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네오로만티카의 첫 번째 기항지인 사카이미나토(境港市)에 첫 발을 내린 순간 엔돌핀이 돈다. 요즘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너무도 청명한 하늘과 온화한 날씨가 기분을 들뜨게 한다.
사카이미나토는 일본의 47개 현 중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돗토리현(鳥取県)의 서쪽 끝에 자리해 있다. 비록 작은 항구 도시이지만 인구의 100배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이 곳을 찾는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재미난 상상력이 뿜뿜,
요괴마을(미즈키 시케루 로드)
사카이미나토가 관광의 도시로 떠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에는 이곳 출신인 요괴 만화의 거장 미즈키 시게루(水木 しげる)가 있다.
시는 역 앞 상점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인 ‘게게로 노 기타로’에 등장하는 요괴 동상을 설치했다.
초반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1993년 처음으로 23개의 요괴 동상이 설치된 이후로 2003년에는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이 문을 열었고, 현재는 무려 177개의 요괴 동상이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요괴에서부터 기괴하고 섬뜩한 요괴까지 만화 속 캐릭터들과 재미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미즈키 시케루 로드는 걷는 재미가 상당하다.
요괴 동상 외에도 다양한 상점과 요괴 열차, 곳곳에 마련된 요괴 스템프 랠리 등 깨알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다양한 표정으로 재미있는 사진을 찍고 놀기에도 좋다.
아름다운 꽃 잔치,
하나카이로 플라워파크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물이 마음으로 스며든다. 하나카이로는 아름다운 다이센 산이 바라보이는 일본 최대 규모의 플라워파크이다.
총면적이 50ha으로, 도쿄돔의 약 11배에 이른다. 넓은 규모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왕야자 등 열대, 아열대 식물을 중심으로 양란과 하이비스커스 등이 일 년 내내 화려하게 피어있는 플라워 돔은 빼놓을 수 없다. 직경 50m, 높이 21m의 대형 유리 온실로, 서울식물원을 떠올리게 한다.
이밖에도 하나카이로에는 유러피언 가든, 안개정원, 꽃의 골짜기, 허브가든, 꽃의 언덕, 삼나무관, 피크닉 코너 등 다양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특히 원내를 일주하는 둘레 1km의 지붕이 설치된 전망회랑을 일주하면, 최고 지상 30m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과 지하터널, 지붕 너머로 떨어지는 폭포 등 다양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15분 만에 원내를 일주하는 플라워 트레인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새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봄꽃들이 가득해 천천히 둘러보았다. 귀여운 트레인을 타지 못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바다와 함께 일본에서 즐기는 동남아풍 온천,
가이케 온천 ‘오션온센’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 계획 목록에는 어김없이 온천이 들어간다. 하지만 기항지투어라 온천욕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투어프로그램에 온천이 계획돼 있어 의아한 마음으로 가이케 온천지대가 있는 요나고로 향했다.
가이케 온천지대는 10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가이케 온천은 어부가 바다 속에 솟기 시작한 온천을 발견한 것으로, 나트륨, 칼슘이 주 성분이며 신경통, 만성 피부염, 류머티즘,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이곳에는 일본풍이 아닌 동남아풍의 느낌이 시선을 사로잡는 ‘온션온센’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발리의 한 리조트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색다르다. 주변 온천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당일온천을 즐기기에 제법 만족할 만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닷가를 보며 쉴 수 있는 쉼터와 만화책이나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으며, 마시지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아름답게 꾸며놓은 노천탕에서 뜨끈하게 몸을 담그니 몸과 마음의 피로가 풀린다. 온천은 언제나 좋다.
온천을 마치고 나오는 길 입구에서 족욕을 즐기는 할아버지와 손주의 모습에 마음까지 따스함이 밀려온다. 온천 앞으로는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온천을 마치고 나와 즐기는 바다는 한없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