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이집트 여행에서는 피라미드 투어만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카이로 시내에도 엄청 볼거리가 많은 동네가 바로 이집트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시가지, 올드 카이로를 가면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와 모스크를 모두 만날 수 있다. 교회와 모스크라…오늘날에는 서로 물어뜯고 배타적인 이 양극단의 종교가 그 시작은 한 곳에서, 함께였다니. 아이러니하면서도 동시에 모든 걸 말해주는 듯 하다.

카이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시타델의 위풍당당한 모스크를 비롯해 헤롯왕으로 부터 아기 예수와 마리아가 3개월간 피신하였다고 알려진 ‘예수피난교회’와 지지하는 바닥 없이 성벽 위에 지어진 공중교회 등 지면 관계상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지만 사실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자면 반나절로는 부족한 오랜 역사의 현장이 올드 카이로에 모여 있었다.

그 중에서도 ‘모카탐 동굴교회’는 꼭 한번 가봐야할 곳. 사진상으로 봐서는 그저 멋진 건축의 교회일뿐이지만 이곳에 진동하는 악취를 맡는 순간 감동이 더해진다.
국민의 80퍼센트 이상이 무슬림인 대표적 이슬람 국가 이집트에는 콥트교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소수 살고 있는데 정부의 엄청난 핍박과 기독교 말살 정책으로 카이로 구석에 모여 도시의 모든 쓰레기를 분리 수거, 이를 판 돈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사는 동네의 이름은 쓰레기 마을. 이 교회는 쓰레기 마을의 한가운데 산 속 동굴에 위치해 있었다. 신앙을 지켜내기 위해 동굴에 숨어들어 예배를 지냈고, 그렇게 동굴 교회가 세워졌다고.
둘러보는 내내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모처럼 오감이 충만해졌던 기억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