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9:09 (금)
‘유교문화의 산실’ 안동서 전통문화 체험
상태바
‘유교문화의 산실’ 안동서 전통문화 체험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0.08.03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년의 역사 속으로 떠나는 문화여행

전통문화와 청정 자연이 살아 숨쉬는 안동. 그곳에 발을 들이면 조상의 숨결과 문화향기 가득한 역사의 속삭임들이 아련하게 전해져 온다. 고가(古家) 처마 끝에 매달린 낡은 풍경(風磬)에서, 제 몸을 사르고 사그라져가는 장작불에서, 그리고 텃밭을 일구는 아낙의 거친 손길에서조차 우리는 점차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틋하게 피어난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풍경들. 그 유구한 역사와 문화재 산적한 안동에서 선인들의 삶의 흔적들을 찾아 시간여행을 떠나 본다.


참된 인간의 삶 교육, 도산서원

안동에서 봉화 방향의 35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소담스레 안동호를 내려다보는 도산서원(사적 제170호)이 두 눈에 살포시 잠긴다. 조선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된 이 서원은 대 학자인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서원의 입구 오른쪽에 ‘석간대’ 라는 바위로 된 언덕이 눈에 들어오는 데 그 바위에는 퇴계 선생이 지은 시가 새겨져 있다.

“그대 떠나가니 이봄 누구와 더불어 놀고 새 울고 꽃은 떨어지니 물만 홀로 흐르네 이 아침 물

가에서 그대를 보내오니 훗날 그리워 만나려면 물가로 다시 오리라” 선생의 애뜻한 마음이 담긴 이 시는 제자이자 친구처럼 여긴 귀암 이정을 떠나보내면서 읊은 시중에 한 귀절을 바위에 새겨둔 것이다.

서원 주차장에서 50미터 안쪽으로 들어가면 입구 안내판 옆쪽에 '추로지향'이라는 기념비가 눈에 들어오는 데 “중국의 맹자, 공자가 살았던 곳과 같이 안동은 예절과 학문이 빼어난 곳이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공자의 77세손인 공덕성 박사가 도산서원을 찾아와 사당을 참배한 뒤 전교당에 적혀있는 원규를 보고 500년 전의 선생의 가르침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적은 글이다.

전교당(보물 제210호)의 현판은 조선 시대 4대 명필로 손꼽히는 한호(韓濩·한석봉)가 썼다고 전해지는데, 힘 있는 필체가 예스런 멋이 느껴진다. 이황 선생의 위패를 모신 상덕사(보물 제211호)와 제자들이 기숙하던 농운정사, 도산서당, 유물전시관, 선비문화수련원 또한 유교문화 교육의 장으로서 그 가치를 발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앞둔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은 태백 황지에서 발원해 부산까지 1,300리를 흘러가는 낙동강 물이 마을을 한 바퀴 감싸고 휘돌아 흐르는 독특한 지형을 하고 있는 마을로서 물 하(河)자에 돌 회(回)자를 써서 하회라 한다. 하회마을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마을을 찾기 보다는 하회마을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부용대에 오르는

게 먼저다. 64m 절벽의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은 풍수 지리적으로 왜 명당으로 불리는지를 직감할 수 있다.

하회마을의 지형을 일컬어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고 한다. 하회마을의 지형 자체가 물위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 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또한 물건을 가득 싣고 막 출항하는 배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해서 행주형(行舟形)이라고도 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강거(江居)의 제일은 평양이요 계승의 제일은 하회'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또한 하회는 삼남의 4대 길지 중의 하나로 안동의 도산, 봉화의 닭실, 안동의 천전과 함께 땅의 기운이 좋아 후손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 땅으로 이름나 있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년 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곳이며, 현재에도 마을 사람의 75%가 풍산 류씨들이다.

마을은 화산, 원지산,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 쳐 있고 마을 앞 낙동강변에는 부용대가 벌벽을 이루고 그 밑으로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마을 안쪽에는 조선시대 다양한 양식의 살림집들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솟을대문을 세운 거대한 규모의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주일재, 하동고택 등의 양반가옥인 기와집과 서민가옥인 초가집들이 길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하회마을은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으며, 7월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탈 전시장 하회세계탈박물관

하회마을 입구에 있는 ‘하회세계탈박물관'은 하회동탈박물관의 새 이름이다.

안동시와 하회동탈박물관이 13억 원을 들여 기존 콘크리트 건물을 전통한옥 모양으로 개축해 하회마을과 분위기가 어울리도록 했다.

1전시실에서는 한국, 2전시실에서는 중국, 3전시실에서는 아시아, 4전시실에서는 남태평양 연안국과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등 60개국의 전통 탈 9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체험교실에서는 탈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어머니 품 같은 고가(古家)의 매력

아름다운 기와의 곡선, 마루를 밟는 느낌, 여유롭게 흘러가는 구름. 안동의 고가(古家)에 앉으면 기품 있

는 풍경화 한 점을 선물 받을 수 있다.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답게 한 문중을 대표하는 종가, 재사, 정자 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옛집에는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그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의 고건축은 자연을 배려한 멋이 있는 건축물이다. 자연을 흩트려 그 곳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새소리, 밤이 되면 적막하기까지 한 고요,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경관. 고가(古家) 자체가 한 점의 풍경화가 된다.

안동시는 이러한 고가를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즐기는 고택체험관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안동지역 내 고가체험이 가능한 곳은 약 100여 곳.

여름이면 모깃불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군밤을 먹는 재미가 관광객들을 추억과 낭만으로 빠져들게 한다.



(참 좋은 관광정보 투어코리아 2010년 07월호, Tour Korea)

<저작권자(c)투어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카오플러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초이스
투어코리아 SNS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