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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축제 ‘공정성 논란’ 자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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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축제 ‘공정성 논란’ 자초 이유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5.01.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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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심사, 현장 탐방 보다 서류 심사 중시해서야

 

▲ 대표축제에서 최우수 축제로 밀려난 문경전통 찻사발 축제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2015 문화관광 축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수개월 동안 고생해 준비한 축제를 문체부가 고작 이틀간의 심사 기간을 거쳐 '문화관광 축제'로 선정한 것을 두고 모두들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올해 20년째를 맞은 문화관광 축제는 문체부가 세계적인 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전국 각 지자체에서 펼쳐지는 우수 축제를 골라 등급별로 총 68억 원의 관광진흥 기금과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지역축제 상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24일 ‘2015문화관광 축제’로 대표축제 3개를 포함한 총 42개의 선정하고 26일 일부 지자체에, 그 사실을 알렸다.

 

자기네 축제가 문화관광 축제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지자체들은 거리에 내걸 플랭카드와 보도자료를 준비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알릴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진도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최우수 축제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신속히 알렸다. 그러나 이날 오후 문체부의 '2015 문화관광 축제' 선정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관광 축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문경전통찻사발 축제'의 총감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심사위원 자격과 공정성에 시비가 일었다.

 

문체부는 부랴부랴 축제 심사위원을 다시 구성하고, 이틀 동안 재심을 벌여 2015 문화관광 축제를 재선정, 31일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변수가 돌출됐다.

 

본지가 문체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까지 42개였던 문화관광축제가 44개로 늘어나고, 명단에 있던 축제가 사라졌는가 하면, 애초 명단에 없던 축제들이 새로 명단에 오르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3개가 선정됐던 대표축제는 '문경전통찻사발 축제'가 탈락해 2개(김제지평선축제,화천산천어 축제)로 줄어들고, 8개였던 최우수 축제에 문경전통찻사발 축제가 끼어들면서 9개로 늘었다.

유망축제는 22개에서 1개가 늘어 23개가 됐다. 이중에서 기 선정되었던 게 빠지고, 새로 선정되는 축제들이 많았다.

 

 

 

▲ 12월 24일선정 당시 문화관광 축제

 

▼ 12월 31일 새롭게 바뀐 문화관광 축제

 

 

 

이뿐 아니다. 24일 최우수축제에 선정됐던 담양대나무축제는 우수축제로, 우수축제였던 대구 약령시 축제는 유망축제로 미끄럼을 타고 말았다. 반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우수축제로 미끄러졌다가 최우수 축제의 제자리를 되찾았다.

그래도 심사결과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 결과가 이렇다는데, 반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축제 심사 방법에 있다.

 

 

▲ 최우수 축제서 우수축제로 밀려난 담양 대나무 축제

 

문체부는 심사위원 자격에 논란이 일자 당연직인 관광산업과장만 빼고 8명 모두를 교체했다. 때문에 새로 선임된 심사위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축제 심사를 맡게 됐다. 그런데 문체부로부터 부지불식간에 위촉받은 심사위원들은 평가 대상 축제들을 모두 다 알고 있을 리 만무했다. 또 그들 태반은 축제 현장에 가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문화관광 축제 선정에서 심사위원들이 한 일이라고는 서류에 의존한 채, 관련 서류 몇 장 훑어보는 게 전부였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축제는 준비 과정과 현장감이 아주 중요한데 말이다.

 

 

▲ 유망축제서 밀려난 장수한우랑 사과랑 축제

 

문체부도 이점을 인정했다.

 

문체부 관광산업과의 한 직원은 "문체부는 기준에 부합한 분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은 했지만, 그 분들 모두 축제현장을 직접 가 보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와는 별도로 문화관광 축제 심사는 서류를 토대로 5가지 평가 항목을 종합적으로 살핀다"고 알려주었다.

축제 평가 항목5가지는 ▲기획서(배점 10점) ▲특정 콘텐츠(배점 50점) ▲운영(10점) ▲발전성(예산 및 주민 참여도: 배점 20점) ▲성과(배점 10점)등이다.

 

심사위원들이 ‘축제가 어떻게 준비되고, 어떻게 치러지고, 또 어떻게 끝을 맺는지’, 현장에서 직접 살펴야 했건만, 그 보다는 지자체들이 올려준 서류들, 즉 기획안과 그 안에 기록된 콘텐츠 내용, 그리고 축제장을 다녀간 관광객 유치 숫자‘ 등의 기록물을 중심으로 ’문화관광 축제‘를 선정해 왔다는 뜻이 된다.

한마디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면서 현장에서 선수의 기량을 파악하기 보다는, 선수들이 써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 유망축제에서 밀려난 영덕 대게축제

문체부는 어이 없게도 실가평가 대상을 놓고 이론 평가에 치중해온 셈이다.

문화관광 축제 선정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은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

한 지자체의 축제 담당자는 “분하고 속이 끓어요. 얼마나 공들여 준비했는데요. 따져보고, 뭐라고 한마디 해주고도 싶지만, 또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 당할까봐 말도 못하고 속으로 꾹 참고 있어요” 하며 분을 삭이고 있었다.

 

평가방식 현장중심으로 바뀌어야

 

이에 지자체 축제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문화관광 축제는 각 시도에서 지역대표축제를 선정해 문체부에 올리면, 이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선정한다. 모든 과정이 12월 한 달 동안에 이뤄지다 보니 견실한 심사를 진행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문화관광 축제 평가를 2년에 걸쳐 진행해야 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 시도에서 지역의 대표축제를 선정해 문체부에 올리면, 이듬해에 심사위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기획안을 토대로 축제 준비부터 운영단계, 관광객들의 호응도, 주민 협력 등을 면밀히 살피는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에 제기된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심사위원 모니터링을 강화해 축제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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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관광뉴스 투어코리아, Tou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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