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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과도기의 도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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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과도기의 도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4.08.13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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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투어코리아=문지연 기자] 여행지로서 루마니아는 그리 친숙한 나라는 아니다. 루마니아라는 나라 역시 동유럽의 어디쯤으로 떠올릴 뿐 정확한 위치를 짚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나라 이름 네 글자를 떠올릴 때 스치는 기억이라면 체조 요정 코마네치, 독재자 차우셰스쿠 정도.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자면 아마도 ‘드라큘라’쯤 될 것이다.

‘철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사회주의 국가에서 체제 붕괴 뒤 경제적 혼란을 딛고 도약 중인 루마니아. 그 중에서도 중심부인 수도 부쿠레슈티를 들여다봤다.

▲부쿠레슈티 시내

 

루마니아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은 체조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덕분이었다. 1976년7월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10점 만점의 대기록을 쏘아올린 가녀린 체구의 14세 소녀 코마네치. 그의 이름 앞에는 ‘루마니아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따라 붙었다.

루마니아는 체조 요정이 사는 나라인 동시에 무자비한 독재자가 지배하는 공포의 국가였다.

20년 넘는 철권통치와 혈세 낭비로 국민을 궁핍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고 반정부 시위를 유혈진압하다 결국에는 처형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지배하는 폭거의 땅이었다. 한 가지를 더하자면 드라큘라의 모델로 알려진 블라드 체페슈가 살던 지역이란 것 정도였다.

루마니아는 그만큼 생소했고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다. 동유럽 여행지 목록에서 루마니아의 심장부인 수도 부쿠레슈티를 가보면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김일성 주석궁을 보고 감동해 지은 인민궁전. 미국 펜타곤 다음으로 크다. 공사기간 5년, 동원된 건축가 700명, 노동자 2만 명이란 기록을 세운 인민궁전 건설에는 국가 예산 30%가 쓰였다. 덕분에 국민은 배를 곯아야 했다.

 

인민을 삼킨 ‘인민궁전’과 ‘샹젤리제’
부쿠레슈티를 찾은 관광객이 꼭 한번 들러보는 곳이 인민궁전이다. 차우셰스쿠가 북한 김일성 주석궁을 보고 감동해 지은 곳으로 미국 펜타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정부 부처 건물이다.

건물은 1984년부터 짓기 시작해 차우셰스쿠가 1989년 처형될 때까지 5년 동안이나 지어졌다. 이 기간 700명의 건축가가 동원됐으며 2만 명의 노동자들이 교대해가며 24시간 일했다.

차우셰스쿠는 인민궁전을 통해 사회주의의 건재와 우월함을 과시하려 했다. 국가 예산의 30%를 쏟아 부었을 정도다. 그의 야욕으로 빚은 궁전은 곧 국민의 고혈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이 공사를 위해 부쿠레슈티의 유적지 20%를 무차별로 파괴했다.

인민궁전에 벽돌 하나를 쌓는 만큼 빚의 크기는 늘었고 차우셰스쿠는 이 빚을 갚으려 루마니아 땅에서 키운 농산품 등을 대부분 수출했다. 덕분에 국민들은 배를 곯아야만 했다.

궁전의 겉은 투박한 느낌이다. 반면 내부는 차우셰스쿠의 사치스러움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지상 12층, 지하 8층으로 이뤄진 건물에는 1100개의 방이 들어서 있다.

▲차우셰스쿠의 사치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장소로 평가되는 인민궁전은 내부.인민궁전 내부 천장에 붙은 샹들리에만 480개에 달한다. 좌측 상단 사진은 인민궁전의 형태를 그려 넣은 내부 바닥.

 

여권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실내에 발을 들이자마자 시선을 끄는 것은 천장에 붙은 샹들리에다. 엄청난 크기의 샹들리에는 가는 곳마다 화려한 빛을 뿜어댄다.

그 수만 480개에 달할 정도. 하얀색 대리석이 뿜는 견고함 또한 시선을 잡아끈다. 그밖에도 크리스털과 청동, 거울 등 온갖 장식품이 실내를 번쩍 번쩍 환하게 불태운다. 이 같은 장식품 하나하나에 배곯은 국민의 땀과 피가 배어있다고 하니 그것을 바라보는 내내 마음 한 편이 씁쓸하기만 하다.

인민궁전 바깥쪽에는 ‘샹젤리제 거리’가 있다. 수십 개는 족히 넘을 것 같은 나무들이 일렬로 정렬된 거리다. 차우셰스쿠가 프랑스 파리처럼 만들기 위해 지은 거리로 이것을 짓기 위해 그는 역사가 녹아 있는 구시가지를 마구 파괴했다고 한다.

샹젤리제 거리 양옆으로는 당시 공산당 간부들이 살던 호화로운 집들이 들어서 있다.

▲인민궁전 바깥쪽에 펼쳐진 '샹젤리제 거리'. 차우셰스쿠가 프랑스 파리처럼 만들기 위해 지은 거리다. 구시가지를 마구 파괴한 뒤 세웠다. 거리 양옆으로는 당시 공산당 간부들이 살던 호화로운 집들이 들어서 있다.

 

여행 TIP
루마니아는 치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 특히 기차역에는 위협적인 집시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부쿠레슈티를 기차로 오가는 과정에서 자주 들렀던 ‘북역’은 집시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역에 도착했을 때 실제로 남루한 차림의 집시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혹여 그들이 에워쌀까 봐 조금은 겁이 났던 것도 사실.

실제 느닷없이 한두 명이 다가와 매서운 눈으로 돈을 요구해 깜짝 놀랐었다. 다행히 별 탈은 없었지만 다소 공격적인 분위기가 감돌았음을 결코 부인할 수가 없다.

기차역에서 강도와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이들의 사연도 왕왕 들었었다. 특히 해가 떨어진 뒤에는 기차역 이용을 삼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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