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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이어진 스키 천국 홋카이도(Hokka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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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이어진 스키 천국 홋카이도(Hokkaido)
  • 여행작가 황현희
  • 승인 2012.04.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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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황현희 여행작가] 홋카이도를 떠올리면‘오겡끼데스까!’라고 설원을 향해 울부짖던 그녀의 음성이 귓가에 생생해진다. 사람의 키 높이까지 쌓이는 눈,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자연환경, 길을 걷다가도 만날 수 있는 여우, 그리고 일본의 식량 창고라 불리는 곳에서 신선하고 깔끔한 식재료로 만들어질 음식까지…. 부푼 마음 가득 안고 홋카이도 행 비행기에 올랐다.

▲홋카이도의 스키 리조트에는 스키, 보드 이외에도 눈밭위에서 즐기는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을 떠난 날은 서러울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가득한 날이었다. 서울도 이런데 거긴 얼마나 춥겠냐며 챙겨 넣은 내의류로 트렁크는 가득 찼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일정이지만 한 달 넘게 여행을 떠날 때와 짐의 무게는 비슷해졌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무참히 깨어졌다. 홋카이도에 머무는 동안‘서울이 더 춥다!’를 외칠 정도로 기온은 온화한 느낌까지 들었다.

홋카이도 여행의 관문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해 하루 숙박한 치토세시에서 먼저 만난 홋카이도는 역시 눈세상이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20여분 동안 가는 길 양 옆에는 사람의 무릎까지 쌓인 눈이 쌓여있었다. 이런 길을 씽씽 잘도 달리는 자동차들이 신기한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밝은 햇살 아래에서 만날 홋카이도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이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다음 날 목적지인 후라노(富良野)시까지 가는 길에서 본 풍경은 눈과 나무의 흑백 세상이었다. 잠시 밤에 본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길 옆에 잔뜩 쌓인 눈. 겨울 홋카이도의 일만적인 모습이다

이렇게 눈이 쌓인 곳을 아무 무리 없이 달리는 자동차들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가는 길 내내 눈발이 흩날렸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이곳은 서울이 아니었다. 일 년에 절반 가까운 시간을 눈과 함께 살아가는 홋카이도였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4륜 구동식이고, 스노우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는 곳이다.

홋카이도 100년, 후라노 50년의 스키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에서 스키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듯이 홋카이도도 마찬가지.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 이동수단은 스키와 썰매였다고 한다.

덕분에 홋카이도의 스키역사는 100년에 이른다. 눈과 함께 살아온 그들에게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했던 스키는 이제 그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스포츠가 되었다.

그들과 생활을 넘어선 즐거움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장이었던 홋카이도 스노우 트레블 엑스포(Hokkaido

▲ ⓒFurano Tourism Association

Snow Travel EXPO)는 지난 10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마침 엑스포 기간은 후라노 시의 눈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던 삿포로 눈축제(札幌雪まつり)와는 비교할 수 없는 동네잔치 수준이긴 하지만 모든 시민들이 함께 모여 행사를 만들고,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야 행사로 횃불을 든 스키어들이 만들어낸 50이라는 숫자는 이 지역의 스키 역사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귀뜸한다.

이어 벌어진 전통 북놀이에 나선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 눈바람이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소매 차림으로 그들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웅장한 소리를 만들어내던 전통 북춤

뒤편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서는 소박하지만 지역의 음식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사케 한잔을 들고 잠시 호주에서 왔다는 여행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금 호주는 한 여름이지만 이 곳에서 다시 겨울을 즐기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내일 아침이 기대된다고 했다.

▲고소한 야끼소바 ⓒFurano Tourism Association

다음 날 열린 개막식에서는 후라노 시 시장, 엑스포 실행위원회 위원장들의 환영사와 함께 일본 익스트림 스키

▲일본 스키계의 전설 미우라 유이치로씨. 홋카이도 스키 전승 100년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의 대부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씨의 연설이 있었다.

2008년 75세의 나이에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그는 1970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하강하기도 한 그는 모든 대륙의 최고봉에서 스키 활주에 대한 기록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일본 스키계의 전설이다.

그리고 그의 경력을 영화화한 <에베레스트에서 스키를 탄 사나이>는 1976년 4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크지 않은 체구이지만 단단해 보이는 그는 시종 내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인생과 스키에 대한 열정을, 그리고 스키선수로 살아오는 동안 홋카이도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그리고 그는 내년 80세 기념 에베레스트 등정에 다시 한번 도전할 예정이라는 각오를 밝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는 스키리조트
엑스포에 참가한 홋카이도 지역의 스키리조트는 12곳. 모든 리조트를 탐방하고 돌아보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대신 각 리조트에서 파견된 이들과 상담회를 통해 리조트의 성격, 구성,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엑스포에 참가한 스키 리조트 대표들

이들은 모두 각자의 리조트에서 스키·보드 스쿨 강사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들이다. 그래도 꽤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지만 아직도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아리가토고자이마스’라는 말조차 입에 붙지 않는 내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

시간 맞춰 울리는 종소리에 따라 움직이면서 만나는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저마다 자신의 스키리조트가 최고라는 것, 그리고 나 같은 초보자들이 스키나 보드를 배우기에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강사와 시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후 이어지는 스키 강습 시간에 꼭 만나자는 당부도 빼놓지 않는다.

▲각 리조트 부스에서 저마다의 특색을 홍보, 상담하고 있다

이어지는 스키 강습 시간에는 그들의 장담이 허언이 아님을 알게 해줬다. 아시아 각 국에서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스키·보드 강습은 대상자에 맞춰 강사를 배치하고 진행되었다.

나는 이번 엑스포에 참석한 유일한 한국인. 비록 한국인 강사는 아니었지만 미리 진행된 설문을 통해 영어권 강사를 소개받았고 그와 이틀 동안의 레슨이 진행되었다. 간단한 워밍업을 마치고 올라간 슬로프의 질감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홋카이도가 자랑하는 파우더 스노우 위에서 보딩하는 필자

인공 눈이 대부분인 한국의 스키장과는 차원이 다른 눈이 내 발밑에 있었고 덕분에 막힘 없이 슬로프를 내려갈 수 있었다.

후라노 스키리조트의 초보자나 아이들을 위한 밋밋한 슬로프와 각 나라에서 오는 여행자들을 위한 강습 교사는 홋카이도 지역 스키리조트의 공통 사항이라고 한다.

특히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기에 중국어로 강습도 가능하다고 한다. 일부 리조트에는 한국인 교사도 있다고 하니 이들의 준비성은 철저하다고 할 수 밖에 없겠다.

▲보물찾기 중인 아이들

초보자라면 친절한 강습을,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의 완성을 볼 수 있는 곳이 이 곳이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완벽한 강습이 가능하다는 홋카이도 스키리조트. 눈 위에서 바람을 가르며 다시 한 번 활강할 수 있기를 바랄 뿐.

<취재협조 Hokkaido Snow Travel Expo 2012 후라노시 실행위원회, 인피티니 커뮤니케이션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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