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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한 ‘영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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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한 ‘영월’ 여행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9.04.1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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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지형

영월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다. 그래서 일까. 봄 햇살이 그득하게 비친 영월에 머물면 바쁘게 움직였던 일상들이 차분해지고 느릿해진다. 꽉 차있던 마음에 ‘쉼표’가 비집고 들어와 공간을 만들더니 어느새 복잡했던 생각주머니가 가벼워진다.

영월의 매력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비워내고 즐거움으로 채워준다. 여행의 묘미란 이런 게 아니겠는가. 영월에서의 반짝반짝 빛나는 어느 멋진 날과 마주해 보기를.

별빛이 내리는 별마로 천문대

특별하고 환상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별마로 천문대를 추천한다. 구불구불한 봉래산(해발 799m) 길을 따라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인 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별마로 천문대가 위치해 있다. 부지면적 2,208평, 연 건물면적 281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천문대이다.

▲ 별마로 천문대

별마로란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2001년 10월 13일 개관한 별마로천문대는 연간 관측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다.

천문대는 80㎝급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주돔(주관측실)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0대를 갖춘 슬라이딩 돔(보조관측실), 지름 11m의 플라네타리움돔(천체투영실)으로 나뉜다.

돔 스크린으로 가상의 별자리를 체험하는 천체 투영실은 원형으로 된 천정에 스크린이 펼쳐져 있고, 영사기를 통해 계절별 별 자리의 위치와 그에 대한 천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실제 별자리를 보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펼쳐진 모습이 경이롭고 신비감을 자아낸다.

▲ 별마로 천문대

천문대 가장 상층에 위치한 관측실에선 각종 망원경을 이용해 별나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천문대 옆쪽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오르면 영월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밤하늘의 별과 영월읍내의 영롱한 야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4억 년 전 동굴 탐방, 고씨굴

천연기념물 제 219호인 고씨굴은 이름부터 재미있다. 특이하게 사람에게 붙는 성(姓)을 가졌는데, 이는 임진왜란 당시 고씨 성을 가진 가족들이 피난하였던 곳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예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폭 130m인 남한강을 건너 입구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동굴 입구까지 다리로 연결돼 있다.

총 주굴의 길이는 약 950m, 지굴의 길이는 약 2,438m로 고씨굴의 총연장은 3,388m이다. 이중 관광객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은 500m 구간이다.

▲ 고씨굴

전형적인 석회동굴인 고씨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산호는 물론 사천왕, 님의 기둥, 오작교, 연꽃바위, 오백나한 여인상 등 다양한 모습의 석회석 생성물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연휴나 주말, 여름성수기에는 15분 간격으로 50명씩 인원을 제한해 입장하며 예약은 불가하니 참고하자.

슬픔의 역사를 품은 절경, 청령포

수려한 절경 속 슬픔의 역사가 있는 청령포(명승 제50호)는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 강 상류에 위치해 있다. 동·남·북 삼면이 강물에 둘러싸이고, 서쪽은 육육봉(六六峰)이라 불리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마치 섬과도 같은 이곳은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端宗)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던 곳이다.

▲ 청령포

실제 청령포에는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말해 주는 단묘유지비(端廟遺址碑)와 어가,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 외인의 접근을 금하기 위해 영조가 세웠다는 금표비(禁標碑)가 남아 있다.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출입할 수 없는 이곳을 단종은 ‘육지고도(陸地孤島)’라고 표현했다고 전해진다.

▲ 청령포

외부와 단절된 이곳에서 어린 단종이 외로이 버텨야 했을 시간이 참으로 안타깝다.
빽빽한 송림사이로 흐르는 적막함이 얼마나 무겁고 무서웠을까. 유독 아름다운 이곳의 빼어난 절경이 가슴을 더 파고드는 것은 슬픔의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린 왕의 마지막 안식처, 장릉

장릉에 비추는 봄 햇살이 애틋하다. 단종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곳 장릉(사적 제196호)은 지난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조선왕릉과 달리 장릉은 유일하게 강원도 영월에 위치해 있다. 또 이곳은 어느 왕릉에도 없는 장판옥과 배식단이 세워져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위패를 모시고 재향을 올리고 있다.

▲ 장릉

장릉에는 단종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대기를 기록한 사료가 전시돼 있는 단종 역사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창덕궁을 지나 강원도 영월에 이르기까지 단종의 유배 경로를 표시해둔 사진을 비롯해 단종이 유배되어 있던 청령포의 옛 사진과 유배를 갈 당시에 관리들과 단종의 모습을 재연해 놓은 밀납인형도 볼 수 있다.

▲ 장릉

감동이 밀려오는 한반도지형

계절마다 특색 있는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한반도지형(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은 영월의 서강(西江)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평창강 끝머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굽이쳐 흐르는 한천의 침식과 퇴적 등에 만들어진 지형이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한반도를 축소 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특별하다. 우리 영토를 작게 축소 해놓은 듯한 지형도 신기한데 그 옆을 굽이쳐 흐르는 강물까지 더해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영토를 똑 닮았다. 한반도 지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좋은 추억이다. 이곳의 아름다운 석양과 함께 인생샷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 한반도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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