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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의 우리 술 문화 답사기] 양조장도 자연이 최고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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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의 우리 술 문화 답사기] 양조장도 자연이 최고 자원
  • 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협력팀 이대형 주무관
  • 승인 2015.10.1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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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스코틀랜드 한 양조장 모습

[투어코리아] 평소 증류주 관련 술 연구를 하다 보니, 우리와 가장 비슷한 술을 만드는 일본의 소주 공장을 많이 돌아 다녔다. 그러면서 다양한 일본의 증류주를 접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오크통을 사용한 증류주에 관심이 쏠렸다.

국내에서도 오크통으로 증류주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많은 오크통을 수입했고, 한때 오크통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연구 결과가 아직까지 크게 발표된 건 없다. 전 세계에서 고급 증류주로 알려진 위스키, 그중에서도 싱글몰트위스키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과 소비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술집에서 비싼 값을 주고서나 사마셨던 싱글몰트위스키를 지금은 젊은 층에서도 소비할 정도로 널리 퍼지고 있다. 영국 전반에 걸쳐 위스키 공장은 많이 퍼져 있다. 그것을 크게 네 곳으로 나눠 얘기한다. 그중에서 위스키 공장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스페이사이드(Speyside)다.

이 지역에는 국내에 많이 알려진 ‘맥켈란’이나 ‘글렌피딕’ 등을 생산하는 양조장들이 모여 있다. 이 칼럼에서는 ‘스코틀랜드에선 위스키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등의 내용보다 ‘6차 산업’과 연관지어 얘기해 보려 한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협력팀 이대형 주무관

우리나라에선 현재 양조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6차 산업을 강조하면서 많은 양조장을 관광과 연결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양조장에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 그저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다가 양조장에 잠깐 들리는 정도다. 즉, 양조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인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스코틀랜드의 많은 양조장은 관광객을 위한 ‘투어 코스’가 잘 개발돼 있다. 작든 크든 양조장 모두 비슷한 투어 코스를 운영하지만 저마다 그들만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스코틀랜드 양조장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 하나 된 모습이다.

양조장 한 곳 한 곳이 수려한 자 연 경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투어 코스뿐만 아니라 양조장 주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었다.

이 칼럼을 쓰는 지금도 아름다운 스코틀랜드의 양조장들을 글로 다설명하지 못하는 것에 많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대관령 같은 넓은 초원 한 가운데에 양조장이 서있는 모습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황홀한 자연 경관과 하나 된 양조장이 있으면 좋겠다. 최근의 양조장들은 이런 저런 제약으로 인해 현대화 된 건물로, 주로 도시 근처에 많이 설립되고 있다. 물론, 경관이 좋은 곳에 건물을 지으면 자연 훼손과 연결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공장 설립은 쉽지 않을 테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자연 경관은 양조장의 그 어떤 볼거리보다 가장 큰 자원이다. 자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양조장의 모습은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자원이었고, 그 안에서의 투어는 부수적인 것으로 느껴질 만큼 자연이 주는 강점은 매우 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이미 설립돼 있는 양조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의 사례를 접목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양조장 그 자체만으로는 보여줄 것이 없다면 지역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양조장에 투영시켜 이미지만이라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주변에 대나무 숲이 있을 경우 대나무를 양조장 주변에 심어 자연과 하나 된 모습을 만든다면 삭막한 콘크리트 양조장의 모습보다 훨씬 보기 좋을 것이다.

또 습지가 유명한 곳이라면 양조장 주 변에 그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양조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습지의 운치를 느끼게 해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스코틀랜드의 양조장들을 돌아본 결과, 투어 코스가 아주 뛰어나서 감명 받았다기보다는 자연경관과 하나 된 모습, 그 자체가 큰 감동을 주었다. 스코틀랜드는 무엇보다 자연이 가장 큰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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