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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대한항공, 항공업계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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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대한항공, 항공업계 지각변동 '예고'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8.05.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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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업평판지수 한달 만에 1위에서 4위로 하락

[투어코리아] 대한항공 오너일가의 갑질만행으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국민들의 촛불이 횃불이 되어 대한항공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사정당국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국민적 분노와 사정당국의 압박에 옥죄이고 있는 대한항공을 두고 일각에서는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 지난 4월 항공사 브랜드평판 순위 결과,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대한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순으로 분석됐다./자료,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부동의 1위 대한항공의 추락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대한항공 사태가 심상치 않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거센 목소리와 함께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기 국적기 박탈, 태극로고 삭제, 대한‧Korean을 뺀 사명으로의 변경 등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모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내용의 청원이지만 대한항공을 향한 거센 국민적 분노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국민들의 분노는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불매운동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일부 여행사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피해달라는 고객에서부터 대한항공에서 다른 항공기로 교체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사실 현재로선 이번 대한항공 사태의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을 독보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통은 1~2달 이전에 항공권 예약을 하는 만큼 위약금 등의 문제로 인해 대한항공 불매운동이 예약 취소로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까지는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대한항공에 대한 탑승 거부 운동에 대한 여파가 6월부터는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여름 휴가철을 맞은 대목 장사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대한항공이 워낙 많은 장거리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 대한항공 기업평판지수가 한달 만에 1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자료, 한국기업평판연구소

하지만 대한항공이 매출을 지켜낸다 하더라도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리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29일까지의 6개 국내 항공사 브랜드 빅데이터 2558만5137개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의 평판도는 한 달 만에 4위로 곤두박질 쳤다.

최근 몇 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대한항공이 이번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인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물론이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에도 밀리며 순위가 3계단이나 하락했다.

여기에 경찰과 검찰은 물론 국토교통부, 관세청, 고용노동부, 출입국외국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7개에 달하는 사정기관까지 총공세를 펼치는 상황이다. 만약 현재 제기 되고 있는 총수 일가의 각종 의혹들이 구체적 사실로 드러나 법적 책임을 질 경우 대한항공의 경쟁력은 더욱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높아진 항공시장 성장세, 치열해지는 경쟁

이렇듯 대한항공이 사면초과에 빠진 상황에서 항공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하와이 등 인천 출·도착 미주 왕복 전 노선을 매일 운항키로 하는 등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폭넓은 스케줄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여름 대목 공략에 나섰다.

사실 아시아나 역시 과도한 단기성 차입금 비중 등으로 재무안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국내외 경쟁심화에 따른 사업 경쟁력 역시 약화되고 있어 우려의 시선이 짙다.

중장기 노선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미국 델타항공과 미주노선 관련 제휴에 나선 상황에서 중단거리 노선 역시 국내 및 아시아권 저비용항공사의 경쟁도 치열해 아시아나항공의 시장지위가 지속적으로 저하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을 아시아나항공이 끌어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하고 있던 중·장거리 노선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도 생겨났다. 오는 7월 국토교통부에 항공 운송 면허를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진 프레미아항공(Air PREMIA)이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기존 대형 항공사의 이코노미석보다 편한 좌석을 좀 더 싼 요금에 공급한 다는 것이 프레미아 항공의 전략으로, 좌석을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두 가지로만 채우는 것으로 전술을 세웠다.

가성비와 편의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국내 항공사들은 거의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외국 항공사들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추세이다.

우선 국토부의 면허 심사라는 높은 문턱을 넘고 운항 증명(AOC)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취항은 내년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프레미아항공의 출현이 국내 항공업계의 지각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 제주항공

저비용항공사들의 반란도 만만치 않다. 저비용항공사들이 폭풍 성장하는 사이 대형항공사(FSC)의 국제여객 수송률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수송점유율(국내 출발/도착 기준, 환승 제외)은 37.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60%와 비교하면 무려 22.4% 포인트 감소한 결과다.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이 1%를 밑돌던 지난 201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4.2%, 25.8%를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세와 맞물리며 7년간 계속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이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최근에는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노선까지 시선을 확대하며, 대형항공사 위주로 돌아가던 국내 항공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저비용항사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항공업계의 새로운 판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외국항공사들의 무서운 성장세도 위협적이다.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 등으로 외항사의 중‧장거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1년 31.0%에서 지난 2016년 7%포인트 성장한 38.0%를 기록했다. 외항사에 내어준 중‧장거리 탑승객 수도 매년 55만명, 시장만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국내 항공 시장의 성장세가 큰 만큼, 높아진 시장의 주목도, 그에 따른 항공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국내 항공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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