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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향으로 물드는 ‘슬로시티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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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향으로 물드는 ‘슬로시티 제천'
  • 김초희 기자
  • 승인 2022.12.1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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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싱그러운 초록 향으로 기억해주세요.
제천 측백나무 숲
제천 측백나무 숲

기어코 12월은 찾아오고, 또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
미묘한 표정으로 달력의 끝자락을 만지고 있는 손길을 거두고,
운동화 끝을 단단히 메고 일어서자.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12월만큼은 깨끗한 초록 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겨울햇살을 머금고 천천히 걷다보면,
흔들리는 공기를 타고 초록의 싱그러운 향이 파고든다.
은은한 향이 온 몸을 감싸는 순간에는 시간도 잠시 쉬어간다.
묵직하게 내 딛었 던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순간 인생의 미열도 내려간다.
짙은 슬픔도 결국은 작은 기쁨과 소소한 즐거움들로 옅어진다.
그렇게 또 살아간다.
12월의 기억을 초록 향으로 채워 줄
측백나무가 가득한 제천행 티켓을 손에 쥐고 떠나자. 

제천 측백나무숲
(좌)제천 측백나무숲, (우)자드락 6길

#측백나무 숲에서 찾은 ‘힐링’

혼자서 사색하기 좋고, 사랑하는 이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도 좋은 숲이 있다. 폭신한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겨울바람을 타고 상쾌한 측백나무 향이 은은히 퍼지는 곳인데, 바로 충청북도 제천에 있는 측백나무 숲길이다. 

눈길이 머물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제천, 특히 시간도 잠지 쉬어간다는 슬로시티 수산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이다. 여유로이 걸으며 시간을 음미하고, 흩어진 생각조각들을 모으고, 몽롱해진 정신을 깨우기 위한 장소로도 이만한 곳이 없다. 

제천 측백나무숲
제천 측백나무숲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롯하게 자연을 즐기거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기에도 좋다.

이 뿐인가. 측백 향을 꺼내두고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도 가득하다. 측백나무 숲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향기를 남긴다. 

제천 측백나무숲
제천 측백나무숲

#겨울 햇살 머금고 번지는 측백나무 향 

우리나라에 있는 자생 측백나무 숲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산면 측백나무 숲은 걷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60년 이상 된 4,5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며 한 겨울에도 뼛속까지 상쾌한 향을 전한다. 자신만의 보폭과 속도로 여유로이 걷다보면 측백나무 향에 정신이 맑아진다. 

측백나무숲
측백나무숲

옥순봉생태공원에서 측백나무 숲 전망대까지 1.9km 남짓 이어진 숲길은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측백나무 향 따라 걷다보면 숲길 중간 중간 나무의자와 명상쉼터 같은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잠시 쉬어 가며 슬로시티의 느릿한 자연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명상하기 좋은 곳’, ‘측백 열매 관찰하기 좋은 곳’ 등으로 구분된 숲길 구간들은 아이들과 온전히 숲에 집중하며 생태체험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측백나무체험장
측백나무체험장

생기가 가득한 계절에는 약초, 버섯을 비롯해 측백나무숲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새매 등 각종 동·식물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종점인 두무산 중턱 명상 쉼터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측백나무 품에 안겨 바라본 풍경과 숲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이 곳에서는 멀리 수산리의 풍경까지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숲길은 총 600m 코스로, 40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측백나무체험장
측백숲길 안내판

걷기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측백나무 숲 전망대에서 등산로를 따라 두무산 정상까지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야 하지만 성인이라 면 걸을 만하다. 형제봉, 독수리바위, 호랑이굴을 지나면 두무산 전망대에 가까워진다. 발품을 들인 만큼 두무산 전망대에서는 옥순봉을 비롯해 청풍호의 수려한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두무산 전망대는 제천이 자랑하는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이 지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신선들도 쉬어갈 만큼 빼어난 장관 때문일까. 잔잔하게 올라오는 측백나무 향 때문일까. 코끝이 간질간질 해지더니 어느새 마음도 일렁인다.

‘기도’라는 꽃말을 가진 측백나무를 바라보며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기다려본다.

제천 측백나무숲
제천 측백나무숲

#체험으로 기억하는 측백나무

측백나무 숲을 걸으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면,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즐거움을 채우고 건강지수도 높여보자. 

무덤 속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쫓아낸다고 해 예로부터 왕의 무덤 옆에 심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은 측백나무는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나무와 같은 수종으로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또 지혈과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고 폐결핵, 고혈압 등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측백숲명상체험
측백숲명상체험

이처럼 건강에도 좋은 측백나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인 ‘측백숲으로’가 옥순봉생태공원에 마련돼 있다.

묵은 피로를 날리고 싶다면 측백 오일 족욕을 추천한다. 동의보감에도 나온 구수한 측백나무 잎차를 마시며 도자기로 즐기는 족욕은 지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선사한다. 

측백스파족욕
측백오일족욕

측백나무 향을 조금 더 오래두고 간직하고 싶다면 측백나무 오일을 이용한 천연비누와 천연샴푸, 천연스프레이 만들기도 좋다. 건강을 챙기면서 맑은 향기로 즐거웠던 여행의 추억을 수시로 꺼내볼 수 있다. 

국궁장에서 진행되는 전통 활쏘기 체험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기 만점 프로그램이다. 시위를 떠난 살이 20m 전방의 과녁을 명중시킬 때의 짜릿함은 직접 느껴봐야 한다. 전통활쏘기 체험비용은 10발에 3천원, 20발에 5천원이다. 과녁 정중앙을 명중시키면 기념품도 제공한다니 도전해보자. 

활쏘기 체험
활쏘기 체험

우드버닝서도 12월에 더욱 의미가 있는 체험활동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앞서 마음을 다지는 문구를 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굳이 거창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의 기분이나 생각을 글로 혹은 그림을 그려도 재미있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며 여행의 즐거움을 남겨보자.

측백숲 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측백숲으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측백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
측백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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