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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볼 만한 파주 양조장 ‘산머루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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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볼 만한 파주 양조장 ‘산머루농원’
  • 글·사진 김응구 기자
  • 승인 2020.07.08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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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산머루농원
파주 산머루농원

산머루농원은 한국와인의 자랑이다. ‘대한민국 와인 1세대’, ‘머루주 면허 1호’… 산머루농원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수식어다. 1995년 와인제조공장을 설립하고 2년 후인 1997년 9월 첫 머루와인을 선보였으니 꼭 22년이 됐다. 

서부건(徐孚件·42) 대표는 “머루로 와인을 만든 건 대한민국에서 산머루농원이 처음”이라며 “이후 함양, 무주 등에 묘목을 공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대표 와인은 ‘머루 드 서’

산머루농원의 부지는 대략 3만3000㎡(1만평) 규모. 와인제조공장, 와인터널, 체험시설 등이 들어서 있는데, 머루농장까지 더하면 5만㎡(1만5000평)가 넘는다. 2004년 지은 와인터널에는 빈티지가 좋은 해였던 2006년산 머루와인이 가득 자리하고 있다.
 
대표 와인은 ‘머루 드 서’ 드라이와 스위트. 머루와인은 머루 드 서 외에도 ‘도로시(Dorothy)’가 있다. 머루 드 서(meoru de Seo)는 ‘서가네가 만든 머루’라는 뜻이다. 발음대로 ‘머루 드세오(요)’라고 읽을 줄 안다면서 대표가 당신의 재치에 박수를 쳐줄 것이다.
 
산머루농원은 현재 머루와인 외에도 머루잼 등 20여 가지의 생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산머루농원
산머루농원

* 거듭된 머루 재배 실패 쓴 맛 뚫고 머루와인 생산까지

산머루농원의 시작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부건 대표의 아버지 서우석(73)씨는 지금의 자리에서 염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근처 감악산에 매일같이 염소들을 끌고 올라가 방목(放牧)했는데, 어느 날 내려오는 길 바위 밑에 머루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봤다. 신기한 나머지 그걸 그대로 옮겨다. 심었지만 한 송이도 결실을 얻지 못했다.
 
당시 농업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수나무가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 마디로 수분수(水分樹)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 전문가는 자신이 개발한 개량 머루를 심어볼 것을 권했다.  서씨는 1500주(株)를 가져와 약 5000㎡(1500평) 공간에 그대로 심었다. 그게 1980년의 일이다.
 
5년 후,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당시 영하 27도까지 내려갔던 기온 탓에 다 얼어 죽고 겨우 5주만 살아남았다. 갈림길에 섰다. 포기할 것인지 다시 시작할지.
 
결국 재기해보기로 맘먹고 그때부터 머루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번식방법과 재배방법을 터득하고 나니 비로소 야생머루는 내 편이 돼 주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제법 경험까지 더해져 머루를 분양하기까지 했다. 
산머루농원
산머루농원

서부건 대표에게 포도와 머루의 재배방식에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전체적으로는 비슷해요. 하지만 차이는 분명히 있죠. 일단 머루는 거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야생성이기 강하기 때문이죠. 병해충에도 상당히 강해요. 포도는 1년에 10번 이상은 농약을 줘요. 반면, 머루는 농약을 많이 줘봐야 1년에 3~5번 정도예요.”

서 대표는 머루는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일교차가 큰 곳이나 무주 같은 산 쪽 지역이 좋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체험’에 집중, 외국 관광객 유치 한몫

산머루농원은 일찍이 체험사업에 집중했다. 2009년에 지금의 체험시설을 만들었으니 혜안이 보통이 아니다. 체험시설에서는 머루와인, 머루쨈, 초콜릿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서우석씨도 처음 머루와인을 만들었을 때 “앞으로 일반 유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손님을 끌어들이는 영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머루농원
산머루농원
서 대표는 그 방향성에 동의했고, 하나둘 준비해오다 2009년 체험시설을 오픈했다.
 
처음엔 국내 손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곧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무척 심했기 때문이다. 봄가을이나 공휴일, 긴 연휴를 빼곤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곧바로 외국인 관광객에 눈을 돌렸고, 2013년부터 국내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모객 영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 2014년부터 늘기 시작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5년 6만명 방문을 달성했다. 그중 대만사람이 ⅔를 차지한다. 그는 지금도 1년에 4번은 대만을 방문, 여행사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눈도장’ 찍는다.
산머루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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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윗배우니길 4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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