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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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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③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3.11.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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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파크샤·비딸라사원 등 걸작 즐비
▲헤마쿠다 언덕 위에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처럼 기둥만 남은 사원의 흔적이 즐비하다.

[투어코리아 = 문지연 기자]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와 영혼의 스승 마하트마 간디,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발원지,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 세계사 교과서를 통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인도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뿐만 아니다. 인도인 생명의 젖줄 갠지스강, 그들 삶의 모든 것인 힌두교, 종교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낸 찬란한 문화유산 등은 인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인도는 볼 것도, 갈 곳도 무궁무진하다. 인도가 전 세계 배낭여행 족으로부터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수많은 명소 가운데 남인도에 위치한 함피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은 권해보고 싶은 장소다.

 

 

▲힌두 왕국 비자야나가르 시기, 미의 절정을 엿볼 수 있는 비딸라 사원의 내부.

 

 

‘내 맘대로 투어’로 처음 향한 곳은 비딸라사원이다. 비자야나가르시기에 탄생한 아름다운 걸작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사원은 음악 기둥으로 유명하다.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56개의 기둥이다. 과거 악사들이 이 기둥을 궁중연회에서 악기로 사용했다. 두드릴 때마다 울려 퍼지는 청명한 소리에 맞춰 무희들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춤을 추는 장면들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 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다. 그러나 불가능했다. 기둥의 손실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출입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비딸라 사원 안에 있는 음악 기둥. 56개의 기둥이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이라도 당장 걸어 나올 것처럼 정교하게 깎아놓은 여러 조각들도 사원에서 눈여겨볼 수작들이다.

 

사원의 또 하나의 명물은 돌로 만든 전차다. 화강암을 깎아 만들었는데 실제 굴러가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비딸라 사원 안에 있는 화강암 전차. 실제 굴러 가도록 제작한 돌로 만든 바퀴가 인상적이다.

 

비딸라사원과 가까운 곳에는 로터스 마할이 있다. 왕비의 휴식을 목적으로 지은 일종의 별장 같은 곳이다. 로터스 마할 앞에 서 있으니 왕비가 편안한 자세로 앉아 ‘까르르르’ 옥구슬 굴러가는 청명한 웃음을 짓는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것만 같았다. 힌두와 이슬람의 건축양식을 혼재한 고아한 아름다움을 한참이나 넋 놓고 바라다 봤다.

로터스 마할 옆에는 코끼리 축사인 엘리펀트 스테이블도 있다.

 

 

▲왕비의 휴식을 위한 별장 로터스 마할. 힌두와 이슬람 양식이 섞여 있다.

 

 

헤마쿠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함피의 모습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 제목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다. 언덕 위 아래로 빼곡히 들어선 수천 개의 바위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마치 우주의 외딴 행성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언덕 위에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처럼 기둥만 쓸쓸히 남은 사원의 흔적도 넘쳤다.

 

▲코끼리 축사 '엘리펀트 스테이블'

 

바위에 걸터앉을 때면 언덕 아래와는 달리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살갗을 스쳤다. 맹렬히 타오르던 한 낮의 태양이 저 멀리 또 다른 언덕에 부서져 내리며 뜨거운 이별을 고하는 장면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롱한 붉은 빛의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노을이 검붉게 물들어 가는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이윽고 뜻 모를 환희와 감동이 밀려왔다.

 

함피는 이틀 정도면 유적지를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필자는 인도 여행 중에 맞는 모처럼의 여유가 몹시 황홀해 무려 4일이나 함피에 머물렀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고요하기만한 함피의 나른함이 몹시도 좋았던 것이다.

 

▲비로파크샤 사원을 잡고 있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더니 다짜고짜 사진을 찍으라던 헤마쿠다 언덕 위의 여인들.

 

한 가지 알아둘 것은 함피에는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 카페 딱 한 곳만이 와이파이를 쓸 수 있었으나 그곳도 오후 8시가 되면 문을 닫았다. 때문에 인터넷을 즐기는 현대인이라면 무료함이 배가될 수 있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유적지를 충분히 둘러본 뒤 책을 읽고, 사색을 즐기며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둘러보는 여유를 즐기길 원할 때는 오래 머물러도 좋을 듯싶다.

 

▲헤마쿠다 언덕에서 보는 일몰은 함피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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