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변종 게스트하우스 '빨간불',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우후죽순 생겨난 불법 게스트하우스 ‘안전불감증’, 음주파티 등 문제 심각 김초희 기자l승인2018.04.09l수정2018.04.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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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3년 동안 89.1% 성장세, 과도한 경쟁 불법으로 이어져

성폭행·살인·절도 등 범죄 잇따라 발생대책마련과 인식변화 ‘시급’

[투어코리아] 우후죽순 생겨난 게스트하우스를 향한 안전 불감증이 높아지고 있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사로운 햇살과 아름다운 꽃향기가 퍼지는 봄, 여행자들의 마음이 바빠진다. 마음을 일렁이는 봄을 만끽하기 위해 여행에 나서지만 숙소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호텔이나 펜션, 리조트 위주의 숙박 트렌드에서 최근에는 실속을 중시하는 여행객들과 나홀로 여행족들이 늘면서 비교적 값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각광을 받았다. 게스트하우스는 여행자들이 공동으로 침실·욕실·주방을 함께 사용하는 대신에 하룻밤에 2만~3만 원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가 게스트하우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인터넷상 게스트 하우스 언급량이 지난 2012년 8만6,076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약 3.6배로 늘어난 31만 3,586건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숙박 시설별 인물 연관어를 살펴보면 호텔, 리조트, 펜션은 모두 ‘가족’이 연관 언급량 1위를 차지했지만 게스트하우스는 친구가 8만5,249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혼자’(1만8,203건)가 2위로 뒤를 이었다.

호텔, 리조트, 펜션 등의 항목에서 혼자를 언급한량은 최하위로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혼자나 친구끼리 가는 여행으로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게스트 하우스 연관 감성어를 살펴본 결과 86%로 차지했던 긍정반응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달 19일까지의 경우 63%로 줄어들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부정적인 반응은 14%에서 37%로 높아졌다.

이 같은 심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게스트 하우스 연관어를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1위가 제주도였으며 2위가 살인, 3위가 여성으로 지난 2월 제주도에 위치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하던 20대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하려다 찰과상을 입히는 범죄가 발생하는 등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여성 살인사건이 기폭제가 되었지만 게스트하우스의 안정성과 관리 허술에 대한 논란은 계속 제기되고 있었다. 경찰이 112신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성범죄만 25건에 달하며, 폭행·몰래카메라·절도 등을 합하면 100건이 훨씬 넘는다.

▲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100대 생활업종의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게스트하우스·펜션의 경우 89.1%의 성장률을 보였다. 자료, 국세청

과도한 경쟁이 부른 참사

이처럼 범죄의 온상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전락한 까닭은 젊은 층을 상대로 큰 인기를 끌자 우후죽순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면서 과도한 경쟁이 불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100대 생활업종의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게스트하우스·펜션의 경우 89.1%의 성장률을 보였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도시 민박형 숙박업소 선호 현상에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여관·모텔과 같은 전통적인 숙박업소는 2014년 이후 매년 감소 추세로 4.8% 하락세를 보였다.

이렇듯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중에는 업종 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불법 게스트하우스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불법 게스트하우스 등록 및 단속 결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서울 및 수도권의 469곳 게스트하우스 중에서 187곳이 불법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 신고를 하지 않고 운영한 게스트하우스는 제외된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불법이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우며 안정성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업체 들 간 과도한 경쟁으로 ‘파티’를 가장한 음주문화가 게스트하우스를 점령하면서 숙박보다는 음주파티를 통해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장소로 변질됐다. 업주가 특색 있는 파티를 제공하는 곳이 인기를 끌며 실제 전체 게스트하우스 매출의 상위 10%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이른바 ‘게하파티(게스트하우스 파티)’라 불리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상당수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암암리에 주류와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하지 않았다면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참가비를 받고 파티를 진행하는 게스트하우스도 있는데 역시 식품위생법상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불법행위이다.

▲ 사진/투어코리아 자료사진

대책마련과 의식개선 '시급'

이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2월 19일부터 29일까지 ‘게스트하우스’ 명칭이 붙은 도내 숙박업소 280곳을 대상으로 일제 조사를 벌인 결과 35곳이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술과 함께 음식을 조리해 판매한 것으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비단 음주 파티 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의 구조적 특성도 안정성 문제를 야기 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침실 문을 잠가놓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보니 이를 악용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동시설을 이용하며 투숙객끼리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오히려 불법 영업과 범죄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렇듯 게스트하우스가 범죄 취약지로 대두 되면서 관계당국의 대책마련과 함께 게스트하우스 업주 및 투숙객의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안정성과 관련한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주지방경찰청은 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제주도내 게스트하우스를 대상으로 CCTV 설치 권장·지원, 음주파티 등 공중위생관련 불법 영업행위 단속, 성범죄자 취업 여부 점검, 안전 인증제 도입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게스트하우스 업주들 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직접 CCTV를 설치하거나 투숙객에게 열쇠를 제공하고, 음주 파티를 없애거나 자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전용 게스트하우스들도 늘고 있다.

저렴한 가격, 특색 있는 파티로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기를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투숙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업주나 여행자 모두에게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김초희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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