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적마다 푸른 댓잎이 서로 부딪쳐 ‘사르락~ 사르락~’ 자연을 노래하고, 그 음원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죽녹원을 한바퀴 돌다보면 신선도 부럽잖다.
하지만 밀려드는 시장기에는 항우(項羽) 장사도 여행길을 접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눈에 보이는 대로 먹어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담양에 가면 죽녹원과 함께 아주 맛있는 것이 있다고) 큰 소리 떵떵 치며 가족들을 담양에 데려온 만큼, 삼시 세끼는 아니더라도 한 끼 정도는 꼭 ‘담양의 진미’를 먹어봐야 할 일이다.
눈으로 먹고 입으로 음미하는 돼지갈비!
가족이나 연인에게 담양의 진미를 대접하고자 한다면몇 번을 되물어서라도 승일식당(대표 김갑례. 061-382-9011)으로 운전해 가라.
숯불돼지갈비 전문식당’인 이 집은 담양 읍내에 위치해 있는데, 근처에 다다르면 구수한 고기 향이 먼저 손님을 반긴다. 그리고 식당에 도착하면 여느 고깃집과 다른 풍경에 다들 눈이 휘동그래지는 데, 식당 입구 쪽에서 길게 늘어서 숯불을 피우고, 그 위에 석쇠를 얹어 고기를 구워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숯불에 구워지는 돼지갈비 맛 또한 일품이다. 달짝지근한 양념에 숯불 향이 베어 있는 갈비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니 식감이 아주 부드럽고, 씹을수록 고기 특유의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며 살살 녹는 느낌이다.
승일식당을 다녀간 고객들이 “이집에서는 눈으로 고기 요리를 즐기고, 입으로 맛을 음미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토록 재미난(?) 볼거리에 맛있는 고기 맛’이 더해져 승일식당은 늘 상 찾아오는 손님들로 붐빈다. 지난 2월 20일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 2시경 방문했는데도 1층 250명을 수용하는 식당 홀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김갑례 사장은 “우리 집은 식사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내느라 허리 필 시간이 없다”며 “하지만 정성껏 요리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걸 보면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음식을 하는게 즐겁다”고 말했다.
암퇘지에서 적출한 생 갈비만 사용
승일식당은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하면 곧바로 음식이 차려진다. 오직 암퇘지 갈비 하나만 취급하기에 손님들은 “무엇을 먹을까”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저 “몇 인분 주세요” 하면 만사형통이다.그러면 ‘고기 맛이 가장 좋다는 100kg 안쪽의 암퇘지에서 적출해 양념에 재워 알맞게 숙성시킨 생 갈비를 숯불에 구워낸다.
이집 돼지갈비는 담양과 인근 지역에서 들여오는데,물량이 모자랄 경우에는경기도에서도 공수해 사용한다고 한다.
맛깔 나는 고기와 함께 차려지는 밑반찬은 죽순나물, 취나물, 갓김치, 무나물, 쌈무, 김치 등이 계절에 따라 달리 나온다. 봄에는 알타리, 여름엔 열무김치가 손님 테이블에 오르고, 고기와 함께 내놓은 시래기 된장국도, 직접 재래식으로 담궈 사용하다보니, 구수하고 정겨운 맛이 난다.
김치도 김 대표가 직접 재료를 구입해 담근 것을 내놓는데, 그 물량이매년 5,000~7,000포기에 이른다고 한다.
여름 별미로는 ‘냉면’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이 또한 직접 면발을 뽑아 요리한다. 승일식당 김대표의 27년 음식 인생은 담양 관광이 즐거워지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TIPS
2층 건물의 승일식당(담양군 담양읍 객사리 226-1)은 370여 명의 손님을 동시 식사를 할 수 있어 단체회식, 가족 모임, 야유회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주차문제도 걱정 끝이다. 자그마치 약4,000㎡나 된다.
갈비는 1인분에 300g이 나오기 때문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인근에 대나무 축제가 열리는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있어, 식사를 한 뒤 소화시킬 겸 나들이하기도 좋다.
숯불돼지갈비 가격은 1인분에 1만2,000원. 냉면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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