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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나만의 케렌시아, '패스트 힐링'을 찾아 떠나는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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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나만의 케렌시아, '패스트 힐링'을 찾아 떠나는 현대인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8.05.02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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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시대, 여행의 트렌드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재충전을 위해 가끔 멀리 떠났던 여행은 이제 자주 가까이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바쁜 삶 가운데 언제 올지 모를 거창한 여행을 탈피해 즉각적으로 힐링 할 수 있는 여행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 나만의 아지트, 나만의 놀이터에서 잠시라도 몸과 마음에 ‘쉼’의 여유를 찾아 줄 도심 속 케렌시아를 찾아 떠나보자.

▲ 반지체험 카페 ⓒ제주관광공사

2018 주요 소비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케렌시아(Querencia)다. 케렌시아는 투우장에서 투우사와 마지막 일전을 앞둔 소가 숨을 고르는 장소인 케렌시아에서 유래한 말로 안식처, 귀소본능을 뜻하는 스페인어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자신만의 케렌시아가 절실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저마다 케렌시아를 내세우며 일상에 지친이들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곳이 늘고 있다.

▲도심 속 ‘쉼터’ … 다양함 속에 찾은 나만의 ‘카페라이프’

카페는 더 이상 단순히 차를 즐기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취미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으로 진화되며 자신만의 다락방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특히 도심 속 곳곳에 위치해 있어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점심시간 등 즉각적인 휴식을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른바 ‘패스트 힐링’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실제 홍대, 여의도, 강남 등 직장인과 학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수면카페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을 정한 뒤 잠이 들면 해당시간에 불이 켜지는 실속형 낮잠 카페부터 5성급 호텔 침대와 안마의자, 수면산소캡슐 등을 내세우는 고급형 카페, 만화책이나 네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멀티형 카페까지 그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대부분 수면 전후 따뜻한 차와 음료가 제공된다. 늘 잠이 부족하고 피로한 직장인들에게 수면카페는 그야말로 최고의 안식처인 셈이다.

혼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북카페는 이제 책맥카페로 진화했다. 맥주 한 잔 마시며 책장을 넘기는 여유를 만끽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그런가하면 VR기기로 놀 수 있는 카페, 블록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여주는 영화감상 카페 등 취미활동을 누릴 수 있는 이색 카페들도 자신만의 케렌시아로 주목받고 있다.

▲취미활동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쇼핑 공간

쇼핑 공간도 케렌시아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에 들어서면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며 널찍하고 안락한 휴식 공간을 통해 쉬어갈 수 있다. 쇼핑 뿐 아니라 휴식과 취미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실제 6만권이 넘는 책과 600여 종의 최신 잡지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별마당 도서관은 코엑스 스타필드의 랜드마크가 됐다. 각종 강연과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면서 쇼핑공간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 코엑스몰 전체에 활기가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신세계 백화점은 고객들이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옥외 테마파크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센텀시티점의 ‘주라지’를 비롯해 대구점의 옥상공원, 강남점의 'S가든' 등 다양한 테마공간으로 쇼핑객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케렌시아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역시 자연 친환경 도심정원을 콘셉트로 '키즈&패밀리관'을 리뉴얼 오픈해 쇼핑과 휴식 그리고 놀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케렌시아를 확보했다.

이처럼 케렌시아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도 이와 관련한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 혼자 산다…오롯이 '자기집중'

장소가 어디든 쉴 수 있고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자신만의 케렌시아이다. 이를 반영하 듯 최근에는 나 혼자 사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혼술과 혼밥, 혼행에 있어서 움츠려 들지 않아도 된다.

혼술 포차를 비롯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밥집과 술집도 늘어나고 있으며, 혼자서 노래를 실컷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케렌시아로 코인노래방도 각광 받고 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케렌시아로 제격이다.

그런가하면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여행시장에도 혼행족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트너를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자기집중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케렌시아로 혼자하는 여행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 대형 여행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패키지 1인 예약자는 연평균 45%, 항공권 1인 발권 수는 27% 증가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2016년과 비교해 1인 항공권 예약률이 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패키지 투어가 대부분이었던 40, 50대들도 혼자 여행을 즐기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을 보면 혼자만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해 보인다.

또 익스피디아가 최근 1년간 해외여행을 1회 이상 다녀온 2030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여행 선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살펴보면 장거리보다는 단거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은 31.4%, 단거리 여행을 선호한다고 답한 사람은 68.6%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오랜 시간 멀리 가는 거창한 여행 보다는 가까이 좀 더 자주 즐길수 여행이 이들의 케렌시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넓은 투우장 한 곳 자신만의 케렌시아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안식하며 마지막 힘을 끌어 모으는 소처럼,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지친 마음을 달래고 쌓인 피로를 녹여 줄 자신만의 케렌시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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