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출렁다리 열풍, '득될까'· '실될까'

검증된 관광명소 '출렁다리' … 제대로 된 안전 규정도 없어 김초희 기자l승인2018.04.11l수정2018.04.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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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열풍, 환경 훼손 우려 적고, 투자 대비 지역 경제 효과 커 

유행 편승한 관광개발로 지속가능성 의문, 허술한 안전·관리 '빨간불'

▲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 투어코리아 자료사진

[투어코리아] 따스한 봄바람에 상춘객들의 마음이 출렁인다. 미세먼지도 막지 못하는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기위해 전국 곳곳에서 ‘출렁다리’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런데 거세도 너무 거세다. 지역적 특색 없이 유행에 힘입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안전과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전국에 불고 있는 ‘출렁다리’ 열풍을 취재했다.

우후죽순 '출렁다리' 열풍, 왜?

현재 전국에는 50개의 크고 작은 출렁다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유명 계곡과 호수, 관광명소에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출렁다리를 잇달아 개통하거나 설치를 검토 중이다. 출렁다리가 관광명소로 급부상하면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지자체들이 앞다퉈가며 출렁다리 건설에 나서는 이유는 환경훼손 우려도 크지 않고, 설치비용도 40억 원 정도로 크지 않은 데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크다는 것이다.

실제 간현관광지의 경우 소금산 출렁다리로 인해 한해 10만 명 안팎이었던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 이상을 바라보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상점 매출도 10배 인상 뛴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 통영의 연대도와 만지도 역시 출렁다리를 설치하기 전인 지난 2013년 4만1,000명이었던 관광객이 2014년 출렁다리를 설치한 뒤로 10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경기 파주도 감악산과 마장호수에 출렁다리를 설치하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적한 시골 호숫가에 흔들다리가 들어서자 약 5km의 차량행렬이 이어지면서 그 일대 관광지와 상점들에 생기가 돌기가 시작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주변 땅값도 2배로 뛰었다.

태풍 곤파스로 직격탄을 맞으며 연간 관광객이 15만 명으로 줄었던 감악산 역시 출렁다리를 설치하면서 지난해 67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렇듯 출렁다리가 검증된 관광자원으로 떠오르면서 포천, 순창, 대구 등 지자체 마다 출렁다리 열풍에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가능성, 안전불감증 '도마위'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곱지 않은 시선이 감지되고 있다. 그간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스카이워크 등처럼 유행에 편승한 관광개발로 지속가능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관광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재방문인데 지역적 특색 없이 따라 하기식으로 우후죽순 설치만 하는데 그쳐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작해야 최장(最長)을 내세울 뿐인데, 처음에는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찾을 수 있지만 지역 특화를 살리지 않은 한 “거기서 거기네”라는 반응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유지비만 잡아먹는 흉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출렁다리의 안전·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설치와 관리에 관한 제대로 된 안전 규정이 없다보니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출렁다리는 보도교, 인도교, 현수교 등 교량 설치기준에 따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랑과 비슷한 규모·형식을 갖췄으나 도로법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관리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출렁다리에 대한 재원 안내 설치 여부도 제각각이다. 허술한 안전·관리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9일 강원도 원주 출렁다리 인근 등산로에서 낙상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출렁다리 안전·관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원주 출렁다리 인근 야자매트에서 잇따라 여성 4명이 넘어져 골절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민모(69) 씨는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어 소방헬기에 의해 구조 됐으며 다른 여성들은 구급 요원의 도움을 받아 하산해 구급차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지면이 고르지 못한 산책로에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야자열매 껍질 섬유로 만들어진 야자매트를 깔았지만, 관광객이 몰리면서 야자매트 위로 흙이 덮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가 오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사고 발생률이 높아 졌다.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사고가 발생하고 소방 구급차가 출렁다리까지 가기 위한 길이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 외에는 진입할 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나면 신속하게 환자를 이송해야 하지만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자체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출렁다리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전에 지역적 특색과 함께 안전관리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초희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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