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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기 따라 ‘In Niig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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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기 따라 ‘In Niigata’
  • 조성란 기자
  • 승인 2015.08.19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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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
▲ 사도섬의 원시림

[투어코리아] 자연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자연이 되는 곳 ‘니가타’. 그리고 그 중심엔 사람이 있었다.

두 번째 니가타 여행. 설국의 도시고, 사케와 회 등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라는 것은 한 번의 여행으로 충분히 온 몸으로 체험했다.  그리고 이번 니가타에서 보낸 3박 4일의 여정동안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면서도 가슴 한편은 늘 묵직했다. 가는 곳곳 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인연(기즈나 きずな)에 대한 질문을 되새겨야 했기 때문. 그래서인지, 이번 니가타 여행은 소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유독 더 큰 여운이 남았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니가타의 예술과 자연의 세계로 안내한다. 

▲ 왕워즈 작가의 니가타의 꿈

예술 작품을 통해 자연의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도쿄 북서쪽에 있는 니가타는 소설 ‘설국’으로 유명한 곳이다. 눈으로 뒤덮인 니가타의 서정적 겨울 풍경도 좋지만, 이번 여름 푸른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기에 젖어보자.

지금 니가타현에서는 ‘물과 흙의 예술제’와 ‘대지 예술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니가타 자연 곳곳에 자연을 테마로 한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어, 예술작품을 통해 니가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우선 니가타는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호설지대다. 벽을 이룰 만큼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물이 ‘가타(潟) 호수·습지’로 변할 만큼 많아지는데, 농사를 짓기 위해 배를 타고 다니며 이 물을 퍼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논으로 일구며 살아왔다. 물과 흙이 키운 도시가 바로 니가타인 셈. 이런 니가타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담아낸, ‘니가타만의 예술제’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바로 ‘물과 흙의 예술제’다.

▲ 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오감체험을 할 수 있는 창의적 교육의 장 '어린이 창조센터'. 물과 흙의 예술제의 메인 장소 중 하나인 도야노가타 호수 주변에 있는 '이쿠토피아 쇼쿠하나' 옆에 '어린이창조센터'가 위치해 있다.

물과 흙의 예술제(Water and Land Niigat Art Festival 2015)

물과 흙의 예술제는 지난 2009년부터 3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예술제로, 올해 예술제는 7월 18일부터 10월 12일까지 87일간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예술제는 니가타의 지역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가타(潟) 호수·습지’를 예술제의 주요 장소로 삼았다. 도야노마가타 호수, 후쿠시마가타, 사카타 습지, 오와세키가타 습지 등 4곳의 ‘가타(潟) 호수·습지’에서 자연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은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것.

▲ 어린이 창조센터에서 내려다본 풍경.

예술을 통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56명 작가의 69개 예술작품들은 시종일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뗄 레야 뗄 수 없는 ‘사람과 자연’. 작품들은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을 극복하기도 훼손하기도 하며 살아가는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도 한다.

특히 올해 예술제가 인상적인 것은 12월 말까지 진행되던 예술제를 10월 중순까지로 줄인 것이다. 10월 중순이면 철새가 오는 시기로, 이 철새들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자연 상태로 돌려놓기 위함이라는데, 자연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작가의 독특 창의적 발상으로 탄생한 작품들은 신선하면서도 공감이 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의 ‘나무들의 심장(THE HEART OF TREES)’

물과 흙의 예술제 작품들

* THE HEART OF TREES : 그 중 스페인 작가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의 ‘나무들의 심장(THE HEART OF TREES)’ 작품도 눈길을 끌어당긴다. 나무를 끌어안고 있는 두 명의 사람이 쌍을 이루고 있는데, 사람의 몸에는 세계적인 옛 음악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특히 사람 모양의 조각상이 끌어안고 있는 나무는 계속 자라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처음 작품이 설치됐던 2009년에 비해 자라난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을 비교하며 상상해 볼 수 있고, 미래에 끌어안고 있는 통로가 비좁아질 때 나무가 사람형상의 조각상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 THE HEART OF TREES 작품을 감상하며 공원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결국 작품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셈이다. 이 작품은 우리의 한강공원처럼 강물이 흐르는 하쿠산공원(白山公園)에 있어 작품 감상과 함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다.

* 니가타의 꿈(Dream of Niigata) : 올해 예술제 개막식 장소에 설치된 타이완 출신 작가 왕원즈(王文志) 작품 ‘니가타의 꿈(Dream of Niigata)’도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대나무와 굴 껍질을 이용해 만든 돔 형식의 건축물로, 예술제의 ‘흙’과 ‘물’ 컨셉에 맞춰 ‘대나무는 흙’을, ‘굴 껍질은 물’을 상징화했다. 대나무로 지은 누에 모양의 뼈대 위에 실로 이은 굴 껍질로 장식돼 있는데, 굴은 재생 능력이 있기 때문에 동북대지진에서 빨리 복구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또 평온함을 일본어로 ‘야스라기(やすらぎ)’라고 하는데, 실로 연결된 굴 껍질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소리가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돔 안에서는 대나무 사이사이로 비추는 자연 빛을 받으며 산람욕 하듯 ‘자연 샤워’를 즐길 수 있다. 

▲ 왕워즈 작가의 니가타의 꿈 작품에 사용하기 위한 굴껍질. 굴 껍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가 적혀 있다.
▲ 대나무 틈새로 들어온 자연빛을 만끽하며 밖을 내다보며 쉬어갈 수 있다.

* 다부네(田舟) : 일본 작가 오야 리카의 ‘다부네(田舟)’는 흙, 벼짚, 나뭇가지 등 공원에 있는 재료를 사용한 배 모양의 작품. 사실, ‘다부네’는 옛 니가타에서 ‘가타(潟) 호수·습지’를 논으로 일구기 위해 사용하던 아주 작은 배로, 니가타의 역사를 작품에 담아냈다.

▲ 오야 리카의 ‘다부네(田舟)’

작품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 가타를 논으로 만들었고, 그 결과 현재는 가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니가타의 역사가 작품 속에 녹아 있는 것. 니가타의 상징이자 이번 예술제가 열리는 장소 ‘가타’를 테마로 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메인 주제로 삼았다. 공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적 재료를 사용한 작품은 화려하고 웅장하다기 보다는 소박함 그 자체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취재협조 니가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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