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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걱정 N0! 낡은 건물이 ‘인천 핫 플레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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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걱정 N0! 낡은 건물이 ‘인천 핫 플레이스’로
  • 조성란·김초희 기자
  • 승인 2018.12.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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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빈티지여행인천 네트워크’회의 열고 관광활성화 모색
▲인천 중구 노포 12곳을 소개하는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회가 오는 28일까지 개항로본부에서 열린다.

인천의 낡고 버려진 건물, 활력을 잃어가는 거리를 ‘핫 플레이스’로 변모시키려는 사람들이 뭉쳤다. 바로 ‘빈티지여행인천 네트워크’다.

세련된 고층 최첨단 건물이 아닌, 깨지고 금이 간 낡은 건물들이 주는 묘한 ‘빈트지한 매력’에 주목한 이들은 지난 19일 인천 중구 개항로에 위치한 ‘개항로본부’에서 1차 네트워크 회의를 열고, 버려진 공간을 재생시켜 인천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에 참여한 이들은 이미 재생공간을 발굴하고, 컨텐츠화 시킨 전력이 있는 인천출신의 전문가들로,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화학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성훈식·심기보 코스모40 대표, 이종범 인천스펙타클, 빈티지여행인천 책자를 큐레이팅하고 편집 발간한 남반장 퍼니플랜 대표, 장채영 큐레이터, 김은진 프리랜서 작가 등이다.

 

이들은 낡고 오래된 옛 것에 젊은 감각을 덧입혀 익숙하고 친숙한 동시에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면 충분히 ‘새로운 인천의 관광 상품’으로써의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은 인구 300만 명의 도시인 데다, 인천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천에는 이들과 인천시, 인천관광공사가 합심해 원도심의 낡은 건물들을 재생시키고 컨텐츠화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37곳의 재생공간(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등)이 있다.

‘원도심 활성화 및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이들이 원도심의 허름하고 낡은 공간을 발굴하고 운영해오며 고민하고 추구하고 있는 의견들을 소개한다.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부터 자유롭다”

개항로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창길 대표는 “그동안 인천은 사실 서울과 가까움에도 불구, 인식적으로 먼 느낌이 있다. 여행지로써의 메리트도 부족하다”며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부터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고, 역사와 특색이 살아있는 노포들이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인천 중구만의 독특함’이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특히 인천 중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땅값이 싸고 공간도 많아, 지속 가능성이 있는 매력적인 도시”라고 강조한 이 대표와 크루들은 20개정도의 건물을 매입해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개항 프로젝트의 가장 큰 매력은 노포와 새로운 운영자들의 대부분이 건물을 직접 소유하고 있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다만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의 단골들이 대부분 사망한 상황으로, 노포를 살리기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포를 알리고 젊은층들을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남반장 퍼니플랜 대표 “인천의 좋은 공간을 사람들이 찾아줬으면”

‘빈티지여행인천’ 책자를 발간하고 컨텐츠를 페이스북 등 SNS에 확산시키고 있는 남반장 퍼니플랜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이지만, 재미있다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천을 알리기 위해 인천 지역 창작가들과 협업해 ‘빈티지여행인천’ 책자를 1만부 발간, 배포했는데 1~2달 만에 다 소진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서 남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인천의 빈티지 공간들을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인천에 있는 좋은 공간들을 사람들이 즐기고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반장 퍼니플랜 대표

성훈식 코스모40 대표 “하드웨어보단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가좌동의 공장지대에 있는 40년 된 코스모스 화학공장을 재생, 복합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성훈식 코스모40 대표는 “산업도시였다가 낙후됐던 해외의 사례를 보면 베를린의 경우 물가가 싸다보니 돈이 없는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빈티지’문화가 형성됐는데, 이것이 컨셉트로 자리 잡고,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됐다”며 “결국 외형 ‘하드웨어’를 고치는데 쓰는 비용보다는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것이 아티스트를 만드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훈식 코스모40 대표

“인천은 개항장으로써의 유니크함, 수많은 공장과 많은 사람들이 있는 산업도시, 오랜 도시 등 인천이 지닌 고유한 매력이 있는 데다 수많은 대공간이 있어서 충분히 인천 고유의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문제는 “무조건 오래된 공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않는다. 때문에 스토리컬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등 큐레이팅으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층은 직관적으로 좋으면 가는 경향이 있고, 윗세대는 그러한 젊은 층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들을 동시에 아우르며 하나로 묶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윗세대에겐 아련한 추억의 공간, 젊은 세대들에겐 새로운 플레이스 등 같은 공간을 다른 세대가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최근 코스모 40을 찾은 한 가족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부모와 자녀가 느끼는 것이 달랐다. 부모는 공간을 소비하면서 경험에서 오는 느낌을, 아이들은 새로움을 느꼈다. 한 공간에서 서로가 다른 느낌으로 결국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종범 인천스펙타클 “공간보다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이종범씨는 “인천하면 인천공항과 차이나타운만을 생각한지만, 사실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곳을 우리 동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인천인들이 우리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고, 그것이 바로 카페라고 생각해서 ‘서울보다 멀고 제주도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종범 인천스펙타클 대표

“그러던 중 오래된 중국집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간 보다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인천에서 자신의 작업을 하는 멋지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채영 큐레이터 “프로젝트 하나가 불러온 변화에 주목”

‘빈티지여행인천’을 큐레이팅한 장채영씨는 “중학교때 인천으로 전학 와 살아왔지만, 인천이 나의 동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빈티지 프로젝트를 하면서 ‘진심에서 우러나온 프로젝트’가 하나가 저에게 ‘인천이 나의 도시’라고 여기게 되는 등 나를 변화시켰다"며 "빈티지샵, 카페, 서점 등은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고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채영 큐레이터

김은진 프리랜서 작가 "몰랐던 인천을 발견하는 것 의미있는 일"

부평 구청에서 소회라는 작업실을 열어 독립출판물을 만들며 활동하고 있는 김은진 작가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계속 살아오고 자라왔음에도 불구, 몰랐던 부분이 많았다”며 “‘빈티지여행인천’ 책을 위해 취재하고 컨텐츠를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고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은진 프리랜서 작가

심기보 코스모40 대표 “살고있는 곳의 장점을 동네사람에게 알려주는 것부터”

코스모40 심기보 대표는 “인천은 오래된 도시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거주한 도시인데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잠재력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인천 안에 있다 보니 너무나 당연시 하며 장점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공장지대가 많아 저렴하고 맛있는 함바집 등 괜찮은 점들을 동네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심기보 코스모40 대표

“대단한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의미 부여를 하며 지금처럼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인천의 다른 면을 외부인 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빈티지’라는 프레임을 걸을 필요도 없이, 유행에 따라 가지 말고 그냥 ‘인천’ 자체로 내세워도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장인석 인천시 관광진흥과 주무관

장인석 인천시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나에게 오래된 곳이,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곳일 수 있다는 말이 크게 와 닿았다”며 “초중고를 다 인천에서 나왔기 때문에 다 안다고 생각했었던 것이 오산이었듯 인천에 숨어있는 곳, 아직도 찾지 못한 곳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새로 생긴 신도시 파생된 구들도 있지만 그 안에도 역사가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역사와 관련된 부분을 추가로 더 발굴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인천을 찾아올 수 있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관광공사 온라인마케팅팀 민준홍 팀장

인천관광공사 온라인마케팅팀 민준홍 팀장은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 열풍으로 소중한 자산인 인천의 원도심의 재생공간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인천 곳곳에서 원도심과 문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매력적인 원도심 콘텐츠들을 발굴, 소개하여 많은 사람들이 인천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후 최근 핫한 재생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 마틸다 개항로, 브라운핸즈, 플레이스막 인천, 이자카야 오노고로 등 인천 중구 개항로 일대의 재생공간들을 차례차례 답사했다.

▲(시계방향으로) 라이트하우스, 플레이스막 인천, 마틸다, 브라운핸즈
▲ 이자카야 오노고로

한편, 인천 중구 노포 12곳을 소개하는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회가 오는 28일까지 개항로본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곳은 ▲삼강설렁탕(1944), ▲경인식당(1945), ▲신신옥(1958), ▲토시살숯불구이(1960), ▲인천당(1964), ▲전원공예사(1968), ▲아벨서점(1972), ▲태원잔치국수(1972), ▲대전집(1977), ▲중앙옥(1979), ▲해안칼국수(1979), ▲버텀라인(1983) 등으로, 살아 있는 지역의 역사물을 기록하고, 카피되지 않은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인천을 방문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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