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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기 따라 ‘In Niigata’...‘대지 예술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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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기 따라 ‘In Niigata’...‘대지 예술제’②
  • 조성란 기자
  • 승인 2015.08.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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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대지 예술제’
▲ 노부타이의 대표적인 작품 ‘The Rice Field’

[투어코리아] 니가타의 또다른 예술제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대지 예술제’도 7월 26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6회째인 예술제는 지난 2000년부터 3년에 한번씩 개최되고 있으며,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다’를 기본 캐치플레이로 삼고 있다.

면적 760㎢의 에치고-츠마리 지역은 니가타 남단에 있는 도카마치시와 츠난마치 두 개의 지역으로, 도쿄 23구를 합친 것보다 넓은 지역이다. 그러나 니가타에서도 산이 많은 시골에 속하는 이 지역은 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이 이 지역의 문제로 대두됐다, 이러한 문제를 예술로 극복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 바로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대지 예술제’다.

▲ 대지예술제의 주요 거점인 '키나레 뮤지엄'

예술제를 통해 예술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 지역의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고, 지역, 세대, 장르를 초월해 함께 합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에치고-츠마리 지역 내 자연 곳곳에 전시돼 있는 380여개의 예술작품들을 쫓아 여행하며, 마을 경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은 끊을 수 없는 관계로, 마을의 숲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아트로 표현하자’를 컨셉으로 한 예술 작품들을 보며 평소 소홀하게 넘어갔던 자연과 인가의 관계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 키나레 뮤지엄
대지 예술제의 거점지는 ‘어서오세요’라는 뜻을 지닌 ‘키나레(KINARE) 뮤지엄’이다. 현대 미술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키나레 뮤지엄’은 교토역, 오사카 우메다 스카이빌딩 등을 지은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하라 히로시가 설계한 곳으로, 전시 공간과 함께 식당, 뮤지엄샵, 라디오 방송국들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 키나레미술관의 특별전시 채국강 작가의 '호라이산'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배, 새우, 비행기 등 짚으로 만든 작품

뮤지엄에 들어서자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불꽃놀이 디렉터였던 ‘채국강(蔡国强) 특별전시’ 작품이 작업 중이었다. 이 작품은 전설 속에 전해지는 ‘호라이산(Horail 蓬莱山)’으로, 호라이산  주변에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배, 새우, 비행기 등 짚으로 만든 작품 천개 정도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어 만난 작품은 스위스 작가 작품으로, 도카마치 지역에서 나온 재활용품으로 ‘비행기’, ‘곤충’ 등의 모양의 작품들이 천정에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터널을 지나며 착시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 작가 작품, 집과 빌딩 모양의 알루미늄이 일정 시간마다 ‘눈처럼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쿠바작가의 작품 등도 흥미를 유발한다.

▲ 도카마치 지역에서 나온 재활용품으로 ‘비행기’, ‘곤충’ 등의 모양의 작품들이 천정에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소리가 날 때 물의 파동을 이용해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독일 작가의 작품도 인상적이다.

일본 쿠리타 코이치 작가의 ‘Soil Library Niigata(니가타 흙 도서관)’도 눈길을 끈다. 니가타 각 지역에서 채취한 흙을 유리병에 담은 작품으로, 자연에서 나온 흙의 색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각 마을에서 재취한 흙을 모아 놓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된다는 사실이 이색적이다. 또 각 흙을 채취한 지역의 지도도 함께 전시해 놓은 부분에서도 작가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 동맥, 정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한 착시 효과를 주는 작품

‘동력’을 이용해 사람의 동맥, 정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한 착시 효과를 주는 벨기에 작가의 작품도 재미있다. 이발소의 회전하는 빨간, 파란, 하얀색 간판도 문득 떠오르는 작품이다. 

일본 료타 쿠와쿠보(Ryota Kuwakubo)의 ‘Lost’도 흥미롭다. 빛과 그림자 효과를 활용한 작 품으로, 10분간 감상하는데, 니가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물건을 빛을 지닌 기차가 지나가면서 물건들의 모습이 벽에 그림자로 비춘다. 기차가 터널을 지나갈 때면 관람객도 터널 속에 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

키나레 뮤지엄에는 라디오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는데, 대지진 당시 라디오가 통신 수단으로 더욱 효과적이었던 점에 착안한 것이다. 라디오방송국과 레스토랑의 벽은 곡선으로 이뤄져 있고, 벽에는 책꽂이처럼 기념품들을 전시돼 있다. 또 라이도 방송국 출입문 역시 책꽂이로 돼 있어 출입문이지 잘 알 수 없도록 한 점도 재미있는 요소다.

▲ 키나레 뮤지엄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

* 노부타이
키나레뮤지엄과 함께 대지 예술제의 또다른 거점지는 바로 마츠다이 지역에 있는 ‘노부타이(農舞臺)’. 노부타이 뮤지엄은 논 한 가운데 있어 시골정취가 가득하다. 겨울에는 눈이 아주 많이 내리는 곳으로, 뮤지엄은 4개의 다리가 지탱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 논 한 가운데 있어 시골정취 가득한 ‘노부타이(農舞臺)’.

노부타이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러시아 작가 이리야 & 에밀리야 파가코프 부부의 작품 ‘The Rice Field’다. 실제 경작하고 있는 ‘다나다(계단식 논)’에 ‘벼 농사 시작’, ‘씨 뿌리기’, ‘손질하기’, ‘수확하기’ 등 노랑색, 파랑색 조형물 5개로 경작하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농사 시기별 장면을 다섯 개의 시로 표현해 놓았는데, 작가가 그림동화 작가 출신답게 이 작품에서도 농경문화를 입체 그램 책처럼 만들었다는 점도 신선하다. 또 논 주인들의 심한 반대에도 꿋꿋하게 일본 농사를 공부하고, 논 주인 설득에 성공, 작품을 만들어낸 열정도 높이 살만하다.

▲ 노부타이의 대표적인 작품 ‘The Rice Field’. 농경문화를 입체 그램 책처럼 만들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뮤지엄에 있는 하늘색으로 꾸며진 레스토랑도 독특하다. 하늘색은 마츠다이 지역의 하늘색을 표현한 것라고. 천장에는 이 지역 사람들의 즐겨 찾는 풍경 사진들로 장식돼 있고, 식탁 위가 거울로 돼 있어 천정의 사진들이 식탁에 비추도록 함으로써, 이 지역 경치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이채롭다.

또 창문이 통유리로 돼 있어 식사하며 대지예술제의 대표 작품인 ‘The Rice Field’을 감상할 수 있다. 식당에서 나오는 요리는 이 지역민들이 생산하는 재료로 만들어 지역민들의 손 맛을 볼 수 있다. 

▲ 좌측 위는 하늘색으로 단장한 노부타이의 레스토랑으로, 창으로 자연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좌측 아래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메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우측은 1950년대 초등학교 교실을 재현한 공간으로, 책상, 의자, 벽 등이 모두 칠판으로 돼 있다.

또 1950년대 초등학교 교실을 재현한 공간도 이색적이다. 벽이 모두 칠판으로 돼 있고, 책상, 의자도 모두 칠판이다. 또 책상의 서랍장을 열면 서랍장마다 다른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흥미를 더한다.
이외에도 농업에 사용된 연장이 상설 전시되고 있고, 흙으로 된 벽을 재현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 땅이 아닌 공중에서 자라는 나무
한국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홍성도 작가의 ‘Growing Tree in Tsumari(츠마리에서 자라는 나무)’는 나무가 땅인 아닌 공중에 떠서 자라는 모습이 이색적인 작품이다. 이는 땅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공중에 둠으로써 ‘인간이 잘 가꿔야만 자라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허공에 매달려 자라는 나무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한국 홍성도 작가의 ‘Growing Tree in Tsumari(츠마리에서 자라는 나무)’

즉, ‘간과 자연 간의 관계’를 기둥에 매달린 나무의 상황으로 설정해 놓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환경은 인공적인 구조물에 매달린 나무와 같아, 사람의 애정과 보호 관리에 따라 나무의 상태(자연의 상태)가 결정됨을 강조하고 있다.

* 런던의 집을 그대로 옮긴 거꾸로 된 집
한적한 농촌 마을에 철골 구조의 거꾸로 된 집이 인상적인 영국 리차드 월슨의 작품 ‘Set North for Japan 74°33′2″(일본을 향해 방향을 북쪽으로 정하다)’. 이 작품은 작가의 집이 있는 런던과 일본은 거리도 멀고 문화도 다르지만 연결돼 있다는 것을 표현한 작품으로, 런던에 있는 작가의 집 빼대를 가져와 설치한 것이다.

▲ 영국 리차드월슨 작품 ‘Set North for Japan 74°33′2″(일본을 향해 방향을 북쪽으로 정하다)’.

지구는 동그니까 런던의 집에서 북쪽으로 그대로 향하면 이 작품과 일치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이 작품 옆에는 신사로 가는 문을 뜻하는 커다란 빨간색 도리가 세워져 있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 영국 리차드월슨 작품 ‘Set North for Japan 74°33′2″(일본을 향해 방향을 북쪽으로 정하다)’.

* 잃어버린 창문을 위해
우로오이 공원에 있는 일본 우츠미 아키코의 작품 ‘잃어버린 창문을 위해(For Lot's of Lost Window)’는 작가가 이 지역의 압도적인 자연에 반해 창문으로 자연을 내다본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니가타는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으나 인구가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인구가 줄고, 폐허가 된 집들이 늘어나면서, 창문도 줄어들고, 창문으로 자연을 보는 사람들도 줄었다는 점을 안타깝게 표현한 작품으로 ‘과연 그것이 맞는지’ 질문들 던진다. 창문에 하늘 거리는 커튼을 달아놔 바람에 나부끼는데, 날씨에 따라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 일본 우츠미 아키코 작품 잃어버린 창문을 위해

TIP  ‘대지 예술제’를 즐기는 방법
예술제에 맞춰 ‘뚜르드 노츠마리’ 자전거 경주대회가 열린다. 이 기간 자전거 경주대회에 참여 레이스를 펼치다보면 자연스럽게 예술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 예술작품 감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긴 강인 길이 367km의 ‘시나노 강'에서 래프팅과 트레킹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겨보자.

교통편 신칸센이 도쿄-니가타를 운항하고 있으며 도카마츠 역에서 투어버스, 셔틀 버스 등을 이용해 예술제로 올 수 있다. 도카마츠 역에서 전동 자전거를 대여해 예술작품을 둘러봐도 좋다.  전동 자전거 하루 대여료는 500엔.

 

좀 더 특별한 곳에서 머물고 싶다면 예술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숙박시설을 미리 예약해두자.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자 전 세계 단 하나밖에 없는 숙박시설인 ‘빛의 집(House of Light)’은 천장에 창이 있어 시간에 따라 자연 빛의 변화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또 폐교를 숙박시설로 만든 ‘산쇼하우스’에도 이색 아트 작품이 설치돼 있어 색다른 하루를 선사한다. ‘관’처럼 생긴 방, 벽이 새빨간 방, 새파란 방에서 자면 어떤 꿈을 꾸는지 등 이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일본 3대 약탕 온천으로 손꼽히는 ‘마츠노 온천’이 에치고-츠마리 지역에 있다. 피부에 특히 효험이 좋다고 하니  예술 투어로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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