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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제일명산 ‘노산’, 바람은 거셌고 산세는 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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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제일명산 ‘노산’, 바람은 거셌고 산세는 험했다!
  • 조성란 기자
  • 승인 2015.06.23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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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전망대

[투어코리아] 노산 한국길은 천지순화에서 출발, 너래반석-큰바위 전망대-코브라 바위-마당반석-숲길-영기봉(1,080m)을 거쳐 다시 천지순화로 돌아오는 6시간의 산행 코스다.

천지순화 광장에서 계단 길 따라 10~15분 오르니 샛길이 나왔다. 산람방화 요원이 지키며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샛길을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노산 산행이 시작된다.

 

아직은 등산초보인 기자는 ‘험할 노(嶗)’자의 노산을 오르면서도 다소 태평했다. 중국의 18,000km 해안선의 산중에서 유일하게 해발 1,000m가 넘는데다 해발 500m가 넘는 봉우리가 28개나 된다는 소리를 듣고도 ‘구선산(九仙山 주셴산 550m) 한국길’처럼 한 고비만 넘기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그러나 3시간 코스의 구선산과는 레벨이 달랐다. 아무것도 모른 채 용감하게 나섰던 산행은 6시간 내내 부들부들 흔들리는 다리와 턱 밑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소리로 채워졌다. 2~3번의 산행이 가져온 이유 없는 자신감은 여지없이 와장창 무너졌다.

노산이 쉽지 않은 산임을 그 이름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노산에 많은 백성들을 보냈는데. 그때마다 백성들이 힘들어해 산 이름에 ‘嶗(험할 노)’자가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니 말이다.

자연이 빚은 조각 기암봉들

산행은 초반부터 힘겨웠다. 그래도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서 일거라고 30분 정도만 지나면 괜찮아 질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던 것이 정상에 오를 때까지 계속됐다. 흙길과 바위 길, 한 사람씩 줄지어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가파른 숲길이 20분 정도 이어졌다.

헐떡거리는 숨을 내쉬며 내려다보니 출발지였던 천지순화와 병풍처럼 둘러쌓고 있는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잠깐 숨을 돌린 뒤 걷기 시작하니, 봄의 시작을 알리듯 군데군데 이름 모를 노란꽃과 분홍 진달래꽃이 피어 등산객들을 반긴다.

 

샛길로 들어서 산행을 시작한지 30분 정도 지나니 커다란 바위 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암괴석의 웅대함과 주변의 절경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아니나 다를까. ‘우와~’‘우와~’ 감탄사가 여기저기 쏟아졌다.

능선에 오르면서 그야말로 집채 만한 바위가 한 가운데 올라앉은 너래반석이 나온다. 너래반석에 앉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산이어서 일까. 바람이 장난 아니다. 바람 소리로 기를 죽이더니 쌀쌀하기까지 하다.

큰 바위 전망대에서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기암봉들의 장관을 감상하고 있다.

신선들의 기(氣) 서린 듯 기암괴석의 황홀한 하모니!
너래반석을 지나 숲길을 잠시 지나면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 앞을 다퉈 곳곳에 전망대를 이룬 큰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큰 바위 전망대에 서면 멀리 노산 능선의 바위 줄기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환상적인 장관을 선사한다.

이 멋진 풍광은 힘겨웠던 산행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했고 멋졌다. 숨 막히도록 설레는 이곳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덜덜 떨리는 손과 다리를 움직여 바위 위로 기어 올라가봤다.

몸무게가 조금만 가볍다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광풍(狂風)이 사정없이 온 몸을 두드린다. 두려움과 거친 바람도 이 곳의 빼어난 절경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러나 아직 정상까지는 멀었고 언제까지 머물 수는 없는 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큰바위 전망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큰바위 전망대에서 얼마 가지 않아 코브라 바위가 나타났다. 코브라 뱀 머리를 꼭 닮은 ‘코브라 바위’는 노산의 상징과 같은 곳으로, 코브라 바위 사진 한 것이면 ‘노산’을 바로 떠올리는 곳이다. 코브라 바위와 함께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멋진 장관을 선사한다.

힘겨운 순간들을 보상해주려는 듯 중간 중간 멋진 풍경을 선물하는 전망대가 이어진다. 코브라 바위를 지나 절벽의 병풍바위를 조망 할 수 있는 병풍바위 조망대, 뾰쪽하게 솟은 천다정을 조망할 수 있는 천다정 조망대를 차례로 나타났다.

코브라 바위

이후 숲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넓은 마당반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시락을 먹기 안성맞춤인 평평한 바위에서 꿀 같은 식사를 즐겼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한국길 개통식 행사와 산행에 어느새 2시가 넘어 있었다. 한식 도시락도 입맛에 맞았지만 그 보다도 훌륭한 ‘시장’이라는 반찬에 달디 단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너른반석 위에서 절경을 눈에 담으며 먹는 식사는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물고기 세마리가 승천하는 듯한 기암봉

식사 후 다같이 다시 정상 영기봉을 향해 산행에 나섰다. 좀 평탄한 길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그저 바람일뿐 큰 바위 위를 오를 수 있도록 나무 사다리가 놓인 길 등 거친 숲길, 바위길이 이어져 식사로 충전된 기운이 다시금 바닥을 기었다.

커다란 바위를 지날 수 있도록 나무 사다리가 놓여져 있다.

분명 마당반석에서 다시 모두 같이 출발했지만 어느새 발걸음은 더뎌지며 점차 쳐지기 시작, 일행들과의 거리도 점점 벌어졌다. 그리고 찾아온 고요. 신선이 머문다는 노산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사라지고, 바람소리와 이름 모를 새소리가 찾아들었다. 다소 조바심도 들었지만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봄이 아닌지라 앙상한 나뭇가지에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녹음방초의 계절에 찾는다면 얼마나 더 멋진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었을까’ 하는.

바위 길들이 이어져 쳐진 발걸음. 그러나 이내 조금은 걷기 수월한 흙길이 이어져 조금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 정상이지만, 군사지역인 탓에 이 곳까진 갈 수 없다.

눈 앞에 정상이 이정표인양 계속 보여 금방이라도 닿을 듯 했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돌 계단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상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 왔다.

정상 영기봉

조망 확 트인 ‘영기봉’ 폭발적인 매력 발산!
노산의 실제 최고봉은 거봉(1,133m)이지만, 군사 시설로 접근이 불가. 때문에 거봉 옆에 있는 영기봉(1,080m)이 산행의 정점이다. 하늘과 땅의 영기가 모인다는 영기봉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진 풍광이 파로나마처럼 펼쳐진다.

 

영기봉이 선사하는 조망은 노산의 폭발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흔히 스타들이 기대 이상의 대활약을 하거나 매력을 들어낼 때 ‘포텐 터져’라고 표현할 때의 느낌이랄까.

하늘과 바다, 거대한기암괴석, 그리고 정자 ‘육합정’이 한데 어우러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빼어난 조망미를 선사한다. ‘해산제일명산’이라는 별칭이 허명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정상 영기봉

청나라 강유위가 “노산에 오르니 기암괴석이 온산 가득 파도처럼 넘실거린다”고 말한 것처럼 정말 온산 가득 멋진 바위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바다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노산의 기암 괴석들의 장관은 장쾌하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다리 ‘선천교(先天橋)’도 시선을 끈다. 선천교 아래로 일선천 협곡이 있고, 선천교 옆에는 노산의 경치에 반해 도사들도 낮에는 움직이는 구름사이로 경치 감상을 하고 저녁에는 누워서 바둑을 뒀다는 정자 ‘육합정(六合亭)’이 놓여져 있다.

선천교
이승과 저승을 오간다는 '선천교'를 걷널때면 하늘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이다.  

이 순간의 감동이 잊혀 질까 카메라에 담아보지만, 그 매력까지 담기에는 역부족. 조금이라도 더 노산의 매력을 담아 보려고 동영상으로도 담아본다. 바람이 거세 케이블카가 운영되지 않아 계단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천지순화에서 5시에 마지막 버스가 떠난다고 해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장장 1시간에 거쳐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길로 내려오다 보니 ‘천하제일 해상명산 노산(天下第一海上名山 嶗山) ’이란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눈에 띤다.

바위 위에 천하제일 해상명산 노산(天下第一海上名山 嶗山)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노산의 여운을 음미하며 계단 길을 내려오는 데 ‘떠나는 발걸음의 아쉬움을 드러내듯’ 빗방울이 한두 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일상을 벗어난 하루의 산행은 ‘힐링’ 그 자체였다.

영기봉 바로 아래에 조망을 즐기며 쉴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다.
▲ 하산길은 계단길이 끝없이 이어져있다. 계단길을 따라 한 시간정도 내려가야 천지순화에 닿을 수 있다.

<취재협조 산악투어(www.sanak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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