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 블랙리스트 고구마 줄기?...한-불 수교 130주년 행사도 적용

유경훈 기자l승인2018.04.10l수정2018.04.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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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11시 이원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제도개선위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브리핑을 갖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투어코리아]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이하 블랙리스트) 적용 범위는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파고들수록 자꾸 나와, 좀처럼 그 한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심지어는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 교류 행사(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에도 적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블랙리스트 실행 구조도

여기에는 청와대와 국정원,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물론 심지어 프랑스 한국대사관과 프랑스 한국문화원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오늘(1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진상조사위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사실을 공개했다.

▲ 진상조사위가 입수한 박근혜 정부 당시 시국선언 9,473명 명단 원본 중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문화예술인 594명이 기재된 한겨레 2015년 5월 1일 기사 자료. 우측 하단에 2015년 5월 7일 출력 날짜 표기됨

보고서에 드러난 내용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문화예술행사 및 사업 전반에 블랙리스트를 적용,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사 등 문화계 9,473명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찰 및 배제를 위한 근거 자료로 실제 활용됐다.

▲ 해외문화홍보원 담당자가 예술경영지원센터 담당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2015.6.10.) ‘감독’은 최OO 예술감독

블랙리스트 적용은 방법은 ‘한-불상호교류의 해 행사조직위원회’가 전시, 공연, 영화와 문학 분야 등에서 공모를 거쳐 지원 대상을 결정하면 그 결과가 문체부로 보고됐다. 그리고 결과를 넘겨받은 담당 공무원은 지원 대상 명단과 블랙리스트를 일일이 대조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시켰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하 교문수석실)은 ‘블랙리스트 실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국정원과 프랑스 한국대사관, 프랑스 한국문화원 등이 주요 역할을 맡았다.

 
▲ 해외문화홍보원 담당자가 예술경영지원센터 담당자에게 보낸 메일과 첨부파일 (2015.6.12.) 첨부파일에는 배제사업 대상에 빨간 글씨로 “라벨링 or 예산 제외해야 함”이라고 기재됨

실제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 행사로 프랑스에서 85개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2015 포럼데지마주’ 행사에서 ‘변호인’, ‘그 때 그 사람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상계동 올림픽’,‘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5개 작품이 상영에서 배제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프랑스 프로그래머로부터 “(‘변호인’상영 불가에 “이건 명백한 검열 아니냐, 한국에서 1천만 명이 본 영화를 왜 상영 못하게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국의 저명작가를 소개하는 ‘파리도서전’에서는 황석영, 김애란, 한강, 은희경, 김연수, 공지영, 임철우, 편혜영, 유은실, 김훈, 박민규, 박범신, 이창동 등 13명의 작가를 배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 프랑스한국문화원 직원이 작성한 ARTE 다큐멘터리 ‘한국, 다양한 기적의 나라’ 감독 면담 문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에 표시가 되어 있음

배제 대상 작가 중 황석영, 김애란, 한강, 임철우는 파리도서전에 참석하게 됐는데, 문체부의 파견 불허 통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조직위 측이 직접 비용을 들여 초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 이OO 프랑스한국문화원장이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2015.2.23.)

이외에도 공연분야에서는 무브먼트당당(김민정) ·빛의 제국(김영하)·이미아직(주재환)을 블랙리스트 예술인들로 낙인찍어 배제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진상조사위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는 예산이 100억 3천여만 원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였다”며 “또한 해외에서 많은 행사들이 열렸다는 점을 구려하면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블랙리스트 피해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이외에도 ‘K-CON 2016 프랑스’ 사업에서 최순실 예산 특혜 지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2016. 5. 7.(토)부터 5. 10.(화) 사이에 해외문화홍보원과 예술경영지원센터 담당자들이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2016년 청와대 지시로 ‘한식체험전시’ 예산지원을 위해 5.7(토)~5.8(일)에 예산심사를 거쳐 5.9(월) 예산교부 처리, 5.10(화) CJ 교부 완료 등의 내용 포함

지난 2016년 6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K-CON 2016 프랑스’ 행사에 참여했으며, 당시 행사 주최측인 CJ는 최순실이 실소유주였던 플레이그라운드와 업무위탁을 체결, ‘한식체험전시’를 운영했다.

이 행사가 열리기 한 달 전인 2016년 5월 경,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교문수석실은 해외문화홍보원과 조직위 사무국(예술경영지원센터)에 K-CON ‘한식체험전시’ 운영 예산을 3억에서 5억으로 증액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유경훈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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