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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이야기가 있는 미식 여행’ ①...강원도 시장 미(味)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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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이야기가 있는 미식 여행’ ①...강원도 시장 미(味)담
  • 글·사진 박상준 여행 작가 
  • 승인 2020.03.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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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특별한 추억 남기고 싶다면....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지역 고유의 푸짐하고 신선한 제철 음식을 만나러 가보자.  강원도 영월 메밀전병과 정선의 콧등치기, 충남 예산의 어죽, 전남 보성 벌교 꼬막과 장흥 매생이, 그리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통영 물메기의 미향을 음미해보자.

강원도 시장 미(味)담 ‘메밀전병·콧등치기’ 

시장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먹을거리다. 강원도 전통시장은 먹을거리의 재료가 지역의 삶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이나 영월서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은 정선 5일장 관광열차가 개통하며 오늘의 명성을 얻었다. 2015년부터는 정선아리랑열차(A-train)가 그 배턴을 잇고 있다. 매월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오일장은 변함없이 북적거리고, 상설시장은 여행의 목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정선아리랑시장 동문과 서문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메밀이야기’ ‘곤드레이야기’ ‘콧등치기이야기’ 등 먹자골목이 반긴다.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아리랑시장의 먹을거리는 재료가 지역을 말한다. 토양이 척박한 강원도는 논농사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메밀, 옥수수, 감자 등 구황작물이 꿋꿋하게 자랐다. 강원도 사람들은 메밀로 전병과 콧등치기를, 옥수수로 올챙이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먹은 음식이다.

재미난 이름 역시 사연이 있다. 콧등치기는 장국에 말아 먹는 메밀국수다. 막국수와 달리 면이 굵고 투박하다.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칠 만하다.

콧등치기
콧등치기 ⓒ 박상준 여행 작가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녹말을 묽게 반죽해서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린다. 찰기가 적으니 툭툭 끊어져 올챙이묵처럼 생겼다. 콧등치기나 올챙이국수는 술술 넘어간다. 급하게 허기를 채우고 서둘러 일터로 돌아가던 아우라지 떼몰이꾼과 민둥산 화전민의 뒷모습이,정선 사람들의 하루가 보이는 듯하다. 

수수부꾸미 박상준 촬영
수수부꾸미 ⓒ박상준 여행 작가

새로운 공간도 생겼다. 정선아리랑시장 골목 안쪽에 ‘청아랑몰’이 있다. 청춘과 아리랑을 합친 이름이다. 3층 컨테이너 건물은 1층 푸드 코트, 2층 액세서리 숍과 공방, 3층 펍(pub)으로 구성된다. 김밥이나 떡볶이 같은 분식에서 마카롱, 과실주, 수제 맥주까지 작지만 알차다.

 정선의 자연이 보고 싶다면 아리힐스-스카이워크가 좋다. 뱅뱅이재라고도 불리는 해발 583m 병방치 전망대에 길이 11m ‘U 자형’ 스카이워크를 설치했다. 강화유리 바닥 아래는 아찔한 절벽이고, 눈앞에 한반도 지형과 어우러진 동강이 압도한다.  

아리힐스-스카이워크  ⓒ박상준 여행 작가

아리랑브루어리는 영월과 가까운 신동읍에 있다. 맥주의 쓴맛을 폐광 지역 광원 이야기에 녹여냈다. 브랜드 이미지도 광원이다. 현재 수제 맥주 5종을 선보인다. 평일에 맥주 5종 시음이 포함된 양조장 견학 프로그램(약 20분 소요, 1만원)을 운영한다. 50석 규모 펍을 갖춰, 오후 햇살 아래 맥주 한잔 즐기며 쉬었다 갈 수 있다.

아리랑브루어리의 수제 맥주 5종 ⓒ박상준 여행 작가
아리랑브루어리의 수제 맥주 5종 ⓒ박상준 여행 작가

정선아리랑시장이 강원도 시장 음식 여행의 대표 주자라면, 영월서부시장은 떠오르는 강자다. 영월은 한동안 박물관 여행지로, 영화 ‘라디오 스타’ 촬영지로 불렸다.

근래에는 영월서부시장이 대세다. ‘라디오 스타’의 정서가 녹아든 소도시 시장이 ‘먹부림’으로 특화되며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영월시장 종합상가 쪽의 라디오스타 벽화_박상준 촬영
영월시장 종합상가 쪽의 라디오스타 벽화 ⓒ박상준 여행 작가

영월서부시장은 영월서부아침시장과 서부공설시장, 영월종합상가가 합쳐 한 시장을 이룬다. 1959년에 정식 허가를 받았으니 60년이 넘었다. 영월 사람에게 여전히 동네 시장이지만, 여행자에게는 ‘메밀전병의 성지’다.

밀전병 맛집은 영월서부아침시장 자리에 모여 있다. 농부들이 아침에 농산물을 팔고 돌아가서 아침시장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 자리에 메밀전병 맛집이 다닥다닥하다. 입구부터 메밀전병 부치는 냄새에 군침이 돈다. 자그마하게 내건 간판에는 ○○집, ○○분식 같은 상호가 메밀전만큼이나 정겹다.

영월서부시장 메밀전_박상준 촬영
영월서부시장 메밀전 ⓒ박상준 여행 작가

조금씩 다른 음식을 낸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메밀전병과 메밀부침개 맛집이다. 철판에 기름을 쓱 두르고 묽은 반죽을 얇게 부친 다음, 볶은 김치와 당면 등으로 만든 소를 얹어 둘둘 만다. 심심한 맛인데 한 점씩 먹다 보면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가게마다 전 부칠 때 쓰는 기름, 볶은 김치의 매운맛, 전의 두께와 색깔이 다르다.

영월서부시장의 메밀전병_박상준 촬영
영월서부시장의 메밀전병 ⓒ박상준 여행 작가

메밀전병과 더불어 영월서부시장 먹부림 양대 산맥의 하나는 닭강정이다. 메밀전병이 추억을 더해 은은한 맛을 빚는다면, 닭강정은 직설적이다. 매콤하고 달콤한 자극으로 매혹한다. 영월서부시장의 닭강정은 땅콩 가루를 넉넉히 묻혀 고소한 맛이 더하다. 시장 내 유명한 집들이 있는데, 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조금씩 다르다. 

영월서부시장 닭강정_박상준 촬영
영월서부시장 닭강정 ⓒ박상준 여행 작가

영월에 가면 동강사진박물관에 꼭 들러볼 일이다. 박물관은 2005년에 문을 열었지만, 2001년 사진 마을을 선포하며 시작된 영월의 사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이나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작 등을 전시한다.

동강사진박물관 전시실_박상준 촬영
동강사진박물관 전시실 ⓒ박상준 여행 작가

젊은달와이파크는 요즘 영월에서 주목 받는 예술 공간이다. 최옥영 작가가 술샘박물관을 개조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젊은달와이파크는 ‘영(young, 젊은)+월(月, 달)’에서 따온 이름이다. ‘붉은 대나무’ ‘목성’ 등 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롯해, 젊은 층이 공감할 만한 감각적인 요소가 많다. 젊은달와이파크 전체가 포토 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달와이파크의 붉은대나무_박상준 촬영
젊은달와이파크의 붉은대나무 ⓒ박상준 여행 작가
영월서부시장 입구_박상준 촬영
영월서부시장 입구 ⓒ박상준 여행 작가

찾아가기: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정선아리랑시장)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서부시장길(영월서부시장)

* 주변 볼거리  정선 / 아리랑박물관, 타임캡슐공원, 추억의박물관
                   영월 / 별마로천문대, 영월 장릉

 

<자료/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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