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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이름이 독특해 끌리네! ①인천ㆍ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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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이름이 독특해 끌리네! ①인천ㆍ완도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20.06.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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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이야기가 있는 섬⑮
완도 생일도 용출리 갯돌해변 일출 /사진-완도군
완도 생일도 용출리 갯돌해변 일출 /사진-완도군

우리나라엔 3천 352개에 달하는 섬이 있어 섬여행을 즐기기 좋다. 푸른 바다와 하늘, 녹음이 어우러져 기막히게 멋진 풍광에 한적한 여유까지 만끽할 수 있어 더욱 각광 받는 ‘섬 여행’.

그중 유독 끌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이름이 독특한 섬들이다. 생일도, 아차도, 여자도, 효자도, 식도…. 특이한 섬 이름은 호기심을 자극, 오래 기억하게 된다. 최근엔 독특한 이름을 살린 관광콘텐츠를 개발, 여행객 발길을 이끄는 섬들도 있다.

생일 축하 하기에 딱! ‘완도 생일도’

전남 완도군에 ‘생일도(生日島)’라는 곳이 있다. 8백여 명이 사는 이 섬에는 백운산과 금곡 해수욕장을 낀 동백숲이 있으며, 갯돌밭이 장관이다. 관계자들이 ‘생일’을 주제로 다양한 체류형
여행코스를 계발하고 있는데 생일 섬길, 생일도 밥상, 생일도 상징 케이크 조형물 등이 유명하다.

국내 최대 규모 생일케이크 조형물 / 사진-완도군
국내 최대 규모 생일케이크 조형물 / 사진-완도군

여객선을 타고 서성항에 내리면 여객선 부두 물양장에 높이 5.8m, 폭 2.7m, 3단 원형의 국내최대 규모의 초대형 생일 케이크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대합실 옥상 낡은 케이크 조형물을 철거하고, 최근 새롭고 설치됐는데, 케이크 상단 촛불은 밤이면 불까지 들어와 축하 이벤트의 묘미를 더한다. 케이크에 설치된 스위치를 누르면 다양한 생일 축하 음악까지 흘러나온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라면 축하받기 딱 좋은 여행지다.

생일도 서성항
생일도 서성항

완도 자지도·항문도·당사도

완도군 소안면 당사도(唐寺島)는 한때 ‘자지도’, ‘항문도’ 등 사람 몸의 두 배설기관의 지명으로 불린 곳이다. 어감이 좋지 않아 섬 이름이 바뀌고 또 바뀌었다. 지금도 뱃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지도(者只島)’라 불리는데, 섬 모양새가 ‘다만 지(只)’자와 비슷하다 해서 생겨났다고 한다.  

항문도(港門島)는 을사늑약 이후 일제가 소안도 맹선리에 소규모 군항을 구축하고 ‘항구의 문’이라고 해 불렸다가 해방이 되고 ‘자지도’란 이름을 되찾았다. 그러나 어감이 좋지 않아 1980년대 들어와 당사도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완도 소안면 당사도
완도 소안면 당사도

당사도라는 이름이 바뀌게 된 사연도 기가 막힌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다. 그때 선거가 있었는데 개표상황을 보고하게 됐단다. 그런데 ‘새파란 처자’의 입에서 ‘자지몇 %’를 계속 해서 올렸더란다. 차라리 ‘리(里)’라도 붙여 ‘자지리 몇 %’ 식으로 했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계속 ‘자지 몇 %’라고 표현하는 바람에 그 방송을 듣고 있던 자지도 섬사람들이 노발대발하여 그 새파란 처자를 해고했다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 이후 명칭이 당사도로 바뀌었다. 

당사도는 임철우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그 섬에 가고 싶다’(1993년)가 촬영됐던 곳이다. 섬 주민 모두가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했다. 가장 많은 뭍 사람들이 한꺼번에 섬에 들어왔던 그 때, 잠 잘 곳이 없어 섬 주민들은 자신의 집 방 한 칸을 내줬다고 한다.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등록문화재 제731호) /사진-완도군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등록문화재 제731호) /사진-완도군

전략적으로 중요한 인천 ‘말도’ 

말도(唜島)는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볼음리에 속한 섬이다. 아주 먼 옛날, 관할 관청에 보고할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늦어 꾸지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끝 말(末)자에 꾸짖을 질(叱)자를 붙여 말도가 됐다. 말도는 휴전선 코밑에 자리 잡은 손바닥만 한 곳이다. 북한 땅의 연백평야와는 불과 5km이다. 

바다를 사이에 둔 말도는 서해5도인 백령도를 중심으로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과 함께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말도에는 정기여객선이 다니지 않는다. 서도면 주민센터로 연락해 행정선을 얻어 타는 수밖에 없다. 군부대에 출입 승인을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해야 한다.

인천 말도
인천 말도

아차 하는 순간! 인천 ‘아차도’

아차도(阿此島)는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아차도리에 속한 섬으로, 30명 정도가 산다. 어미 섬인 ‘주문도’에 붙어 있다가 천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하는 도중 임신한 여자를 보고 아차 하는 순간에 바다로 떨어져 그대로 하나의 섬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주민들은 갯벌에 나가 굴을 캐고, 바지락을 채취한다. 특히 소라가 많아서 물이 많이 빠지면 그냥 건져 올린다. 자연이 주는 최대의 선물이지만 2시간 정도면 물이 들어오는 바람에 여지없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해수욕장 하나 없고 볼거리가 없기에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인천 아차도
인천 아차도

인천 대청도의 ‘사탄’?

인천 대청도에서 가장 높은 사당고개(143m)를 넘어야 사탄동(沙灘洞) 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다. 힘들게 고개를 오르면 사탄동 해수욕장의 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인천 대청도 미아해변
인천 대청도 미아해변

1㎞ 정도 고운 모래가 깔려 있고, 주변에는 수백 그루의 적송이 있다. 해변은 아주 아름답고 한적한 명소이다. 이 해변의 천연기념물 제66호 동백나무 자생지는 우리나라에서 동백이 자랄 수 있는 최북단이어서 의미가 크다.

사탄동이라는 이름도 참 독특하다. ‘사탄’(沙灘)이라는 말은 어감이 좋지 못하기에 오래도록 기억된다. 사탄은 ‘모래여울’이라는 뜻으로, 모래가 바람에 실려 아름다운 곡선을 이룬 여울이라고 한다. 여행자마다 의아해하는 이 이름에 대해 눈치챘는지 명칭을 ‘모래울’로 바꿨다. 

사탄동 해안보다는 모래울 해안이 낫지 않은가. 기독교의 교회만큼은 ‘사탄’이란 이름을 쓰지 않고 실로암교회란 명칭을 쓰고 있다. 그러나 천주교의 사탄동 공소는 그대로 있다.

인천 대청 모래울해변
인천 대청 모래울해변
인천 사탄동 해변(모래울해변)
인천 사탄동 해변(모래울해변)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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