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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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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②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3.11.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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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빗긴 시골 동네 같은 휴식처

[투어코리아 = 문지연 기자]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와 영혼의 스승 마하트마 간디,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발원지,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 세계사 교과서를 통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인도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뿐만 아니다. 인도인 생명의 젖줄 갠지스강, 그들 삶의 모든 것인 힌두교, 종교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낸 찬란한 문화유산 등은 인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인도는 볼 것도, 갈 곳도 무궁무진하다. 인도가 전 세계 배낭여행 족으로부터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수많은 명소 가운데 남인도에 위치한 함피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은 권해보고 싶은 장소다.

 

 

▲얼굴은 사람, 몸은 사자의 형상을 한 높이 9m의 '나라심하상'. 머리에는 코브라 7마리가 있다. 비시누 신의 화신이다.

 

 

추적추적 비가 내렸지만 연일 40도 이상 치솟는 6월의 더위를 식히기엔 어림없었다. 빗물은 오히려 습한 바람과 뒤섞여 불쾌지수만 높였다. 살갗에는 끈적끈적한 습기가 쉼 없이 내려앉았다. 점 인간 ‘딱풀’이 되어 가는 기괴한 체험이 계속되는 순간이었다.

 

함피의 메인 바자르(시장) 쪽은 커다란 바위로 둘러싸인 넓고 깊은 웅덩이 안과 같았다. ‘그들만이 아는 세상’ 속에 이방인이 발을 헛디뎠을 때의 느낌이 이러할까. 홀연한 고립감이 밀려왔다. 질척한 비와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호젓한 고독감은 배가되었다.

 

그러나 모처럼 매연이 없는 곳에서 코가 뻥 뚫리게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비루파크샤 사원. 전쟁에서 이긴 남편을 위해 로카마하데 왕비가 세운 사원이다.

 

델리 등 큰 도시는 5분만 걸어도 콧속이 시커멓게 변할 정도로 매연이 심각하다. 수많은 자동차와 오토릭샤가 뿜어내는 매연과 경적소리의 합주로 툭하면 ‘멘탈 붕괴’에 빠지고는 했는데 함피는 영혼을 좀 먹던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합격점이었다. 덕분에 함피에 머무는 며칠 내내 고혹적인 느낌들에 정신을 팔고 지낼 수가 있었다.

 

바자르에서 한 눈에 보이는 비루파크샤 사원은 뿔처럼 솟은 모양이 인상적이다. 전쟁에서 이긴 남편을 위해 로카마하데 왕비가 세운 힌두 사원이다. 사원의 입장료는 2루피. 타지마할에 들어가기 위해 750루피를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저렴한 값이다.

 

▲비루파크샤 사원 내부. 생동감 넘치는 조각 기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구에서 신발보관료 2루피를 더 내고 맨발로 사원 안으로 향했다. 가끔은 신발을 벗고 맨땅을 홀연히 걷는다는 것이 자유에 도달하는 일탈 행위 같아 묘한 희열감이 솟구쳤다.

 

사원 입구 왼편에는 육중하고 거대한 코끼리가 자리해 있다. 코끼리를 만지면 축복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이틀 뒤 강가에서 목욕 중이던 코끼리를 만났는데 이날 본 사원의 코끼리였다.

 

‘쓱싹쓱싹’ 거대한 솔로 두꺼운 살갗을 벅벅 문질러대는 데도 불평은커녕 말만 잘 듣던 착한 코끼리. 강가에서 목욕하는 코끼리를 본다는 것은 인도 여행에서나 느낄 수 있는 색다른 묘미다.

 

▲강에서 목욕 중인 비루파크샤 사원의 코끼리.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좌우로 몸을 굴려가며 열심히 때를 미는 코끼리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함피는 유적지가 대부분 몰려 있으나 걷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딱히 이용할만한 대중교통도 없다. 때문에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관광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만약 두발 달린 기구 이용이 힘든 이들이라면 오토릭샤를 대여해서 다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필자는 과거 자전거를 타다 맨땅에 머리를 박고 오토바이 운전을 시도하다 갈비뼈가 부러진 트라우마가 있어 오토릭샤를 대절했다. 일행 한 명과 함께 세 시간 이용금액 300루피를 지불하고 명소 탐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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