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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쉬움 큰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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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쉬움 큰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8.05.18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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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취임 인삿말을 하고 있는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투어코리아] 지난 17일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취임했다. 이로써 한국관광공사는 정창수 전 사장이 퇴임(1월 22일)한지 약 4개월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그런데 한국관광공사를 이끌어갈 수장의 경력에 ‘관광(觀光)’이 없다.

신임 안영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비서관, 국정홍보처 차장,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최근까지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비상임)을 맡아 일했다.

안 사장의 경력에서 아무리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대표적 ‘친노 인사’라는 것 말고는 관광과의 연관점이 보이지 않는다. 옛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이 정권에서도 ‘낙하산 인사가 관광공사 자리를 꿰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관광공사가 어떤 회사인가.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컨트롤타워’와도 같은 곳이다. 대한민국 관광의 첫 관문, 즉 ‘관광 한국의 얼굴’로 ‘코리아 관광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핵심적인 회사의 운영을 책임질 수장의 경력에서 ‘관광’을 찾아볼 수가 없다니, 긴 공백기를 가지면서 맞이한 수장인데도 불구, 그리 반갑지가 않다.

그렇지만 안 사장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문체부는 “관광수지 적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관광 상황을 고려할 때, 관광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국가 관광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안 사장의 국정 운영에 대한 경험과 홍보 전문역량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인물평을 내놨다.

관광산업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산업이다.

▲ 취임식장에 입장하고 있는 안영배 사장

관광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외화 획득 효과가 크고 내수 증진이 뛰어나다.

2015년 기준 관광산업의 외화가득률은 약 83%로 전 산업 평균(73%)이나 제조업 평균(59%)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그리고 우리가 유치한 외국인관광객의 소비 지출 증가는 곧 내수 시장 확대로 연결된다. 관광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여타 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도 월등히 높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 관광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333만 여명으로 2016년 1,724만 여명에 비해 22.6%줄었다.이런 탓에 여행수지는 몇년째 적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최근 지난해 전 세계 관광시장이 7% 성장해 최근 7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고, 올해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전 세계 관광시장이 호성장을 기록하고 있건만, 유독 우리나라 관광시장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수렁에 빠진 관광시장을 건져내는 일은 관광 배터랑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관광 경험이 일천한 사람에게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관광분야에 인물들이 없다면 모르겠으나, 문체부나 관광공사 출신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관광 경험이 일천한 인사의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능력이 차고 넘친다하더라도 자리가 맞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한국관광공사의 수장을 맡은 인사들의 취임 일성은 언제나 “여러 부문에서 활동해 온 경험을 토대로 열심히 노력하겠다”였다. 

국가 산업의 일부분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업무를 훤히 꿰뚫고 아주 잘 리드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특성과 역할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 적재적소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옛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관광공사 사장 자리가 정치권 인사의 자리 나눠먹기를 위한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안영배 사장은 지난 17일 한국관광공사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일성으로 “여행을 통해 새로운 체험을 하듯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관광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공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사의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제안들을 검토해 빠른 시일 안에 공사의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겠다"고도 밝혔다.

다음부터는 문체부나 한국관광공사 내부 인사 등 관광전문가들이 한국관광공사의 수장을 맡는 시대가 오길 바라며, 아울러 안 사장의 일성이 잘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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