 복숭아꽃

[투어코리아] 천년 역사의 도시 ‘하노이’가 변화의 바람으로 들썩이고 있다. 천년 역사 속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아 유럽풍 등 이국적이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매력 도시 ‘하노이’에 최근 케이팝과 한국어 열풍이 불면서, 활기 넘치는 젊은이들의 낭만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

식민지풍 교회, 유서 깊은 사찰, 좁고 아기자기한 골목, 3백여 개에 달하는 아름다운 호수 풍경 등 볼거리가 많은데다 숙식비 등 여행경비도 저렴해 수많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노이는 필자에게 특히 애정 깊은 곳이다. 교육부와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2016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호안끼엠 부근의 ‘응우옌주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올 봄 방학을 이용해 4박5일(2월 23일~27일) 일정으로 그리운 그곳을 다시 찾았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하노이, 그러나 응우옌주 학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그때를 추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쌓은 ‘하노이’에서의 4박5일간의 여정을 소개한다.

▲ 호안끼엠 호수를 산책하며, 열대과일이 듬뿍 든 화채, 에그커피 등을 맛봐도 좋다.

다시 찾은 하노이, 그리웠던 ‘응우옌주 학교’

지난 2016년 9월~11월 학생들을 가르쳤던 하노이 ‘응우옌주 학교’. 3개월에 불과했지만 깊은 애정이 쌓였던 곳인 만큼 문득문득 궁금해지던 그 곳을 다시 찾았다. ‘응우옌주 학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학생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등학교나 상급학년으로 진학을 했으나, 학교 건물은 요지부동이었다. 학교를 알리는 표식 위쪽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이 있고, 부모들의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도 그대로였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고 온 학생들이 많기에 정문 입구에는 빵과 음료수, 군것질거리를 파는 장사꾼도 그대로였다.

근무했던 학교에서 숙소를 잡고 호안끼엠 호수를 산보하면서 그때를 회고했다. 36거리를 오가면서 열대과일이 듬뿍 든 화채를 먹고, 즉석에서 짜는 사탕수수즙을 마시기도 했으며, 에그커피는 물론 코코넛커피까지 즐겼다. 호수 부근에 앉은 화가에게 부탁해 캐리커처를 그린 것도 이채로웠다.

특히 이곳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 차 없는 거리가 되기에 관광객과 젊은이들의 물결로 인산인해다. 다문화 체험의 최적지인 것이다.

▲ 응오짜뜨 학교 건물 앞에 선 필자

리타이또 동상 앞 광장

2월 25일 밤 7시경, 닭고기가 들어간 쌀국수(pho ga)로 저녁을 먹고서 호안끼엠 호숫가를 거닐었다. 날씨는 흐렸지만, 관광객들과 연인·가족들로 거리는 복잡했다. 수상인형극장 앞에서는 서양 사람들이 입장을 준비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피리 부는 사나이도 보였고 마술쇼도 진행되었으며 관광객들이 동참하는 줄다리기도 이어졌다. 그런데 어디서 귀에 익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K-pop이었다.

20여 명의 여학생들이 리타이또 동상 앞의 거리에 진을 치고 태블릿PC로 연결된 스피커에서 나온 음악에 따라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1백여 명의 구경꾼들이 신기하다는 듯 원형을 유지하며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흥겨운 가락이 나올 때는 같이 몸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 리타이또 동상 앞의 거리에서 K-pop을 즐기는 베트남 학생들

이 학생들은 K-pop 30여 곡 정도를 준비했는데 따라 부르기 쉽고 율동하기 좋은 대목만 편집한 것이었다. 여자친구의 핑거팁, 빅뱅의 뱅뱅뱅, 워너원의 에너제틱, IOI의 픽미, EXID의 위아래, 싸이의 뉴페이스, 방탄소년단의 여러 노래가 흘러나왔다. 여기에서도 BTS는 대세였다. 파이어를 포함해 여러 노래가 흘러나왔으며 수차례 7명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숨이 가쁘고 땀이 흐르면 학생들은 교대하면서 흐르는 음악에 따라 율동을 했다. 하지만 스피커는 작았고, 노래가 가끔씩 끊기기에 성능 또한 좋지 않았다. 우리나라 젊은 부부가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본 후, 열렬하게 박수를 보냈다. 한국인임을
알아차린 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K-pop 가수가 아닌데도 한국인이 대접을 받는 순간이었다.

▲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인 관광객과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K-pop 가수가 아닌데도 한국인이 대접을 받는 순간이었다.

그날따라 피곤하기에 전신마사지를 받을 생각을 하다가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학생들과 관람객들의 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외지에서 우리 노래를 들으니 다리는 아팠으나 피로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잠시 음악이 멈추자 결국 나설 수밖에 없었다.

‘또이 라 응어이 한쿡’이라고 말을 꺼낸 다음, ‘감사합니다. 잘 했습니다. 저도 BTS 팬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지갑에 있는 마사지 비용을 꺼내 음료수를 사먹으라고 대표학생에게 전해 주었다. 받지 않으려고 하는 걸 억지로 손에 쥐어주면서 바람처럼 그곳을 빠져나와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간단히 씻은 후 잠을 자려 했으나 방금 전에 직접 보았던 학생들의 길거리 공연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스피커의 성능이 더 좋았으면 잘 들렸을 텐데, 지갑에 더 많은 동이 있었으면 음료수 비용을 더 많이 전했을 건데, 귀국하면 케이팝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감격과 흥분이 뒤섞여 잠이 오지 않았다.   

▲ 호안끼엠 주변의 한국식당 '대박'. 한국간판의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 호안끼엠 주변의 가게 무무소(무궁생활).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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