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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덕순 교수 "지역축제 성공,‘진정한 지역민 참여’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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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덕순 교수 "지역축제 성공,‘진정한 지역민 참여’가 답"
  • 이덕순 원광보건대학 호텔관광 외식학부 교수
  • 승인 2016.06.15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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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과 행복감 심어줘 자발적 참여 유도해야

[투어코리아] 올해 상반기 축제는 5월을 중심으로 끝나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남은 많은 축제들은 주로 9~10월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이 시점에서 지역축제의 성공을 위한 지역주민의 축제참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지역축제의 성공 성패는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에 달렸다.
사실 축제의 개최와 운영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축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개최 조직, 개최지 지역사회, 스폰서, 미디어, 협력체, 개인 등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축제 관계자는 당연히 지역사회로, ‘지역주민’이다. 실제로 많은 축제관련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역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역민의 지역사랑을 위한 희생,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 손님맞이 환대정신으로 무장한 지역주민들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 이덕순 원광보건대학 호텔관광 외식학부 교수

축제 퍼레이드에 지역민 동원 바람직한가?

지역민들이 지역축제에 참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원봉사 활동’과 ‘지역 문화예술 단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즉, 지역축제 개막시점에 열리는 퍼레이드에서 축제 소재 및 주제 관련 복장을 하고 퍼레이드 행렬에 참가하는 것.

사실 예전에는 이런 퍼레이드에 동원됐던 대상은 주로 지역의 청소년들이었다. 아
마 중년 이상의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시절 지역축제 퍼레이드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 더 이상 학생들을 동원한 퍼레이드가 어려워졌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수능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들 동원에 학부모들이 반대했고, 교육청에서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 때문에 축제 현장의 지자체 축제 담당 공무원들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학생 동원이 어렵다 보니 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주민은 장·노년층이다. 청·중년층은 학교·직장생활로 퍼레이드 연습이 어렵다. 또한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들과 가까운 외국이나 타 지역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오래된 축제일수록, 어릴 적부터 보아왔던 지역축제는 큰 변화도 없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매력도 없고 관심도 없다. 차라리 다른 지역축제가 새롭고, 신생축제가 재미있다.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해 주말이나 휴일을 지역축제장에서 보내기 싫어한다.

결국, 지자체에서 지역주민들을 축제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더 이상 지역문화 발전이나 계승이라는 명분만으로는 지역민들을 동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참가비라는 명분으로 돈을 지불할 수도 없다. 그 대안으로 ‘~단체’, ‘~읍·면·동’ 지원금, 보조금, 자원봉사 활동비 등이 지급된다. 그리고 ‘식권’이 지급된다. 거의 모든 축제장에서 ‘식권’을 두고 ‘더 달라’, ‘없다’ 등으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이런 것이 과연 바람직한 주민의 축제 참여일까.

기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기꺼이 참여하고, 참여를 통한 자긍심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형식적이고 마지못해 참여하는 읍·면·동 주민들의 의무 참여는 한계가 있다.

그런면에서 지역축제에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단체들의 참여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축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계승 및 발전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지역 사회 단체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연습으로 축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안 된다.따라서 공개 모집을 통해 경쟁하고 사전 평가를 통해 ‘프로그램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프로그램 살펴보니

그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프로그램’ 참여를 살펴봤다. 우수한 공연으로 눈길을 끄는 곳도 있지만 대다수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의 프로그램은 외지 방문객은 물론 지역민들의 관람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관계자 및 참가자들의 친·인척 정도만이 관람한다.

문제는 한 번 지역축제에 참가한 단체들은 그 다음 해에 당연히 참가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품격을 높이기 보다 단순히 축제 지원금 또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다.

만일 축제 방문객의 호응이 좋지 않아 제외시키면 축제담당 공무원은 공·사적 압력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다시 참가시키게 된다. 당연히 축제 프로그램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내 수많은 단체들에게 보조금을 나누어 줄 만큼 지역축제 예산은 충분한 것일까. 그리고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일까...

축제 참가 부스 수익금, ‘갈등의 불씨’ 되기도

게다가 지역 내 ‘~협회’, ‘~회’, ‘~읍, 면, 동’ 등 각종 단체들이 축제 부스를 설치, 운영해 수익금을 가져가기도 한다. 명목은 불우이웃 돕기, 어려운 학생 장학금 지급 등 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부스 운영에 작게는 몇 백만 원부터 몇 천만 원 까지 보조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 후 일부 단체들이 회식, 야유회, 수고비 등으로 소비, 지역민 사이에 오히려 갈등의 문제가 발생되기도 한다.

자원봉사자의 ‘무성의’ 지역 이미지 반감시켜

축제 자원봉사 활동도 지역민 축제 참여형태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니 자원봉사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역 축제를 방문한 외지인들에게 지역 및 지역축제를 알리고 지역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꺼운 마음이 아닌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은 오히려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피곤한 모습, 퉁명스런 말투, 미소 없는 표정 등은 지역 이미지도 반감시킨다.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은 봉사활동 점수획득을 위한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또 장년층들의 봉사활동의 경우 유니폼을 착용하고 각종 축제 편의만을 누리며 실질적인 봉사활동은 미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자원봉사자 수가 많다고 자원봉사활동이 잘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여기저기서 보이기는 하나, 축제 프로그램 및 운영시간, 진행 공간 등에 대한 정확한 숙지 없이 활동하다 보니 축제 평가 설문지에 축제장 ‘안내·해설’ 항목에 대한 만족 점도가 낮게 나타난다.

특히 축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자원봉사자 부스에서 음식을 펼쳐놓고 삼삼오오 환담을 즐기는 것이다. 그럴 행태를 보이려면 차라리 집에서 머물거나 일반 축제 방문객이 되어야 한다.

식권이나 유료 시설 및 축제장 출입에 대한 편리성 혜택은 우선적으로 누리려하고, 정작 외지 축제 방문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른 곳에 부탁하라는 말만 하는 자원봉사자는 오히려 지역축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축제 자원봉사 발대식에서 축제장 자원봉사의 특성 및 중요성에 대한 사전 교육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자발적·주도적 지역 문화 예술 발전 및 계승 노력만이 ‘지역축제 성장’

지역의 문화 예술을 누가 계승하고 누가 발전시킬까? 외지 전문가일까? 당연히 지역 주민이다. 그런 지역주민들이 지역문화예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고 그 결과를 1년에 한 번 지역을 찾는 외지 방문객들에게 발표하고 자랑하는 자리가 지역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고, 오직 해당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자발적,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동기부여를 어떻게 할 지는 축제 담당자들이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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