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경북 영주를 여행하면 이런 재미가 있다.
뒷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에 동이 트고, 장독대 감나무로 마실 나온 새들의 지저귐에 눈을 뜬다. 곧 있으면 매미 소리가 귀청을 울릴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무섬마을 내성천을 가로지른 태극 모양의 외나무다리는 그윽한 풍경을 자아낸다. 선비촌의 만개한 배롱나무꽃은 일편단심(一片丹心)을 실천한 옛 선비들의 아름다운 삶을 떠올리게 하고, 울창한 솔숲 사이로 보이는 소수서원과 개울가 정자에선 금방이라도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휴가철이 닥치자 ‘어디로 갈까’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올 여름 여행코스를 유불(儒佛) 문화의 본고장' 영주로 잡아보자.
무섬마을과 소수서원, 선비촌 그리고 오는 9월 3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는 선비세상에서 선비처럼 먹고 입고 보고 배우며 선비정신을 체험하고, 부석사의 멋진 풍광을 가슴에 담아보자.
여름이 깊어가는 7월 중순(21~22일) 수도권 관광 전문기자 영주시 팸투어에 참가, ‘선비의 고장’ 영주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K-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
소수서원 인근에 터를잡은 '선비세상(SUNBEE WORLD)'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K-문화테마파크로 내·외국인이 조선의 선비처럼 먹고, 자고, 입고, 익히고, 즐김으로써 선비정신을 함양하며 K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성됐다.

선비세상은 96만㎡의 부지에 한옥,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 등 6개의 테마촌이 들어섰다.
선비세상은 오는 9월 3일 정식 개관에 앞서 오늘(30일)부터 8월 15일까지 사전 신청자 1일 1500명을 대상으로 주말 무료 관람을 실시한다.

선비의 숨결이 느껴지는 선비촌
선비촌은 영주 선비들이 실제로 살았던 생활공간을 그대로 복원한 장소로, 선비들의 정신을 담은 수신제가(修身齊家), 입신양명(立身揚名), 거무구안( 居無求安),우도불우빈(憂道不憂貧) 등 4가지 구역으로 조성됐다.



세월도 잠시 숨을 고르는 곳,부석사
부석사는 신라 시대 사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등재돼 있다. 부석사((浮石寺)라는 이름은 한문을 풀이하면 '공중에 뜬 돌'이란 뜻인데, 사찰을 창건한 통일신라시대 승려 의상대사(625~702)를 흠모하던 당나라 선묘 낭자와 얽힌 전설에서 유래했다.
내용인즉슨 "의상이 당나라에서 유학을 할 때, 그를 사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상은 '승려'의 신분이라 선묘의 연정을 거절하고 신라로 귀국하자 선묘는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되어 의상의 안전한 뱃길 귀국을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의상이 부석사를 지으려는 터가 도적떼들의 소굴(巢窟)이었던 탓에 어려움을 겪자 선묘가 큰 바윗돌(해설사에 의하면 1리, 즉 400미터 규모)로 변해 도적들 머리위를 떠다니며 위협을 가해 소굴에서 도적들을 쫓아냈다고 한다. 그 큰 바윗돌이 현재 부석사 뒤뜰에 놓여 있는데, 땅에서 살짝 떠 있어서 바위 밑으로 줄을 넣으면 통과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절 이름에 뜰 부(浮), 돌 석(石)을 써서 부석사라 했다고 한다.






고즈넉함이 살아 있는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350도를 돌아 흘러간다. 그리하여 마을 지형이 마치 물위 떠 있는 썸 같다해서 수도리(水島里)라고 불렸다. 한글로 하면 물섬마을인데 '발음이 어렵다보니 ㄹ이 탈락해 무섬마을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무섬마을은 풍수지리학상으로는 '매화 꽃이 피는 매화 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蓮花浮水)' 지형이라 해서 길지(吉地) 중의 길지로 꼽힌다.




선비의 품격 소수서원
우리나라 최초의 사약서워 조선 중종37년(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고려말 유학자이자 최초의 성리학자인 회헌 안양 선생을 기리고자 배운동 서원을 건립한데서 비롯됐다. 그후 퇴계 이황선생이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 조정에 건의'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