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8 18:27 (목)
냉동고 없는 횟집, 18년째 성황 중~
상태바
냉동고 없는 횟집, 18년째 성황 중~
  • 박승화 기자
  • 승인 2010.07.0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아있는 우럭이 통째로, 그 맛이 일품이네!

햇볕이 부서지는 파도 위에 점잖게 누워있는 외딴 섬 하나. 섬을 닮은 파도는 잔잔하기 그지 없다. 파도에 비친 유월은 아름답기만 하다. 무창포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앉으니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끝없어 보이는 평화로움이다.

평화로움에 잠시 배가 주린 것을 잊고 있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지난해 문을 연 무창포수산물시장 바로 옆에 보이는 허름한 회집 하나가 눈에 띤다. 이렇다 할 간판 하나 걸려있지 않는 곳이기에 번듯한 회집들로 가득한 무창포에서 더더욱 ‘튀는’ 곳이 아닌가 싶다.


‘야경횟집(대표 김진국·김순금 부부, 041-936-3518)’이 허름한 게 매력인 이 집의 이름이란다. 겉보기엔 이래도 안으로 100여 명 정도는 너끈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는 게 신기하다. 가게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데 김순금 대표에 따르면 어느덧 18년 동안이나 한자리를 지켜온 무창포의 터줏대감이란다.

넓은 홀을 들여다보니 자리를 잡고 앉은 이들 대부분이 ‘우럭매운탕(3만 원)’을 먹고 있다. 한참 광어가 제철인 지금, 자연산 회가 아닌 우럭매운탕을 먹는 모습에 “점심 때 인근 직장인들이 여기까지 매운탕 드시러 오세요”라고 설명하는 김 대표. “자연산 회도 물론 맛있지만 살아있는 자연산 우럭을 바로 잡아 끓이는 매운탕의 맛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라고 덧붙인다.

큼지막하게 썰어넣은 무와 아무렇게나 뿌려댄 듯한 고춧가루가 물과 함께 펄펄 끓여지는 동안 김순금 대표는 수조에서 뛰어놀던 싱싱한 우럭 한 마리를 낼름 잡아 손질한다. 그리곤 이내 냄비 속으로 풍덩, 별다른 조미료나 육수 등은 넣지 않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야경횟집에서 사용되는 생선, 어패류 등은 인근 어부들과, 그밖의 채소는 농민들과의 직거래를 통해 공수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럭, 광어, 주꾸미 등은 물론 작은 풀 한 포기마저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좋은 재료 덕분인가. 우럭매운탕에는 별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창포 앞바다를 닮은 넓고 깊은 맛이 난다.

주방을 살짝 들여다보니, 음식점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 바로 냉동고. 세상 어느 천지의 음식점에 물건을 보관해야할 냉동고가 없단 말인가. 이에 김순금 대표는 “우리는 무조건 살아있는 생물만 취급하기 때문에 냉동고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모든 재료는 살아있는 것들만 사용하고 간혹 죽어버린 생선 등은 바로바로 우리가 찌개를 끓여먹거나 동네 주민들에게 나눠줘버린다”는 김 대표.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의 원가, 마진 등을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그녀의 굳은 심지가 야경회집을 찾는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의 비결인가 보다.

맛집Tip
날을 잘못 맞춰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지도 모른다. 흘러온 세월만큼의 단골손님들이 많기 때문. 무창포해수욕장 내 회집 중 대다수가 타지에서 흘러들어온 이주민인 데 반해 야경회집(보령시 웅천읍 관당리 888-60) 김순금·김진국 부부는 무창포 토박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무창포를 아끼는 마음이 남다르다. “무창포에서 나오는 싱싱한 해산물로 맛있게 요리해 대접하는 것이 무창포를 홍보하는 일”이라는 부부. 많은 사람들에게 무창포를 알리기 위해 이들은 맛으로 승부한다. 게다가 광어, 우럭, 오징어 회, 꽃게탕·찜(각각 3~5만 원) 등 가격까지 저렴해 한번 온 이들 모두를 무창포 단골로 만들어버린다.

(참 좋은 관광정보 투어코리아 2010년 06월호, Tour Korea)

<저작권자(c)투어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카오플러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초이스
투어코리아 SNS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