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 반해 스위스를 찾는 사람들. 4,000m급 알프스 봉우리, 초록물결 구릉지대, 목가적인 풍경의 산과 호수. 이처럼 오염되지 않고 맑고 깨끗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스위스 여행의 백미다. 순도 100% 이상 자연을 제대로 만나는 방법은 자연 속을 직접 걸어 보는 것이다. 특히 ‘하이킹 천국’이라는 스위스의 매력을 오롯하게
만나려면 걷기여행은 필수다.
스위스 하이킹 트레일은 총 64,000km 이상에 달하는데, 이는 지구 한 바퀴 반을 걷는 것 같은 거리다. 하이킹 트레일 따라 걸으며 다채로운 풍광 품은 자연이 주는 위안에 몸을 맡겨보자.
* 하이킹하며 와인 한잔 ‘샤프하우저란트’
험산 산보다는 초록빛 구릉지대 등 평온한 풍경 만끽하고 싶다면 스위스 북부의 ‘샤프하우저란트(Schaffhauserland)’가 제격이다. 초록빛 포도밭과 나무들이 빼곡한 언덕 숲, 1만 5천여년 전 형성된 ‘라인 폭포’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특히 이 곳은 수 세기동안 와인이 생산되던 곳으로, 하이킹 도중 로컬 와이너리에 들러 와인 한잔 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만끽할 수 있다.
하이킹은 보통 할라우(Hallau)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생모리츠(St. Moritz) 교회탑’에서 시작된다. 이 할라우 마을에서 하이킹 종착점인 샤프하우젠 마을까지 2일 정도 걸린다.
하이킹 길목 아름다운 언덕이 연달아 이어지는 ‘샤프하우저 란덴(Schaffhauser Randen)’, 꼬불꼬불한 트레일따라 올라가 널찍한 숲을 지나면 나오는 ‘지블링어 란덴투름(Siblinger Randenturm) 타워’ 등 볼거리가 이어진다. 특히 클레트가우(Klettgau) 전망에서는 마을과 퀼트 같이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든 들판의 기막힌 풍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라인강 강둑 따라 가다보면 아름다운 샤프하우젠 마을에 닿게 된다. 마을에 가까워
질수록 23m에 달하는 라인 폭포가 쏟아지며 나는 물소리가 귓속을 파고들며 하이
킹 여정의 끝을 알린다.
긴 하이킹이 부담스럽다면 46km의 ‘클레트가우-라인 트레일’만 선택해 걸어도 좋
다. 할라우의 와인 생산지에서 시작해 파노라마 트레일, 란덴 언덕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코스다.
샤프하우저란트의 최대 매력은 짙은 초록 빛을 발하는 포도밭 언덕의 평화로운 풍경이다. 와인 애호가들의 천국 ‘할라우’ 마을에선 포도밭 오두막 ‘래브휘위슬리(Räbhüüsli)’에서 잠시 쉬어가자. 이 지역 와인 생산자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나무 그늘 아래서 목을 축이며 좋은 와인 한 잔,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 구불구불 커브길 따라 ‘그로스 미텐’
중부 스위스에 있는 해발고도 1,898m의 산 ‘그로스 미텐(Gross Mythen)’은 아름다
운 일출과 다양한 야생 동물을 만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미텐 트레일 코스는 3km에 불과하지만, 출발점인 홀체그(Holzegg)에서부터 정상까지 46번의 구불구불한 커브길이 이어져 하이킹 시간은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미텐 하이킹의 압권은 ‘일출’이다. 산봉우리 위로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하늘을 오렌지와 붉은 색으로 물들이는데, 자연이 부린 마법같은 풍경에 숨이 멎을 듯 황홀하다.
그로스 미텐에서는 사냥이 금지돼 있고 야생 동물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어 하이킹 중 샤모아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산 정상에는 오두막 레스토랑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5~10월 일출부터 일몰까지 문을 여는 데, 이 곳의 명물인 미텐 너트(아몬드 크로아상)는 꼭 맛 봐야 한다. 매 계절마다 1만 2천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예전엔 사람이 직접 실어날았지만, 이제는 헬리콥터로 대량의 배송이 이루어진다.
또 산 정상에 세계 각국으로 발송되는 ‘우체통’이 있으니, 엽서를 부치며 하이킹 정상에 오른 그 순간의 기분을 나 또는 가까운 이들과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 TIP
스위스 하이킹 여행은 약 670여 개의 산악 열차 및 케이블카로 쉽게 이어갈 수 있다. 또 기차로 운반되는 ‘짐 운반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차역-기차역, 기차역-숙소, 숙소-숙소로 짐을 미리 보내고 두 손 가볍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스위스모빌리티(SwitzerlandMobility)를 통해 7개의 전국 트레일, 63개의 지역 트레일 등 다양한
하이킹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스위스정부관광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