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여행에서 소설 <태백산맥>을 빼놓을 수 없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가 ‘벌교’이기 때문이다.
벌교에서는 일제강점기에서 6.25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기, 근현대사의 옛 흔적과 소설 <태백산맥>의 이야기를 비교하며 둘러보는 묘미가 남다르다.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을 따라 걸으면 ‘옛 보성여관’을 포함해 현부자네 집, 소화의 집, 옛 벌교교회, 부용교(소화다리), 철다리, 벌교역,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제226호), 홍교, 김범우의 집(현 임봉열 가옥), 중도방죽까지 소설 속에 나오는 주 무대를 모두 볼 수 있다.
또 태백산맥문학관에서는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초안1만6,500매의 육필원고를 비롯해 159건 719점의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문학관 전망대에 오르면 벌교읍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레트로 감성 물씬 ‘옛 보성여관’
벌교읍내를 뚜벅뚜벅 걸어 돌아본다. 곳곳에 일본식 가옥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 등록문화제 제132호인 ‘옛 보성여관’도 있다. 그곳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남도여관으로 등장했던 곳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시절, 벌교는 보성·고흥·순천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또 내륙과 직결되는 포구가 있어 수탈을 위한 식민지 포구로 개발되면서 상업이 발전했다.
이렇듯 벌교가 번화가인 덕에 일본인들이 많이 드나들었고 숙소도 호황이었다. 당시 ‘옛 보성여관’은 5성급 호텔을 방불케 할 정도의 규모였단다.

지금은 보성녹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7동의 숙박동, 다양한 문화체험 할 수 있는 소극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래된 옛 목조건물의 운치를 카페에 앉아 즐길 수 있다.
나무 창살이 큰 창문이 매력적인 창가 자리에 앉아본다. 밖을 내다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운이 깊게 다가온다. 2층 다다미방은 근대식 여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곳에선 보성 판소리, 태백산맥을 소재로 한 연극, 민족음악가 채동선 선생의 곡을 연주하는 실내악 등 감성공연을 즐길 수 있다. 녹차화장품 만들기, 연자방 공예 등 체험교실도 운영된다.

#돈이 쏟아진다! 대박 인증샷 재미 ‘구 벌교금융조합’
붉은 벽돌의 전형적인 일본식 관공서 건물인 ‘구 벌교금융조합’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농어민에게 돈을 빌려주고 토지를 빼앗아 소작농으로 전락시키며 식민지 경제를 장악했던 곳이다.

소설 속에서 아버지인 송기묵이 금융조합장으로 등장하는데, 그에 대해 “금융조합이라는 것이 결국은 돈 장사이고 보면 그의 이재 솜씨는 멋 부리는 것보다 한 수가 더 앞질러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라고 표현했다. 대부업으로 수탈했던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지금은 전시관으로 사용 중인데, 새로운 화폐를 도입한 조선시대 조선통보, 한국 최고의 화폐 고려시대 고려전 등 벌교금융조합의 역사와 한국 화폐사에 대한 전시를 볼 수 있다.

이 곳에선 재미난 인증샷도 남길 수 있다. 특히 새해 ‘대박의 꿈’을 담아 5만권 지폐가 쏟아지는 금고에서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려보는 건 어떨까.
또 ‘추억부자 포토존’에서 화폐에 자신의 얼굴이 박힌 사진을 찍어보는 이색 재미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