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큰일이네요. 설 대목은 고사하고 밥줄 끊기게 생겼어요.”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20대 여성 관광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제주지역 게스트하우스 업계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울산에 사는 여성관광객 A씨(26)는 지난 7일 제주에 들어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며 여행하던 중 8일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사흘 만에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의 부검 결과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경부압박성질식사(목졸림)로 밝혀졌다. A씨의 DNA 검사를 통한 성범죄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 모씨(33)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쫒고 있지만, 그가 제주도를 벗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을뿐, 아직까지 한 모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 발생으로 설 대목을 노렸던 도내 게스트하우스 업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보도를 통해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이 알려지면서 예약 문의가 뚝 끊기고, 미리 예약했던 고객들은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설 연휴 예약했던 여성관광객들의 예약 취소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 인근의 다른 업소도 상황은 별반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6년 전 올레길 살인 사건(2012년 제주 올레 1코스에서 여성을 성폭행 하려다 살해한 사건)의 악몽이 되살아난 것 같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업계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그로 인한 피해 또한 막심할 것으로 짐작 된다”고 걱정했다.
제주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범죄는 이게 다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제주시 한림읍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성 투숙객을 강제 추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2016년에도 여성 관광객이 이와 유사한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해도 뚜렷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수천 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운영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하는 불법 업소들이 많다 보니 관할 지자체는 현황 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여행객들은 경찰이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주기적인 순찰을 실시하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게스트하우스 관련 제도를 시급히 정비하는 한편,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에 대한 범죄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