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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연보며 가을 감성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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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연보며 가을 감성 충전
  • 정하성 기자
  • 승인 2020.11.0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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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기 좋은 가을, 공연가 나들이에 나서보자. 코로나19로 움츠렸던 공연가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다채로운 공연 즐기며 코로나블로 날리며 활력을 되찾아보자. 

연극 ‘래러미 프로젝트: 십 년 후’

극단 북새통의 새로운 프로젝트 ‘플랜큐PlanQ’가, 지난해 8~9월 강남과 대학로에서 공연했던 ‘래러미 프로젝트(이하 ‘래러미’)’의 후속편인 ‘래러미 프로젝트: 십 년 후(이하 ’래러미 십 년 후’)’를 11월 5일부터 15일까지 연희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래러미: 십 년 후’는 1998년 미국 북서부 와이오밍주 래러미에서 젊은 남성 동성애자를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증오범죄로부터 10년이 흐른 뒤, 래러미 지역의 사람들이 이 증오범죄를 어떻게 기억하고, 변형된 기억을 통해 사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지역이 과연 변화했는지를 다시 한번 관찰하는 희곡이다.

이 희곡을 공동창작한 뉴욕 거점의 극단 텍토닉 씨어터 프로젝트는 1998년 사건 발생 직후부터 래러미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 사건의 당사자, 주변 주민들을 인터뷰하여 구성한 ‘래러미 프로젝트’를 2000년에 처음 무대화한 바 있다. 그리고 10년 후, 극단원들은 다시 한번 래러미를 찾아가, 10년 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들, 사건 당시 어린아이였던 젊은이 등을 인터뷰한다.

극단 북새통X플랜Q는 2017~18년 ‘래러미 프로젝트’와 ‘래러미: 십 년 후’를 각각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고, 2019년 가을 ‘래러미 프로젝트’를 본 공연화했다. 일 년 만에 다시 본 공연으로 관객에게 선보이는 ‘래러미: 십 년 후’가 지나간 미국의 사건이 되지 않도록 하고, 올바른 공연 창작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한국공연예술자치규약] 워크숍(진행: 전강희), [성소수자로 지역사회에서 살기](강사: 나영정 활동가), [성소수자와 기독교](강사: 임보라 목사)라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끝나지 않는 성소수자 자살과 코로나19 이태원 확산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불거진 성소수자 혐오, 여전히 답보 상태인 차별금지법 제정 등 ‘래러미: 십 년 후’와 2020년 현재의 한국 사회를 연결시키고자 한다.

지난해 ‘래러미 프로젝트’ 공연 당시, 현재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내용적 측면뿐 아니라, 그 질문을 심화시키는 재현하지 않는 연기, 드라마성을 배제한 무대와 객석배치, 조명 등으로 호평을 받은 남인우 연출과 여신동 시노그래퍼가 ‘래러미: 십 년 후’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만, ‘증오범죄’라는 사건이 발생하던 ‘래러미’와 사건으로부터 10년이 지나 모든 것이 흐릿해진 시간을 다루는 ‘래러미: 십 년 후’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연희예술극장의 자유로운 구조를 활용한다. 또한 지난해 ‘래러미’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그대로 참여하여 10년 후를 이어간다.

‘2020 아시아 연출가전’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가 주최·주관하는 ‘2020 아시아 연출가전’이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시아연출가전’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중국, 홍콩, 대만, 일본,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유수의 연출들과 상호 교류하며 차후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펼쳐지는 ‘2020 아시아 연출가전’는 중국과 이스라엘의 우수공연을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해외 연출가를 초빙하는 대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과 한중연극교류협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국내 공연단체의 낭독공연으로 선보이게 됐다. 관객들은 두 편의 이스라엘 희곡과 한 편의 중국 희곡 작품 총 세 편을 낭독 공연으로 만나게 되며, 국내 단체의 작품 한 편을 실연으로 만나게 될 예정이다.

특히, ‘2020 아시아 연출가전’은 국내 처음으로 이스라엘 연극계와 MOU를 통해 연극교류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낭독공연으로 11월 3일에는 한중연극교류협회의 추천 작품인 류진윈 작, 오수경 번역의 ‘개똥영감의 열반’이 공연되며, 창작집단 쵸크24(연출 장태준)가 제작을 맡았다. 4일에는 국내 초청예정이었던 Yoav Michaeli(요아브 미카엘리) 작, 이단비 번역의 ‘마지막 유태인의 아들’을 창작집단 지오(연출 황태선)가 선보인다. 5일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추천 작품인 Hanoch Levin(하노흐 레빈)의 신작 희곡, 이단비 번역의 ‘버거운 삶’을 극단 노마드(연출 김민경)가 공연한다. 마지막으로 11월 7일과 8일 양일간 한국 작품인 ‘오이디푸스’를 명품극단(연출 김원석)이 실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 윤우영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공연계 모두 위축된 상황이지만, 올해 열리는 아시아 연출가전이 새로운 컨셉과 도약의 시기로 2021년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있었니’

“고속화 급속성장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느 순간 앞선 세대와 시간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랜 시간 갈등과 진영논리, 수많은 사회적 문제에 눈감고 외면하며 그저 달려온 것은 아닌지. 역사와 시간의 격랑 속에 기억하지 못한 상처들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있었니’가 11월 19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10회 공연으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경기도의 자랑이자 자부심인 경기도극단이 손숙 배우와 함께 시대와 관객이 요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경기도극단 창작초연 신작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있었니’는 일상을 흔드는 분노와 갈등의 틈새, 허물어진 시간의 경계에서 딸을 찾아 헤매는 성연을 통해 “존재는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저물도록 너, 어디있었니’는 뿌리 깊은 현대사회의 갈등을 거침없고 직선적인 문제의식으로 다루어 연극계와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극작가 정복근의 창작 희곡이다.

또한 작품의 연출은 경기도극단 제11대 신임 예술감독 한태숙이 맡아 날카로운 시선과 폭발력 높은 무대 에너지로 스타일리쉬한 미장센을 선보인다. 여기에 매체를 넘나들며 무대 위에 존재만으로도 강렬함과 특유의 서정적 매력을 발산하는 손숙 배우가 함께 하여 오랜 시간 관극 갈증을 느끼던 관객들에게 상실과 분노, 저항하는 에너지를 빈틈없는 앙상블로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인싸이드(人-cide)’

극단 달팽이주파수의 연극 ‘인싸이드(人-cide)’가 오는  8일까지 대학로 씨어터쿰에서 공연된다.

한 여학생의 죽음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성이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보여주는 연극 ‘인싸이드(人-cide)’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장기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회색인간 프로젝트’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지난 2019년 공연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연극 ‘인싸이드(人-cide)’는 인간(人)과 살해(cide)를 재조합한 단어로 인격살해, 즉 인간성의 살해를 담고 있다. 관심에 목마른 세상. 그 뻔한 ‘좋아요’란 말이 애달픈 세상. 타인의 관심과 인정에 혈안이 된 오늘날의 이야기로, 한 소녀의 죽음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그 인간성은 어떻게 살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품이다.

공연의 연출가 이원재는 “관종이라는 단어는 이제 대다수가 자신도 그렇다고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소셜미디어 속의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와 실제의 나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마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 타인의 관심과 인정에만 기대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배우 김민경이 출연하며, 매 작품마다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공찬호, 김연철, 최정화를 비롯 이윤수, 송서린, 강일경, 임준호, 정인지, 김준표 등이 더블 캐스트로 출연하여 열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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