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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갯벌 장관과 소달구지가 이색적인 ‘서산 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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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갯벌 장관과 소달구지가 이색적인 ‘서산 웅도’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19.12.1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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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이야기가 있는 섬⑪‘모세의 기적’ 만나는 섬여행

바닷길이 열리면 이색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충남 서산시 대산읍 웅도리에 있는 섬 ‘웅도’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곰이 웅크리고 앉은 형태와 같다고 해서 ‘웅도’로 불리는 이 섬은 뭍에서 불과 700m밖에 떨어져 있지않아 육안으로 봐도 가깝다. 

웅도를 가려면 간조 때에는 도보로, 만조때에는 선박을 이용한다. 바다는 하루 두번, 서너 시간씩만 물길을 열어준다. 해안선 길이가 5㎞밖에 안 되는 작은 곳이지만, 물이 빠지면 광활하게 드러나는 갯벌이 장관이다.

멀리 펼쳐진 웅도 앞바다에는 드넓은 갯벌이 지평선을 이루고 있다. 썰물에 드러난 갯벌은 평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넓다.

바지락을 캐는 작업장은 갯벌 입구에서 2~3㎞쯤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다 보니 캐낸 바지락을 뭍으로 옮기는 것도 큰일이다. 어떻게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은 이 마을의 대표적 풍경이 됐다.

웅도는 갯벌 위로 소달구지 행렬이 이어지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낭만이 넘친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런 장면이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것은 주민들이 갯벌에서 채취한 굴을 소달구지에 싣고 오가기 때문에 생겼다.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춘 소달구지가 아직까지 명맥을 잇는 게 재미있다. 소달구지를 운송수단으로 요긴하게 쓰는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물때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아침 일찍 개펄로 바지락 캐러 가면 11시 정도에 소달구지가 마을로 돌아온다.

웅도 주민들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공동 작업을 통해 적당한 양을 생산하고, 바지락 채취가 끝나면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와 뻘 낙지잡이까지 한다. 이런 것들이 끝나면 비좁은 땅이지만 놀리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한편, 웅도는 조선시대 문신 김자점이 귀향길에 머물렀다는 섬인데, 김자점이 역적으로 몰려 이곳으로 귀향 오게 되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웅도 전경
웅도 전경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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