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일제강점기, 일제 해군기지로 사용돼 포진지, 탄약고 등 일제의 아픈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백섬 지심도’가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서 동쪽으로 1.5㎞ 해상에 위치한 섬인 ‘지심도’는 일본군의 주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광복 이후 군사적 요충지로 우리나라 국방부의 관리를 받게 돼 일반인 출입이 제한돼 있었으나, 올해 3월 이후 국방부 소유에서 거제시 소유로 전환되면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아서 ‘지심도(只心島)’로 불리는 곳으로, 섬 곳곳에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일제 해군기지로 사용됐던 지심도에는 당시에 설치된 일본군 소장 사택, 탐조등 보관소, 방향지시석, 포진지, 탄약고 등이 아픈 역사의 상흔이 남아있다.
현재 카페로 사용 중인 일본군 소장 사택은 1938년 1월 27일에 준공된 전형적인 일본 목조식 가옥으로, 당시 이곳에는 지심도에 주둔했던 일본 해군기지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 등 부속 건물들과 함께 구성돼 있었다.
또 탐조등 보관소는 지심도로 접근하는 선박이나 사람들을 감시하고자 탐조등을 보관했던 장소로,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탐조등은 직경이 2m 정도로 빛의 도달거리가 약 7~9km까지 이르렀다.
일제강점기 때 함포 요새 역할을 했던 지심도에는 4개의 포진지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원형이 남아 있다. 포진지 바로 뒤편에는 탄약과 포탄을 저장하던 지하 벙커식의 콘크리트 탄약고가 있다.
이런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은 지심도는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으로 우거져, 12월초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는 동백꽃의 특성 때문에 숲길을 걸을 때마다 붉은 꽃이 무성하며 3~4월경 동백꽃이 절정을 이룬다. 특히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 있던 덕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유인도 중 자연화경이 가장 잘 보존돼 있어, 거제 8경 중 하나다.
천혜의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지심도는 일주도로인 오솔길을 따라 약 2시간 정도 걸으면 지심도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탐방코스는 선착장-일본군 소장 사택-탐조등 보관소-방향지시석-포진지-탄약고 순서로 둘러보며 좋다.
이승찬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장은 “관광명소로 거듭나면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탐방객 수가 13만 명에 달하는 등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제 지심도는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자연과 생태, 역사를 체험할 수 있으니 명소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는 거제시 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지역 소외 계층아동을 대상으로 지심도 곳곳을 설명하는 ‘썸 앤 섬’ 프로그램을 연간 15회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