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발자취 따라 섬 여행...소년 인권유린 슬픈 역사 서린 ‘선감도’

[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이야기가 있는 섬⑨ 글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l승인2019.10.10l수정2019.10.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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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하면 짙푸른 바다와 하얀 포말, 푸른 하늘 등 비경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아름다운 절경 품은 섬에는 의외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숱한 역사를 품고 있다.

일제강점기 소년들의 수용시설이 있었던 ‘선감도’, 지주를 등에 업고 소작인들의 삶을 옥죄었던 ‘암태도’ 등등 크고 작은 사건들 속 당시 민중의 삶은 어떠했을까. 역사를 되짚어보며 만나는 섬 여행으로 가을의 문을 열어보자.

▲ 선감도 항공 사진

소년 인권유린 슬픈 역사 서린 ‘선감도’

대부도 속에 있는 섬 ‘선감도’. 경기도 안산에서 서남쪽으로 25㎞, 대부도에서 동쪽으로 32㎞ 지점에 있는 이 섬에는 일제강점기에 문제의 선감학원(仙甘學園)이 있었다.

선감학원은 소년들의 수용시설로, 인권유린의 참혹한 역사가 자행됐던 곳이다. 일제가 불량소년들을 교화시킨다는 명분의 감화원(感化院)을 세우면서 비극의 서막이 태동됐다.

그 시작은 1924년 10월 함경남도 영흥에 영흥학교(永興學校)를, 1938년 10월 전라남도 목포 고하도에도 목포학원을 세운데 이어 1942년 안산의 선감도에 선감학원을 세운 것이다.

사실 일제 말기 수탈로 인해 몰락하는 농민이 늘어나고 이들은 도시의 빈민으로 전락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거리에서 걸식하는 숫자도 점차 늘어만 갔다. 이런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려던 조선총독부는 주민 400여 명을 강제로 다른 곳에 이주시킨 후 선감학원을 설치하고, 1942년 4월 200명의 소년을 수용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선감학원의 수용 시설도 매우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외부와 접촉할 수 없는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인권 유린’ 사태가 발생했다.

소년들은 자급자족이란 명분 아래 교관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으면서 군대식으로 강제노역을 당했다. 일부는 고문과 학대, 노역에 시달리다가 탈출했지만 갯벌에 빠지고 밀물과 거센 조류에 휩쓸려 죽기도 했다.

소년들은 구타와 굶주림으로 영양실조와 병을 앓았으며, 굶주림에 못이겨 멋모르고 독버섯을 먹고 죽는 등 많은 어린 소년들이 희생됐다. 그렇게 희생된 어린 생명들은 비석 하나 없는 선감원 시설 인근 야산에 매장됐다. 현재 정확한 기록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약 3백여 명의 시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참혹한 상황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소설 ‘아! 선감도(1989년)’가 발간되면서 부터다. 이 소설은 당시 선감원 부원장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2년간 선감도에서 생활했던 이하라 히로미츠가 당시 소년들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하고 쓴 소설이다.

일제말기 세워진 이 시설은 해방 이후 1946년 2월 경기도로 이관됐고, 1954년 새로운 건물을 지은 다음 부랑아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변모돼 1982년 제5공화국 초기까지 40년간 운영됐다.

당시 생존자들 중에 일부는 자기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이곳을 쳐다보기도 싫다고 하다가도 이곳을 가끔씩 방문한다.

한편 2014년 5월 29일에 선감학원 희생자 위령비가 경기창작센터 안에 조성됐다.
최근에는 안산시 단원구 선감로 77-9에 ‘선감역사박물관’이 조촐하게 문을 열었다. 박물관 2층 유리문에 적힌 선감학원 교가는 이렇다. 가사의 내용은 반어적 표현이 대부분인 것 같아 그래서 더욱 슬프다.

바닷가 자갈돌도 우리하고 놀고요
푸른 하늘 별들도 우리하고 놀아요
아끼고 사랑하자 우리들의 동무들
정다웁게 잘 자라자 선감학원 형제들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글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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