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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람이요?”.. 섬 이름이 독특해 끌리네!②...효자도·식도·개도·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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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람이요?”.. 섬 이름이 독특해 끌리네!②...효자도·식도·개도·여자도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20.06.1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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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이야기가 있는 섬⑮

여자도, 효자도, 식도, 개도…. 이름이 독특한 섬 찾아 떠나보자. 특이한 섬 이름은 호기심을
자극, 오래 기억하게 된다. 최근엔 독특한 이름을 살린 관광콘텐츠를 개발, 여행객 발길을 이끄는 섬들도 있다.

여수 개도
여수 개도

“‘개도’ 사람이요?”

개도(蓋島)는 여수 화정면 소속의 섬이다. 여수에서 “아저씨! 개도 사람이요?”라고 물어 “예”라고 대답하면 “예? 어떻게 개가 사람이 된답니까요?”라며 웃는다.

물론 이외에도 개도 국장(局長), 개도 막걸리 등등 개(犬)와 관련된 우스갯소리가 많다. 

개도의 개자는 인근에 작은 섬을 거느린다고 하여 덮을 개(蓋), 개도라고 했다. 또 하나의 유래는 서남쪽에 우뚝 서 있는 천제봉과 봉화산이 개의 두 귀가 쫑긋하게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천제봉 형상이 우산처럼 장엄하게 우뚝 솟아 솥뚜껑처럼 생겼다 해 덮개 개를 써 개도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섬 지명들의 상당수가 지형이나 어떤 형상을 보고 이름을 지은 것으로 유추해 보면, 오히려 섬 모양이 개 모양이어서 개도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1백 가구 정도가 사는 화산 마을에는 농협과 보건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삼거리에는 특이한 건물이 보이는데 ‘개도 주조장’이다. 여기에서 ‘개도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 오는 개도 막걸리는 수백 년 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개도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참전복과 개도 막걸리다. 화정면에는 많은 섬들이 있지만, 유독 개도 막걸리만이 화정면의 모든 섬들과 여수까지 진출하여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개도 사람들은 포천 막걸리에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위도 옆에 있는 ‘식도’

전북의 식도(食島)는 부안군 위도면에 속한 섬이다. ‘밥섬’이라고도 불리는데 고슴도치 모양의 위도 곁에 위치한 이 식도가 마치 고슴도치의 아가미 같은 형세를 가졌다 하여 붙여졌다.

부안 식도 마을 앞에 떠 있는 어선 모습
부안 식도 마을 앞에 떠 있는 어선 모습

‘밥섬’이라는 명칭이 ‘식도’로 개명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였다고 한다. 식도는 위도와 달리 아주 작은 섬이다. 격포에서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섬은 여객선으로 40여 분 소요된다. 

풍수지리로 보면 식도는 위도의 밥이라고 했다. 멸치잡이와 동시에 큰 어선들이 많아 근처 바다에서 어업 활동이 활발하다. 지금 식도의 경기는 위도보다 더 낫다고 한다. 위도 주민들은 방파제로 고슴도치의 입을 막아버렸기에 고슴도치가 밥을 먹지 못하니 식도에 재물이 쌓여 간다고 말한다.

‘여자도’는 순천만에 있는 섬

여자도(汝自島)는 여수에선 여자만, 순천에선 순천만이라 부르는 여자만의 중심에 위치한 섬이다. 여자만은 여수와 순천, 고흥 사이의 거대한 바다를 일컫는 이름이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순천만이라고도 한다. 여자도 바로 옆에는 송여자도가 있다. 

순천만 여자도
순천만 여자도

여자만 장어집은 서울 화곡동, 대전과 전주 등 전국의 여러 곳에 있다. 여자만 장어집이라고 하면 여자만 오라는 집인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 오해를 풀어주려고 ‘여자만 들어오는 집이냐구요? 아니에요. 남자들도 들어오세요’하고 여자만 장어집 입구에 쓰인 문구도 있단다. 그야말로 재치와 해학이 묻어난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사람이 여자만 장어집이 잘 되는 것을 보고 그 건너편에 남자만 장어집을 개업했다가 얼마 후에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여자도’ 하면 십중팔구 “여자가 어쩐다고……”를 떠올린다. 혹은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는 곳 등 꼭 남녀 성별로 구분하여 우스갯 소리를 지어내는 것이 남자들의 세계다. 

그러나 여자들이 많은 섬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것과는 연관이 없다. 여자도는 본래의 이름이 ‘넘자 섬’이다. 그러나 이것도 해석하기 나름이다. 

‘넘자’의 뜻을 풀어 한자로 표기하면서 ‘넘’과 ‘자’로 나누어서 먼저 ‘넘’은 남이란 뜻의 너 ‘汝’로 표기하고, 자는 스스로 ‘自’로 표기하여 여자(汝自)도라고 하게 되었다는 논리다. 즉 여자도(汝自島)는 공중에서 보면 ‘너 여(汝)’자 형이고, 육지와 거리가 너무나 멀어 모든 생활수단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의 ‘스스로 자(自)’자를 써 ‘여자도’라 부른다는 것이다.

지극한 효심 자극? 보령 ‘효자도’

충남 보령 소속의 효자도(孝子島)는 주 섬인 원산도와 500m, 안면도와는 1.9km 떨어져 있다. 주위에는 추도, 소도, 월도, 허육도 등이 있다. 효자도의 본래 이름은 ‘소자미(小慈味)’였다.

충남 보령 효자도 자갈밭
충남 보령 효자도 자갈밭

고기잡이 나갔다가 갑자기 불어 닥친 돌풍이나 폭풍으로 실종된 남편을 기리는 여인네의 정성이 소문으로 이어지고, 열녀 못지않게 효자 역시 많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불렸던 별칭 효자도가 그만 본래의 이름을 밀어낸 것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이런 내력도 있다. 옛날에 소(蘇) 모씨란 사람의 아들이 뒤늦게 아버지가 귀양살이 간 것을 알고 팔도강산을 구석구석 헤매고 다녔으나 아버지를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혹시 섬으로 귀양 갔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섬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아들은 아버지가 그 사이 다시 복직되어 태안 지방으로 발령 났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효성 지극한 아들이 전국 팔도강산을 돌아다니다가 가장 먼저 찾은 섬이라 해서 효자도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대체 효자가 얼마나 많기에 효자도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

충남 보령 효자도 최순혁 비-
충남 보령 효자도 최순혁비

주민들에게 농담 삼아 물어보니 이곳은 예로부터 효자들이 많아서 그런 이름이 생긴 것이라고 자랑을 했다. 실제로 이 섬에는 효자 최순혁씨를 기리기 위해 세워놓은 비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기아에 허덕이며 죽어가는 부친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도려내어 봉양했다는 인물이 바로 그였다.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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