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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년 전, 모양성으로부터 울리는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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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년 전, 모양성으로부터 울리는 ‘시그널’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8.10.0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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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21일까지 고창 읍성에서 개최
 

5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강렬한 햇살과 모진 비바람에도 제 모습을 굳건히 지켜온 성곽이 있다. 바로 고창의 모양성이다. 조선 단종 원년 외침을 막기 위해 당시 전라도와 제주도 19개현의 백성들이 힘을 합쳐 축성한 모양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자연석 성곽이다.

선현들의 지혜와, 가족을 위하는 어머니의 애끓는 마음,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애국의 정신이 성곽 돌담 사이사이에 스미며 인고의 세월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손바닥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1,684m의 성곽을 따라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다니는 걱정 하나 덜어내고, 마음 속 무거운 고민 하나 비우고, 어깨를 짓누르는 짐 하나 내려놓다보면 어느새 맑아진 정신에 새로운 에너지가 채워진다.

 

역사야 놀자, 고창모양성제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이곳 고창모양성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축제가 열린다.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고창읍성(모양성, 사적 제 145호)에서 열리는 고창모양성제는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축성한 뜻 깊은 조상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향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1973년부터 해마다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역사 깊은 축제이다.

올 가을에는 선현들의 지혜를 익힐 수 있는 역사 속으로의 여행에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더욱 특별하고 유익한 즐거움이 가득한 고창 모양성제에서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자.

 

이색 볼거리에 ‘홀릭’

올해로 45회 생일을 맞은 고창모양성제의 시작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거리퍼레이드(개막출정식)가 담당한다.

고창읍 주요 시가지를 군악대, 취타대, 농악대를 비롯한 조선시대 원님 부임행렬과 호위 무사들, 그리고 전통복장을 입은 지역주민 1,000여 명이 함께 가장행렬을 하며 축제의 흥을 고조시킨다. 실내체육관에서 출발해 군청과 터미널을 지나 모양성에 이르는 가장행렬은 장관을 이룬다.

 

이 곳 축제만의 이색 볼거리는 모양성 축성참여 고을기 올림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모양성 축성에는 과거 호남과 제주 19개현의 백성들이 힘을 합쳐 구간별로 쌓았는데 이러한 축성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현재의 행정구역에 해당되는 17개 광역시‧도‧시‧군‧자치단체장이 조선시대 복장으로 참여해 해당 자지단체의 깃발을 게양한다.

또 조선시대 원님이 부임하는 모습을 재현한 원님부임행차(고창현감 납시오~)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취타대를 앞세우고 가마를 탄 원님이 군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모양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재현하는데, 마치 드라마 속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아 보는 재미가 있다.

 

축제의 마지막 날 펼쳐지는 천하택견 명인전도 볼만하다.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무술인 택견 고수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한마당은 기분 좋은 긴장감과 함께 시선을 고정시킨다.

고창모양성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답성놀이와 강강술래 재연은 화려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어딘지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답성놀이는 머리에 손바닥만 한 돌을 이고 1,684m의 성곽을 돌면서 무병장수와 소원을 비는 고창의 전통풍습으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왔다.

 

전통을 보존하고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한복을 입은 수백명의 부녀자들이 답성놀이를 재현하고, 답성놀이를 마치고 난 후에는 손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면서 강강술래를 하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화합을 기원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족들의 안위와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놀이를 통해 익히는 역사

답성놀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지만 직접 참여해보면 더욱 뜻 깊게 다가온다. 축제기간 동안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답성 체험 구간구간 미션을 수행(스탬프 투어)하면 푸짐한 상품도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야간에 잔디광장에서 진행되는 답성놀이와 강강술래는 낮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함께 참여해 특별한 추억을 쌓아보는 것도 좋겠다.

 

아이와 함께라면 조선시대 병영체험프로그램인 순라군 체험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조선시대 읍성을 지키던 군사들의 병영문화 체험과 함께 현대화된 국군의 현대장비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죄인에게 형틀을 씌우고 주리를 틀고, 정신이 번쩍 드는 곤장을 느껴볼 수 있는 옥사체험에서부터, 수문장교대식, 순라군 활동, 경점시보의식, 원님체험, 전통병장기 체험, 전통무예 시연 등 아이를 비롯해 가족 모두의 흥미를 끌만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건빵 시식은 덤이다.

 

군인들이 총검으로 멋진 동작을 보여주는 공군의장사열 시범과 군악대 공연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원어민과 함께 상황에 따라 영어로 대화하면서 여권에 도장을 찍으며 미션을 완수하는 영어타임머신 프로그램도 아이와 즐기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미션 완수시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그림에 관심이 있거나 소질이 있다면 모양성 그리기 미술대회를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연인과 함께라면 연지‧곤지 찍고 가마타고 전통혼례를 체험할 수 있는 청사초롱 불 밝혀라~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 밖에도 조선시대의 여섯 신분으로 나뉘어 게임을 통해 역사와 전통놀이를 배울 수 있는 모양성 동네방네 탐험, 조선과 선사가 함께 걷는 역사탐방, 역사와 함께하는 모양성 체험 등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 준비 돼 있다.

축제에서 놓칠 수 없는 먹는 즐거움은 전통 향토음식 장터에서 누릴 수 있다. 고창에서 나고 수확한 고창풍천장어와 복분자주 등을 맛보고,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창모양성제에서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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