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거리와 전통문화가 돋보이는 ‘가나자와’ 산책

JR열차 타고 호쿠리쿠 여행!②...자연·역사·문화 두루 섭렵하며 벅차게 호젓하게 소소하게 조성란 기자l승인2017.12.21l수정2017.12.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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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모노 입고 히가시차야거리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

[투어코리아] JR열차 타고 호쿠리쿠 여행을 다녀왔다. 호젓하고 여유로워 행복 선사했던 '후쿠이'에 이어 찾은 곳은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다.

예스러운 일본 정취가 매력적인‘가나자와(金澤)’는 메이지유신 직후까지 일본 5대 도시로 번성,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곳으로, 전쟁이나 지진 등의 피해가 없어 고색창연한 옛 거리와 전통문화가 지금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금박공예, 직물 염색 공예 ‘가가유젠’, 와지마누리 칠기, 야마나카 칠기, 구타니야키 도자기 등의 옛 전통을 살리며 그 위에 새로움을 창조해가는 가나자와는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과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그 덕에 유네스코 ‘크라프트’ 창조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나자와가 문화예술을 꽃피우며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가나자와(당시 가가번)를 14대에 걸쳐 300년간 다스렸던 영주(다이묘) ‘마에다’가의 정책 때문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쌍벽을 이뤘던 ‘마에다 도시이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고다이로(五大老 5명의 다이묘)의 한명이었으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가문을 물리치고 에도 막부시대를 연 후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마에다가는 은거의 뜻을 밝히고 무력 대신 문화예술에 집중하는 정책을 펼쳤고, 이는 오늘날 가나자와의 최고 관광자원이 됐다.

▲ 히가시차야거리에서는 이 곳의 명물 '금박아이스크림'을 먹는 이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기모노입고 아이스크림먹으며 데이트하며 즐거워하는 연인의 모습도 정겹다.

* 옛 정취에 반하고 금박 아이스크림에 사르르 녹다! ‘히가시차야거리’

국가 지정 역사거리인 ‘히가시차야거리’는 예스러운 거리 정취를 맛보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에도시대 기생들의 춤과 악기 연주 등 전통 예능을 즐기며 술과 음식을 먹던 곳으로, 기무스코로 불리는 격자창이 있는 오래된 전통 가옥(찻집)들이 늘어서 있고, 옛 찻집 건물이 기념품 가게, 디저트, 카페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거리를 거닐며 구경하고 맛보는 재미를 한가득 누릴 수 있다. 기모노 입고 옛 거리를 걷고 사진 찍으며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이 거리의 정취를 더해준다.

 

이 곳의 또다른 재미는 전통공예체험을 해보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체험을 꼽자면 금박공예체험이다. 가나자와(金澤) 지명에서부터 ‘금이 나는 연못’일 정도로 ‘금’은 가나자와의 상징이다.

실제로 가나자와는 일본 금박 생산의 99%를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금박의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높은 습도’덕이다. 가나자와는 ‘도시락은 잊어버려도 우산은 잊지 마라’는 말이 전해질만큼 비가 많이 내리는 곳으로, 이렇게 습도가 높아 금박을 만분의 1m 두께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 초보자들도 쉽게 금박공예체험을 한 후 직접 만든 제품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그 중 가장 쉬운 것이 금박 젓가락이다. 얇은 금박에 젓가락을 대고 꾹꾹 누르며 돌돌 말고, 금박이 잘 붙도록 꾹 눌러준 후, 금박이 묻어나지 않도록 미리 붙여놨던 테이프를 떼면 완성이다.

금박제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 중 한 곳은 가나자와 금박문화박물관 ‘하쿠코칸’이다. 식재료, 화장품 등 다양한 금박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하쿠이치’가 운영하는 곳으로, 히가시차야거리에서도 하쿠이치가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에서는 두께 0.0001밀리의 금박을 이용해 젓가락, 거울 등에 씌우는 체험은 물론 갖가지 금박 작품 및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금박을 씌운 달콤한 ‘금박 아이스크림’을 눈과 입으로 맛보고, 금가루 묻은 입술 등 인증샷 찍는 재미에 줄을 서서 먹는 이 지역의 대표 먹거리다.

▲ 가나자와의 명물 '금박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먹고 일부러 입술에 금을 묻히고 인증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기도 한다고.
▲ 공예품, 화작품, 간식, 주류 등 다양한 금박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곳을 찾아가려면 JR 가나자와역에서 호쿠테쓰버스를 타고 약10분 정도 이동해 ‘하시바초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 게이샤의 전통 예능 공연을 알리는 듯한 팜플렛이 거리의 벽에 붙여있어 눈길을 끈다.

 

*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공미의 절정’ 겐로쿠엔

 

가나자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바로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겐로쿠엔’이다. ‘겐로쿠엔’은 ‘마에다가’가 살았던 가나자와성에 속한 외곽 정원으로, 영주의 휴식처로 처음 1676년 조성되기 시작, 무려 180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거쳐 완성된 곳이다.

약 11만m2에 달하는 면적의 겐로쿠엔은 멋진 자연 풍경을 모방하고 축소해 재현한 일본 정원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으로, 광대함, 고요함, 인력, 고색창연함, 수로, 조망 등 6가지 절경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겐로쿠엔(兼六園)’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 겐로쿠엔'의 가을 풍경이 멋스럽다

특히 이 곳은 ‘인공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손길이 타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만큼 100% 인공적으로 조성됐지만, 모든 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수려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연못과 다리, 폭포, 울창한 나무 등이 어우러져 정갈하면서도 고즈넉한 운치가 가득하고,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정원의 매력이다.

‘물’을 중심으로 꾸며진 정원답게 정원 곳곳에서 폭포 쏟아지는 소리, 졸졸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힐링’을 선사한다.

▲ 겐로쿠엔

겐로쿠엔의 상징하는 대표 풍경은 ‘고토지 등롱’이 있는 ‘가스미가이케 연못’으로, 겐로쿠엔의 대표 이미지라고 할 만큼 각종 사진에 등장하는 곳이다. 그런 만큼 여행객들이 이 곳 고토지 등롱 앞에 놓인 다리 ‘고토바시’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1837년에 만들어진 5,800m2 면적의 커다란 연못 안에는 불로장생 신선이 산다는 봉래섬(호라이지마)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섬의 모양도 1만년을 산다는 장수의 상징 ‘거북이’모양이다.

▲ 겐로쿠엔을 상징하는 대표 풍경 ‘가스미가이케 연못’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기모노 입은 연인

또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상인 소나무 ‘가라사키노마츠’가 우아한 자태로 연못에 드리우고, 연못 풍경을 한 눈에 담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우치하시테이’ 다실 등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눈이 많은 호설지역답게 쌓인 ‘눈’으로 인해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밧줄로 나무 가지를 고정시키는 ‘유키즈리’ 작업을 11월 1일부터 하는데, 늦가을과 겨울철 겐로쿠엔을 대표하는 진풍경 중 하나다. 특히 눈이 쌓이는 2월에는 유키즈리 라이트업(야간 조명)도 진행돼 이색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고토지 등롱’이 있는 ‘가스미가이케 연못’은 겐로쿠엔을 상징하는 대표 풍경으로, 여행객들이 기념사진을 하는 포토 포인트

악한 기운 쫒아내기 위해 호랑이, 사자, 용 모양을 닮은 3개의 돌모양, 돌을 기러기 떼가 무리지어 날아가는 모습으로 놓은 다리 ‘간코바시’, 오랜 세월에 걸쳐 흙 위로 뿌리가 드러나도록 분재한 ‘네아가리노마쓰 소나무’, 복을 부리는 7명의 신이 거하는 세계를 표현한 정원 ‘사히후쿠진야마’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규모가 크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전기가 없던 1861년경 호수 수면과의 표고차로 만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첫 번째 분수도 눈길을 끈다.

차를 마시며 폭포(미도리타키) 소리를 들으며 가을 단풍과 석양이 어우러져 표주막 모양의 연못(히사고이케)에 비친 풍경, 석탑(가이세키토)등을 감상할 수 있는 ‘유다오케 다실’ 등도 겐로쿠엔의 운치를 더해준다.

▲ 가나자와성

겐로쿠엔은 ‘이끼정원’으로 유명한데, 파낸 흙으로 만든 언덕엔 수목이 우거져 있고 그 나무 아래 무려 70여 종류의 이끼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또 겐로쿠엔은 6대 절경 중 하나인 ‘조망’을 갖추 정원답게 가나자와의 멋진 시내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곳에 가려면 JR가나자와역에서 호쿠테쓰버스를 약 20분간 타고 겐로쿠엔시타/가나자와성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 에도시대 무사들이 거주했던 ‘나가마치 부케야시키'에서는 오래된 가옥들과 그 옆으로 흐르는 물 등이 어우러져 옛 거리의 운치를 더한다.

* 에도시대로의 시간여행 ‘나가마치 부케야시키 산책’

왕을 누르고 무사가 중앙 권력을 장악한 에도시대(1603~1867), 당시 힘과 권력의 핵심이었던 세력은 역시 ‘무사’였다. 가나자와에서도 에도시대 무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가나자와성과 가까이에 있는 성하마을(성 아래에 있는 마을)인 ‘나가마치’로, 상·중급 무사들이 살아갔던 곳이다. 이 곳은 지금도 당시 무사들의 저택(부케야시키武家屋敷)과 무사들이 칼을 차고 활보했던 거리가 남아 있어 에도시대로의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 노무라 가옥(부케야시키아토 노무라케)의 정원을 감상하며 쉬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파괴된 적이 없어 옛 날 조성했던 그대로 있는 매우 좁은 골목길 따라 흙 담이 늘어서 있고, 격자무늬 창문(부케마도武家窓)이 특징인 오래된 가옥들과 그 옆으로 흐르는 물 등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산책을 즐겨보자.

좁은 길 따라 걷다 보면 적의 침입 속도를 늦추기 위해 깔았다는 얇은 돌판 길과 방향감각과 길을 잃게 하기 위한 구불구불 미로 같은 정자로와 막다른 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겨울이면 ‘눈’ 때문에 흙담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고모카케(짚으로 만든 거적)’를 씌우는데, 흙담과 고모카케 위로 하얀 눈이 내려앉아 있는 풍경은 가나자와의 겨울을 대표하는 진풍경이다.

▲ 미슐랭 관광지 별 2개, 미국의 정원 잡지 ‘저널 오브 가드닝’에서 일본 정원 랭킹 3위(2003년)에 오른 ‘노무라 가옥(부케야시키아토 노무라케)’.

무사의 생활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무사저택 중 유일하게 실내까지 공개된 ‘노무라 가옥(부케야시키아토 노무라케)’으로 가보자. 미슐랭 관광지 별 2개, 미국의 정원 잡지 ‘저널 오브 가드닝’에서 일본 정원 랭킹 3위(2003년)를 받은 곳으로, 그래서인지 서양인 관광객들이 유독 많은 곳이다.

▲ ‘노무라 가옥(부케야시키아토 노무라케)’의 전시품을 관람하는 관광객들

이곳은 녹봉 1,200석(1,200여명의 병사를 둘 수 있을 정도의 급여)을 받을 정도로 상급 무사저택으로, 집 자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집 안 안뜰 곳곳에 정원이 조성돼 있어 상급 무사가 즐기던 풍류와 호화로움을 엿볼 수 있다. 400년 이상 된 나무와 등롱, 정원석, 돌다리가 있는 작은 연못, 산수화가 그려진 종이 천을 바른 미닫이문(맹장지), 노송나무(히노키)로 만든 격자무늬 천장 등은 당시 집주인의 여유로웠던 삶의 유추해보기에 충분하다. 이층에 오르니 툇마루에 앉아 연못 정원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여행객,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가마치 부케야시키에 가려면 호쿠테쓰버스를 타고 고린보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 무사저택임을 알리듯 노무라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갑옷과 투구가 전시돼 있다.

 

* 생생한 활기 넘치는 ‘오미초 이치바’

오미초시장은 약 300여 년간 ‘서민의 부엌’이었던 곳으로, 약 180개의 점포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 해산물 등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활기 넘친다. 특히 싱싱한 해산물들로 유명하고, 해산물 꼬치 등을 맛볼 수 있다. 시장과 붙어있는 건물 ‘오미초 이치바관’에서는 회덮밥(카이센동), 초밥 등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오미초시장

※ 교통 : 후쿠이역->가나자와역 특급열차 선더버드19호 약 35분 소요, 티켓 가격 2,820엔

※ 가나자와의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보고 싶다면 ‘겐로쿠엔 셔틀버스’와 가나자와 성하도시를 도는 ‘호쿠테쓰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1인 자유승차권을 이용하면 하루 종일 자유롭게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500엔.

▲ 좁은 공간에 연못, 나무, 돌다리, 등롱, 정원석 등 없는 것 빼다 오밀조밀 모두 갖춘 노무라 가옥(부케야시키아토 노무라케)의 정원.

 


조성란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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