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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물 따라 서정이 흐르는 진주~하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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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물 따라 서정이 흐르는 진주~하동길!
  • 이정화 여행작가
  • 승인 2011.09.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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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이정화 여행작가]경남 진주와 하동을 단숨에 잇는 가장 빠른 길은 남해고속도로다.

속도와 효율을 생각한다면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는 이 편리한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둘러가는 2번 국도에 굳이 눈길을 주는 건 그 길에 서정과 여유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을 기점으로 목포와 광양을 거쳐 경남 하동, 사천, 진주, 창원,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는 대부분 왕복 4차로 이상의 고속화도로다.


이 가운데 신안군 구간, 하동읍~사천시 곤명면 구간 등 일부 도로가 호젓한 왕복 2차로라 그 맛이 각별하다. 길은 경전선 철로와도 거의 나란히 달린다.

▲진주성/이정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서진주 I.C를 빠져나오면 10분 거리에 진주성이 있다. 임진왜란 때 진주 목사 김시민이 왜군을 대파한 진주대첩의 현장이다. 1593년 왜군과의 2차 전쟁에서 최후까지 격렬히 저항했던 곳이기도 하다.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품에 안고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굽어보며 묵묵히 서 있는 성은 진주의 상징이고 진주 시민의 자랑이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성을 거닐고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촉석루/이정화
진주성 안에는 촉석루와 의암, 김시민장군 동상, 국립진주박물관이 있다. 영남 제일의 누각으로 꼽히는 촉석루는 고려 고종 28년(1241)에 창건해 임란 중에는 진주성을 방어하는 지휘본부로 쓰였고,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60년에 복원했다.


토요일 오후에 성을 찾는다면 촉석루에서 두 시부터 한 시간가량 펼쳐지는 상설공연을 기다려 보자. 진주검무, 한량무, 진주교방굿거리춤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촉석루 아래로 내려가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몸을 던져 충절을 다했다는 ‘의암’을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자.

▲진주박물관 전경/이정화
촉석루와 의암을 둘러본 후에는 국립진주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은 <공간사옥> <올림픽주경기장> <경동교회>를 설계한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고(故) 김수근 선생 작품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낮게 지은 건물은 진주성 전체 경관 속에 자연스럽게 섞이고 녹아든다.


사람과 주변 환경에 대한 배려를 건축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던 선생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1984년 개관 당시에는 선사와 가야 유물을 주로 전시했으나 1998년에 임진왜란을 주제로 한 역사박물관으로 재개관했다.

진주성에서 역사와 건축, 산책과 휴식을 마음껏 즐긴 후엔 진주 별미인 냉면이나 비빔밥으로 출출한 속을 달랜다. 예부터 이북에 평양냉면이 있었다면, 이남에선 진주냉면이 손꼽혔다. 메밀로 면을 만든다는 것 말고는 두 지역 냉면 사이에 공통점이 없다.


쇠고기 육수와 동치미를 쓰는 평양냉면과 달리 진주냉면은 해산물로만 육수를 내며, 푸짐하다 못해 묵직한 고명이 올라간다. 쇠고기를 달걀에 묻혀 지진 육전이 들어가는 것도 독특하다. 숙채와 육회를 올리고 선짓국을 곁들여 먹는 진주비빔밥은 전주비빔밥에 비해 소박하고 담백하다.


▲하동공원에서 바라본 섬진강과 광양군 다압면/이정화
길은 다시 서부경남권의 유일한 인공호수인 진양호로 이어진다. 1970년 남강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진양호는 덕유산에서 발원한 경호강과 지리산에서 시작된 덕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이 일품인데, 맑은 날 해질녘 전망대에 오르면 호수 위에 붉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아찔한 풍경을 만난다.


▲진양호 노을/이정화
진양호 노을은 진주8경 중 하나다. 호수 주변에는 남강댐물홍보관, 동물원, 어린이공원, 호텔 등 휴게공간과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진주를 벗어나 사천시 곤명면에 들어선 후 58번 지방도로로 슬쩍빠져 5킬로미터 가량 가면 봉명산 다솔사에 이른다. 신라 지증왕 때 창건된 다솔사는 자장율사, 의상대사, 도선국사가 수행 정진했던 곳으로 전한다.

▲다솔사 전경/이정화
다솔사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 만해 한용운과 소설가 김동리도 있다. 만해는 이곳에서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했고, 김동리는 단편 ‘등신불’을 썼다.


적멸보궁 안에는 드물게 와불상을 모셨다. 부처가 열반에 들기 직전의 모습이다. 김동리 선생이 경남지역 청년들을 모아놓고 야학수업을 했다는 대양루, 적멸보궁 뒤 부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 만해가 머물렀던 응진전, <등신불>이 탄생한 안심료까지 찬찬히 둘러본다.

▲다솔사 적멸보궁 와불/이정화
지리산을 오른편에 두고 하동으로 넘어오면 북천면 직전리다. 매년 9월 말이면 코스모스·메밀축제가 펼쳐지는 곳이다. 여행 시기를 못 맞추더라도 북천역은 한번쯤 들러 보자. 대단한 볼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고즈넉한 풍경이 어여쁘고 애틋해서다.


▲북천면 직진마을 벽화/이정화
경전선 열차가 상하행선 각각 하루 다섯 번씩 오가는 간이역은 코스모스의 고장답게 온통 분홍빛으로 꽃단장을 했다. 9월말에서 10월이면 선로 주변은 코스모스가 지천이다. 열차가 지나가는 직전마을 어귀에 가득한 귀여운 벽화가 웃음을 머금게 만든다.

이제 길은 횡천면과 적량면을 거쳐 2번 국도 진주~하동 여행의 종착지인 하동읍에 다다른다. 하동읍에서 쉬어갈 곳은 천연기념물 제455호인 하동송림 그리고 섬진강과 하동읍을 내려다보는 하동공원이다.


하동공원과 송림은 서로 마주보고 있다. 하동공원엔 크고 작은 정자와 솔숲광장, 산책로,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다. 맑은 날 공원에 오르면 하동읍뿐만 아니라 섬진강 건너 전남 광양시 다압면까지 훤히 보인다.


▲하동송림/이정화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 때 강바람과 모랫바람을 막으려고 조성한 소나무숲인데, 지금은 멋진 노송숲이 되어 하동 사람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주고 있다.


섬진강 백사장을 곁에 두고 산책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울창한 솔숲에서 낮잠 한숨 청하기에도 그만이다.


송림이 끝나는 곳엔 경전선 섬진강철교가 지나고, 강 건너편은 전라도 광양 땅이다. 2번 국도는 섬진강을 건너 광양으로 이어진다.


<당일 여행코스>
진주성(국립진주박물관, 촉석루, 의암)→진양호→다솔사→하동송림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진주성(국립진주박물관, 촉석루, 의암)→진양호
둘째날 : 다솔사→북천역→하동송림→하동공원→최참판댁→쌍계사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진주시청 문화관광 http://tour.jinju.go.kr
-하동군청 문화관광 http://tour.hadong.go.kr
-국립진주박물관 http://jinju.museum.go.kr
-다솔사 www.dasolsa.co.kr

○ 문의전화
-진주시청 문화관광과 055)749-5086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7
-진양호 공원관리사무소 055)749-2510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 서울역-진주, 1일 1회 운행(무궁화호), 6시간 50분 소요
* 문의 : 한국철도공사 1544-7788, www.korail.com
[ 버스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진주, 15~70분 간격 운행, 3시간 5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하동, 2시간 간격 1일 8회 운행, 3시간 50분 소요
[ 항공 ] 김포-사천(진주)공항, 1일 2회 운항, 55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대전고속도로-서진주 I.C
진주역 사거리-하동, 산청/경찰서/진주성 방면으로 우측 2번 국도

○ 숙박정보
-동방관광호텔 : 진주시 옥봉동, 055)743-0131,
http://hoteldongbang.com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 진주시 판문동, 055)746-3734~5, www.asiahotel.co.kr
-롯데모텔 : 진주시 옥봉동, 055)741-4888(관광공사 인증 굿스테이)
-쉬어가는 누각 : 하동군 화개면 용강리, 055)884-0151

○ 축제 및 행사 정보
-진주남강유등축제 : 매년 10월 1일~12일(12일간), www.yudeung.com
-화개장터벚꽃축제 : 매년 4월, 055)883-5715
-하동야생차문화축제 : 매년 5월 초, http://festival.hadong.go.kr
-북천 코스모스·메밀축제 : 2011년 9월 17일~10월 3일(17일간),
055)880-6341
-토지문학제 : 매년 10월 중(2일간), 055)880-2363
-이병주국제문학제 : 매년 9월 중순(2일간), www.narim.or.kr,
055)882-2354

○ 주변 볼거리 : 물문화관, 진주향교, 경상남도수목원, 남악서원(이상 진주), 쌍계사, 칠불사, 화개장터, 최참판댁, 청학동, 삼성궁, 백련리도요지, 평사리공원, 지리산국립공원(이상 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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