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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 좀처럼 다가서기 힘든 사랑 빛, 선미도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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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 좀처럼 다가서기 힘든 사랑 빛, 선미도 등대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8.01.2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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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가종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는 선미도 등대 불

[투어코리아] 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봤을 라푼젤 동화가 떠오르는 곳이 있다.

인천 섬(옹진군 위치) ‘덕적도의 예쁜 꼬리’라 불리는 선미도(善尾島)의 낭떠러지 절벽 위에 신비롭게 빛나는 ‘선미도 등대’와 이를 둘러싼 풍경이 바로 그 것. 높은 탑에 갇힌 라푼젤이 성 밖으로 길게 머리카락을 길러 이를 타고 올라온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동화 속 미지의 풍경이 중국과 북한으로 이어지는 해상 위 무인도에서 펼쳐진다.

 선미도는 인천항으로부터 37㎞ 떨어진 무인도다. 선착장에 내리면 무성한 풀숲을 따라 모노레일이 깔려 있는데, 길이가 1.6km로 등탑까지 물자를 나르는데 사용된다. 흡사 라푼젤이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비밀스레 등탑으로 초대하듯, 모노레일을 따라 30분 정도 걷다보면 해수면으로부터 223m,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선미도 등대가 나온다. 19m 높이로 하얗게 솟은 등대의 눈에는 우리나라에서 진귀한 프리즘렌즈 3등 대형 등명기가 12초에 한번 보석처럼 반짝인다.

선미도 등대는 37km 밖까지 강력한 빛을 발사해 항해하는 선박의 지표역할을 하고 있다.

▲ 선미도 등대

선미도 부근은 풍랑이 심해 많은 어선들이 침몰하곤 하는데, 이와 관련한 전설이 전하고 참 흥미롭다.

내용인즉슨 "옛날에 착하고 아름다워 임금의 총애를 받던 궁녀가 있었는데 어느 날 왕비의 질투로 밀려나 외딴섬에 유배된 채 덧없는 세월을 보내다 벼랑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이후 원한이 맺혀 죽은 궁녀의 영혼은 구천을 맴돌며 섬에다 저주를 내려 악독하고 험난하게 만들어 인간을 얼씬도 못하게 했단다. 그러자 사람들은 궁녀의 영혼만이라도 뭍으로 보내어 그녀가 그리던 임금님 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젊은 총각을 구해 제(祭)를 지내주고, 선을 베풀라는 뜻에서 선미도(善尾島)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선미도는 다른 섬들처럼 일반 상업 여객선을 이용해 갈 수 없고, 인근 덕적도에서 배를 빌려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다. 그렇다보니 일반 주민은 살지 않고 몇몇 등대지기들만이 거주하며 등대를 지킬 뿐이다.

▲ 선미도 등대

사람이 살지 않는 선미도는 가마우지, 까치, 노랑할미새, 흰뺨검둥오리 등 철새들의 낙원이 되고 있는데 특히 겨울철이면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된 참수리가 날아와 이듬해 봄까지 머물다 간다.

해안가에는 손으로 휩쓸면 한주먹씩 잡힐 정도로 수많은 고동이 붙어 있고 게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아찔하게 펼쳐진 해안 절벽에는 봄부터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나 파란 바다와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러나 좀처럼 다가서기 힘든 등대. 그 모습은 비밀 가득한 사랑을 품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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