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7->10년 연장, 처벌도 징역 5->10년 강화

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발표...피해자 '2차 피해' 막고, 가해자 엄중 처벌 유경훈 기자l승인2018.03.08l수정2018.03.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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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앞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공소시효 연장도 추진된다. 문화예술계·대학가·정치계까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려져 있던 ‘성폭행문제’가 뿌리 깊은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사회 전반의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해 정부는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기존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상향하고, 공소시효도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담은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을 8일 확정해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는 8일 오전 국조실, 기재부, 교육부, 법무부, 고용부, 행안부, 국방부, 복지부, 문체부, 경찰청, 인사처 등 11개 관계 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을 내놨다.

▲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 1차 회의가 8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렸다. / 사진-여가부

특히 이번 대책에는 성폭력 범죄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등에 대한 무료 법률지원도 강화함으로써, 피해자·신고자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이번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형법’ 등 관련 법률 10개를 제·개정하고, 행정적 조치는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예산도 확충하기로 했다.

우월적 지위 이용한 ‘성폭력 범죄’ 처벌 및 제재 강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 성폭력,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여성 단원들에 대한 성폭력 등처럼 업무상 위계·위력 등 권력을 바탕으로 한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 및 제재가 강화한다. 구속·구공판·구형 등 엄정한 처벌을 위해 종속관계 정도, 반복성, 범행결과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에 따라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법정형은 현행 징역 5년→10년으로, 벌금은 1천 5백만원→5천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추행죄의 법정형도 징역 2년→5년으로, 벌금은 5백만원→3천만원으로 상향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처럼 법정형이 상향되는 경우 공소시효도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7년으로 각 연장된다.

또한 조직적인 방조 행위 등에 대해서도 범죄 성립 여부를 적극 검토한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해 성폭력 가해, 사건 은폐, 조직적 방임, 피해자 불이익 처분 등과 관련된 단체 등에는 보조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할 방침이다.

성폭력을 112․경찰 온라인 사이트 외 상담소 및 각종 기관 신고센터 등과 정보를 공유해 신고망을 확대하고, 경찰청, 지방경찰청 206명으로 전담 모니터링팀을 운영해 피해사실 공개 사건에 대한 내․수사 가능성도 면밀히 검토한다.

문화예술계 특별 조사·신고 센터 운영 실태파악

특히 성폭력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문화예술계와 관련해 ‘특별조사단’과 ‘특별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해 정확한 실태파악에 나서고, 문화예술인의 피해방지와 구제를 위한 법률 제·개정을 검토한다.

특별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민간전문가 등 10인 내외로 구성되며,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음악, 만화, 이야기산업, 패션산업 등) 및 체육 등 5개 분야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 피해자 구제 및 문제점 파악, △가해자 수사 의뢰, △특별 신고․상담센터와 연계한 2차 피해 방지 등을 수행하게 된다.

문체부·여가부가 협력해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 신고․상담센터’를 100일간 운영한다. 이 곳에서는 피해자 상담부터 신고, 민형사 소송 지원, 심리치료․치유회복 프로그램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접수된 피해 사례는 경찰 또는 특별조사단과 연계해 고소․고발이 진행된다. 문화예술 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도 양성할 방침이다.

또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가 시행된다.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보조금 등 공적 지원에서 배제시키고, 국립문화예술기관․단체의 임직원 채용과 징계규정도 강화된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방임 또는 조력, 사건 은폐, 2차 피해 등이 파악되면 해당 단체에 대한 행정감사는 물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된다.

직장 성폭력 막기 위해 ‘익명 신고’로도 해당 업체 행정지도

직장내 성폭력 피해 방지를 위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이 8일부터 개설·운영된다. 또 익명 신고만으로도 피해자 신분노출 없이 해당 업체에 대한 행정지도 감독을 시행하게 된다.

현행 사업주 성희롱은 과태료 1천만 원, 성희롱 행위자 징계 미조치시 과태료 500만원에서 벌금 또는 징역형으로 형사 처벌이 강화된다. 사건 자체가 은폐되거나 피해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남녀고용평등 업무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치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집중 감독한다.

의료인 간 성폭력 제재 강화

진료 관련 성범죄 외에도 의료인간 성폭력에 대한 제재도 한층 강화된다. 이.를 위해 병의원 등 보건의료분의 경우 간호협회 인권센터와 의사협회의 신고센터를 통해 의사 선후배간, 의사-간호사간 등 성희롱․성폭력 신고접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올해 중 ‘전공의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의 전공의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의무규정을 마련하고, 전공의 대상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피해 등 부적절한 대응이 확인되면 해당 의료기관에게 과태료 부과는 물론 평가지원금 감액 등 강력한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

피해자의 ‘2차 피해’ 막고 보호 강화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를 밀착 보호하고 회복 지원을 강화한다.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손해배상 등에 대한 민·형사상 무료법률 지원을 강화한다.

상담과정에서 피해자 해고, 불이익 처분 등 2차 피해 확인 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접촉은 원칙적으로 여성경찰관이 전담하고 피해자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해 가명조서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관련 법률을 개정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한다.

미성년자인 성폭력피해자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를 성인이 될 때까지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팀장,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 등 915명을 미투피해자 보호관으로 지정․운영해 수사가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상담·의료·심리치료·법률 등 피해자 사후지원에도 나선다.

또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의 소송 등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해사실을 공개할 수 있도록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위법성의 조각사유(형법 310조)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피해자에 대한 온라인상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수사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장 오래된 적폐인 성별 권력구조와 성차별 문제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온 것”이라며 “지금의 아픔이 보다 성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대책을 포함해 그동안 관계 부처가 머리를 맞대 마련한 일련의 대책들을 범정부 협의체를 중심으로 앞으로 종합화·체계화해 이행하고 점검․보완해 나감으로써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경훈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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