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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멋과 풍류의 고장 함양서 ‘詩 한 수 읊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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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멋과 풍류의 고장 함양서 ‘詩 한 수 읊어보게’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4.02.2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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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서 즐기는 녹색과 이야기 여행!
▲화림동 계곡 ‘거연정’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푸른산, 맑은물, 선비 양성기관 서원, 풍류를 즐겼던 정자’ 경남 함양은 산수가 아름답고, 묵향이 진동하던 선비의 고장이었다.

그리고 경승지에는 어김없이 정자와 누각이 들어서 있다. 그 숫자가 무려 100개가 넘었다고 한다. 선비들은 그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술잔을 기울이고 시(詩)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거문고를 탓을 것이다. 비록 지금 그곳에서 선비들은 만날 수 없지만, 내 오늘 선비들이 걸었던 길을 답습해 보련다.

▲남계서원 전경

신선도 반할 함양 화림동 계곡 ‘거연정’
함양 화림동 계곡 정자 중 주변 경치가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거연정. 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숙이 소요하던 곳으로 후손 전재학 등이 1872년에 세웠다.

화림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남강 상류)이 서상~서하를 흘러내리면서 냇가에 기이한 바위와 담소를 만들고 농월정에 이르러서는 반석위로 흐르는 옥류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장장 60리에 이른다.

인간과 자연이 만든 걸작품, 상림
상림(上林:천연기념물 제 154호)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호안림(護岸林: 하천을 보호하기 위해 강둑에 조성한 숲)으로, 장마 때 위천(渭川)이 넘쳐 함양읍이 수해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조성했다고 한다.

1300년이 흐른 지금 상림은 햇살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아름드리 수목이 우거졌다. 상림에는 비목, 은행, 노간주 등 40여 종의 낙엽관목 등 116종 2만 그루의 나무가 1.6㎞의 둑을 따라 80∼200m폭으로 조성돼 있다.

상림의 계절마다 각기 다른 빛깔로 매혹적인 단장을 하기 때문에, 계절적 아름다움을 논하기가 쉽지 않다.

▲상림

상림은 봄이면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실록이 감싸고, 여름에는 녹음과 연꽃이, 가을에는 단풍과 꽃무릇, 겨울에는 설경 등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달리해 관광객을 맞는다. 특히 9~10월에는 붉은 석산(꽃무릇)이 붉은 빛을 내품어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움과 설렘을 안긴다.

상림 양쪽으로 산책로도 조성해 놓았다. 봄가을엔 은은히 피어나는 물안개를 사이로 산책을 즐기고, 여름철엔 연꽃을 감상하는 맛에 산책이 더 재밌어진다.

상림에는 함화루(咸化樓)와 사운정(思雲亭) 외에도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 척화비, 이은리 석불, 역사인물공원 등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비석과 석불도 많다. 특히 역사인물공원에는 고려말 학자이면서 충신인 노승숙 선생과, 실학의 대가인 연암 박지원 선생 등 함양을 대표하는 인물 11분의 흉상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오도재’
오도재(해발 773m)는 마치 거대한 구렁이가 나무를 오르듯 지그재그로 올라야 하는 길이다.이 재는 옛날에 내륙지방 사람들이 남해안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위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길목이었다.

굽이굽이 휘어진 도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지리산 하봉에서 중봉, 천왕봉을 거쳐 세석평원, 벽소령, 반야봉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의 웅장한 가슴이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지리산 제일문이 거대한 성루처럼 서 있고, 옛날에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무사히 재를 넘고 장사가 잘 되도록 산신령에게 기원하던 비석이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도재는 영화 ‘가루지기’의 주인공인 변강쇠와 옹녀의 전설이 얽힌 곳으로, 두 사람의 묘가 위치해 있기도 하다.

함양에서 인월쪽으로 가다보면 조동 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 입구에서 오도재를 통하면 바로 동구 마천으로 넘어갈 수 있다.

오도재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무척 아름다운데, 안개가 낀 날에는 반쯤 운무에 잠긴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건설교통부에선 이러한 모습의 오도재를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용추계곡

열하일기 탄생지 ‘용추계곡’
용추계곡은 골이 깊고, 숲이 우거지고, 맑은 계류가 하얀 분말 같은 물방을 날리며 암반을 타고 흐른다. 용추계곡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인데, 연암 박지원이 중국의 문물을 듣고 보고 쓴 ‘열하일기’가 바로 이곳에서 저술됐다.

경치가 아름다운데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곳이다 보니 용추계곡은 사계절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용추계곡은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진리삼매경에 빠졌던 곳’ 이라 하여 ‘심진동’(尋眞洞)이라 불리기도 한다.

계곡 입구에 이르면 심진동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심원정이 있다. 유학자 돈암 정지영이 노닐던 곳에, 그 후손들이 고종 3년(1806년)에 고풍스럽게 세운 정자로, 그곳에 오르면 마음까지 맑아진다는 청신담과 층층이 포개진 화강암 무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심원정에서 조금 지나면 연암박지원물레방아공원이 나오는데, 그 곳에는 나무로 만든 커다란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데,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이란다.

▲용추계곡 물레방아공원

이곳에서 발걸음을 조금 더 옮기면 ‘용추사’(장수사지) 일주문이 눈에 들어온다. 그 일주문은 원래 장수사 일주문이었는데 6·25때 장수사가 불에타 소실되고, 그 자리에 용추사가 중건되면서 용추사 일주문이 됐다고 한다.

일주문에서 10분정도 오르면 18m 높이에서 우렁찬 굉음과 함께 하얀 물을 쏟아내는 용추폭포가 나오고, 그곳을 지나 용추사를 통과하면 함양군에서 조성한 ‘용추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아담하고 멋스럽게 꾸며진 산막들과 물놀이장과 전망대 등의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기에 제격이다.

선비 문화 수련장 ‘書院’
‘좌안동’ ‘우함양’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함양은 예부터 선비 문화를 꽃피운 고장이다. 이런 연유로 함양은 일찍이 향교와 서원 문화가 발달했다.

함양 향교와 안의 향교가 있고, 서원으로는 남계(濫溪), 청계(靑溪), 화산(華山), 구천(龜川), 등 9개가 남아 있다. 비록 지금은 볼 수 없지만 파괴된 것까지 합치면 함양 지역에 존재했던 서원은 150개가 넘었다고 한다.

▲남계서원

이 중 남계서원(소동면 원평리)은 조선 명종 7년(1552년)에 개암(介庵), 강익(姜 翼)이 문헌공 정여창(鄭女昌) 선생을 기리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창건한 것으로, 조선시대 백운동 서원 다음으로 사액된 서원이었다고 한다. 역사도 깊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경북 영주 백운동 소수서원 다음으로 오래됐다.

남계서원은 1868년(고종 5년)에 공포된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때도 화를 입지 않은 47개 서원 중 경남 유일의 서원이기도 하다. 특히 서원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어 들어갈 때 누구라도 말에서 내려야 했다고 한다.

양반 가풍 이어오는 뼈대 있는 한옥 마을
함양이 많은 학자들을 배출한 학풍 서린 양반 고을 이다보니 서원 못지않게 고택(古宅)들도 많다.

지곡면 개평리의 한옥 마을은 집집이 돌담으로 어깨를 맞대고 있는 데, 수백 년 된 것부터, 규모가 크고 작은 것 등 100가구가 넘는다. 한옥이 이처럼 많다 보니, 이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한옥박물관’이다. 문화재급 전통 한옥들이 많다 보니,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정여창고택

이중 조선조 5현(五賢: 정여창, 김굉필, 이언적, 조광조, 이황) 중 한 분인 문헌공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은, 선생이 타계하신지 1세기 후에 후손들이 건축한 것인데, 1만㎡의 집터에 솟을 대문, 행랑채, 사랑채, 안채 등 12동(당초에는 17동이 있었다고 함)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풍천노씨 대 종가’, ‘오담 고택’, ‘노참판댁 고가’, ‘하동 정씨 고가’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서원 향교

<사진제공 함양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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