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하다 페루 ‘기적의 제왕 축제’

2019-10-04     조성란 기자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 인간을 기리며 시작된 축제 ‘기적의 제왕 축제(세뇨르 데 로스 밀라그로스, Señor de los Milagros)’가 페루 리마 역사지구에서 10월 5일~28일 약 24일간 열린다.

페루의 주요 종교 축제 중 하나인 이 축제는 300여 년 전 앙골라에서 온 한 노예가 지진으로 도시가 대부분 파괴된 뒤에 벽에 그린 그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축제다.

▲ 기적의 제왕 축제 ⓒ페루관광청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 노예를 ‘기적의 제왕’으로 숭배하면서 비롯된 이 축제는 그야말로 희망과 극복의 상징인 셈이다.

축제 기간 리마 역사지구는 대낮부터 길이 통제된다. 그리고 도로 바닥에 풀잎 가루에 물을 들여 그림을 그리는 등 마을 전체가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저녁이 되면 화려한 퍼레이드로 리마 역사지구 전역이 들썩인다. 보라색 양복을 입은 남성들이 밴드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며 뒤따라가고, 그 앞에는 예수상, 뒤에는 성모 마리아 상을 얹은 가마를 어깨에 멘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행렬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꽃을 바치며 소원을 기도한다. 이 행렬은 10월 5일, 18일, 19일, 28일에 만나볼 수 있다.

▲ 기적의 제왕 축제 ⓒ페루관광청

이외에도 페루 전 지역에서 페루 대표 길거리 음식인 ‘안티쿠초’를 테마로한 ‘안티쿠초 데이(Día del Anticucho)’가 매년 10월 셋째 주 일요일(올해는 10월 19일) 열려 맛의 향연을 펼친다. 안티쿠초는 레몬에 절여 놓은 소의 염통을 꼬치에 끼워 갖은 양념과 향신료로 맛을 낸 요리다.

▲ 안티쿠초 데이 ⓒ페루관광청
▲ 안티쿠초 데이 ⓒ페루관광청

<사진Ⅰ페루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