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첨단 비밀병기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 등 조선 시대 군사 시설이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1417년(태종 17년) 축성된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사적 제346호)’에서 발굴됐다.
행정과 군사의 요충지 역할을 했던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조선 시대 읍성 가운데 제작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진 읍성으로, 이 곳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비롯해 10여동의 건물지와 수혈(竪穴, 구덩이), 도로시설 등이 확인됐다고 문화재청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밝혔다.
특히 1호 수혈에서는 조선 시대에 발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도 출토됐다. 이는 상당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인 보물 제860호를 비롯하여 모두 6점에 불과한 상태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비격진천뢰는 모두 11점으로 비교적 온전한 상태이며, 크기는 지름 21㎝, 무게 17~18㎏ 정도로 비슷하다.
비격진천뢰는 조선 선조 연간에 발명됐으며, 목표물에 날아가서 천둥번개와 같은 굉음과 섬광, 수많은 파편을 쏟아내면서 폭발하는 작렬(炸裂) 시한폭탄으로, 완구(碗口)라는 화포에 장전해서 사용했다.
또한 비격진천뢰가 나온 구덩이 주변에서는 포사격 시설로 추정되는 포대(砲臺)가 확인됐다. 평면이 원형형태로 규모는 지름 170㎝이다. 돌을 편평하게 깔아 견고하게 만든 후 흙을 다져 바닥면을 마련했다. 포의 거치대로 추정되는 2개의 기둥구멍이 포대 남쪽에서 발굴됐다.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는 2003년 복원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현재까지 건물지와 시설물, 성벽, 문지, 해자(垓子) 등이 확인됐다”며 “발굴조사 성과와 고지형 분석을 바탕으로 읍취루, 동헌의 담장과 삼문, 연지(蓮池, 연못)와 정자 등이 복원됐으며, 북·서벽의 정비 등도 꾸준히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출토한 유물들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가 발굴현장인 전북 고창군 무장면 무장읍성길 45(성내리 149-1, 읍성 내 객사)에서 15일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